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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스페인어 낱말 바루기

목공 공구 barrilete 죔쇠, 클램프는 '쐐기'가 아니다

by brasero 2023. 12. 12.

목공(carpintería)을 위한 공구는 많다. 건축목공, 목공예, 가구제작 목공에 따라 다르겠지만, 취미나 집안 수리와 집 장식으로 할 수 있는 공구를  떠오른 대로 나열을 해보자. 작업대, 줄자, 각도자, 수평기, 분도기, 직자, 연귀자 등의 측정도구, 망치, 조각칼, 끌, 꺽쇠, 경첩,  연마기, 대패, 톱(실톱, 줄톱, 등대기톱), 칼, 선반, 못, 나무못(목심), 목봉 ... 수도 없이 많다. 

인터넷 공구상에 가면, 언급한 우리말 도구 이름 대신 외래어 또는 국적 불명어들이 난무한다. 영어나 외래어를 선호하는 한국인의 경향이랄까 근성 - 나쁜 버릇이다, 특히 언론인들, 생각 없는기레기들이나 정치인들이 영어나 외래어를 무분별하게 선호하지 않는가 - 목공 분야에도 예외가 아니다.

  • 외래어 - 실리콘건(silicone gun), 글루건(glu gun), 폴리싱 패드(polishing pad), 드릴비트(drill bit), 우드 글루(wood glu), 캐치 빠지링(?), 클램프(clamp), 트리머(trimmer), 그라인더(grinder)
  • (한국어) + 외래어+ (한국어 / 외래어) - 스폰지  롤 사포, 드라이버 비트 날, 선반 크롬 다보, 엠비본드 오리지날 우드글루 친환경 목공용 접착제, 이중기리('기리'는 '날'의 일본어), 샌더기, 루터기

몇 가지 예를 들어 보았지만 혼란스럽다. 한국어 실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우리말로 표현할 수 있지만 왜 이 지경이 되었을까. 말의 사용자가 조심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니면 한국 정부의 국어정책이 똑바르지 않기 때문이다. 영어를 쓰면 벌금을 물리는 프랑스처럼 아니 프랑스의 반 만이라도 해서, 외국어와 외래어를 좀 몰아낼 수 없을까. 사대주의에 눈에 돌아간 사나운 돼지와 돼지의 졸개들이 활보하는 나라에서 가당치도 않은 꿈이겠지만.

우리말로 하면 된다. 드릴비트를 보자. 드릴(drill)은 구멍을 뚫는 기계, 즉 '자동송곳'이나 '전동송곳'이고 '비트(bit)'는 갈아 끼우는 '날'이다. 드릴비트 대신 자동송곳날 또는 전동송곳날이라고 하면 된다. 자동송곳날이 드릴비트보다 성능이 떨어질 수 없을  텐데 말이다.

스페인어 barrilete(죔쇠) 이야기를 하려다 서언이 길었다. 

barrilete[바릴레떼]는 목공에서 나무를 움직이지 않게 잡아주는 기구 즉 죔쇠이다. 영어로 clamp[클램프] 또는 hold fast라고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의 죔쇠 - '나무오리'는 가늘고 긴 나뭇조각을 뜻한다.

DRAE는 barrilete를 "목수나 다른 장인이 작업대 위에서 작업하는(labran) 물체를 잡는 데 사용하는 7자 모양의 두꺼운 철로 만든 기구"라고 정의했다. 즉 죔쇠나 꺾쇠를 뜻한다. 

DRAE barrilete 1번, 2번은 집게발이 죔쇠 같이 거대바다에 사는 게, '농게'이다.
barrilete
직업대 위 구멍에 끼운 죔쇠로 고정한 나무토막 (사진 https://naftayfuego.com.ar)

죔쇠는 외래어가 활개치는 목공계에서 '클램프'라 한다.

클램프 -> '죔쇠'라는 우리말이 있다.

네이버(엣센스) 스페인어사전은 barrilete를 쐐기라고 오역했다.

'쐐기'는 구멍에 들어간 나무가 빠지지 않도록 넣는 조각이거나 틈을 벌리는 나무나 쇳조각이다.

표준국어대사전 - 쐐기

죔쇠와 쐐기는 둘 다 고정하는 물건이나, 전자는 목수가 작업대에서 물체를 잡는 데 쓰는 공구이고 후자는 나무의 구멍이나 사개에 물건이 헐겁게 빠지지 않게 박는 조각이다. 쐐기는 스페인어로 cuña, calza, tarugo, taco라고 한다.

쐐기

죔쇠 barrilete 사용 영상 - 여러 가지 목공 공구 소개 영상 - 3분 56초에 7자 모양 죔쇠, 13분 03초에 죔쇠로 나무 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