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의 록 바라쿠다와 큰꼬치고기 barracuda

1970년대 후반과 80년대에 인기를 누렸던 미국의 하드록 밴드 하트(Heart)의 노래 '바라쿠다'로 글을 시작한다. 기타 리프가 강렬하다. 바닷물 속 '바라꾸다 barracuda'가 멸치, 전갱이, 청어 따위의 작은 물고기를 잡으려고 수초 사이에 숨어 있다 돌진하는 것 같다. 

하트 하면, 물론 그 유명한 1987년에 빌보드 핫 100 정상을 차지했던 록발라드 <Alone 홀로>가 먼저 떠오르겠지만, 바라쿠다를 들어보자.

1977년에 발표해 '빌보드 핫 100'에 11위까지 오른 바라꾸다(바라쿠다)는 꼬치고깃과의 큰꼬치고기이다. 이 고기는 작은 생선을 먹는 육식성 물고기 즉 맹어이다 ('맹수'와 '맹금'은 금방 이해가 되는데' 맹어'는 어딘지 모르게 낯설다).

큰꼬치고기 (사진 https://www.coralpointdiving.com/blog)

큰꼬치고기는 열대와 아열대 지역의 대서양, 홍해, 태평양. 자중해에 서식하며 약 30종이 있는데, 크기 40cm에서 160cm에 이른다. 일부 종은 식용으로 소비된다.  DRAE는 "열대와 온대 바다에 서식하는 아주 사납고(voraz), 몸은 길고 강력한 이빨이 있으며 길이가 2미터에 이르는 것도 있는 지느러미에 가시줄이 있는 극기류(acantopterigio)의 물고기"라고 정의했다. 

스페인왕립학술원 스페인어사전 DRAE 23.7판 barracuda

스페인에서 잡히는 barracuda는 학명 Sphyranena sphyraena 외 3종이 있다(ICTIO.TERM- 물고기 이름을 언어학적으로 추적하는 스페인 사이트).

스페인의 꼬치고기 - 아프리카 세우타 (사진 ICTIO.TERM)

국립수산과학원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서태평양에 서식하는 꼬치고기는 학명이 Sphyraena pinguis 라고 했다.

국립수산과학원 꼬치고기

네이버(엣센스) 스페인어사전은 barracuda를 baracuda와 동의어라고 했다. 2023년 최신판 DRAE 23.7은, 위에서 보았듯이, barracuda를 baracuda와 동일하다고 하지 않았지만 엣스는 옛날 DRAE 참조하고 이렇게 동의어로 풀이한 것 같다.  

구글책 검색으로 baracuda를 찾아보았다. 검색된 5건의 baracuda는 중 두 개는 19세기 때 쓰던 용법이다. 

라몬 데 라 사그라의 책. 쿠바섬의 역사와 정치아 자연 1843

다비드 호아낀 구스만 저, 살바도르 공화국의 지형 기록, 1883

잘 쓰지 않은 철자이지만 baracuda가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네스(엣스)는 baracuda의 의미를 등재하지 않았다. barracuda의 뜻을 baracuda와 동일하다고 했지만 정작 baracuda는 뜻풀이를 하지 않았다. 

baracuda 검색 결과

barracuda 큰꼬치고기는 하트의 노래에서 레코드회사의 거들먹거리는 간부나 직원을 의미한다. 하트의 보컬과 리듬기타를 치던 앤 윌슨에게 어느 레코드회사의 중역이 찾아와, 후속곡과 앨범 제작에 대한 얘기를 나누던 중 대뜸 이 남자가 앤 윌슨의 여동생, 밴드에서 같이 활동하는 낸시를 언급하며, 둘이 그렇고 그런 사이, 즉 사랑하는 사이, 근친상간을 하는 사이가 아니냐고 암시를 했고, 앤은 격분을 했다고 한다. 그런 일이 없는 앤은 화가 날 법한데, 그래서 레코드회사의 간부를 증오하며 지은 곡이라고 한다. 철딱지 없는 위 것들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아랫사람을 닥달하거나 잡아먹는 무뢰한들이니, 바라쿠다, 큰꼬치고기와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사실 노래의 기타 리프는 스코틀랜드의 하드록 밴드 나자레스(Nazareth)의 <This flight tonight 오늘밤 비행편>(1973, 나자레스의 곡은 조니 미첼 Joni Mitchell의 원곡을 편곡)에서 영감을 얻었다. 

barracuda는 큰꼬치고기이고, 미국 록밴드 하트의 노래이기도 한다. 

나자레스, This flight ton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