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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74

유곽 매춘소와 러브호텔 casa de citas y hotel del amor casa de citas를 문자 그대로 옮기면, '약속을 하는 집'이지만 매춘소, 매음굴, 갈보집(puticlub)을 완곡하게 일컫는 말이다. 창녀나 기생을 우리말로 노류장화(路柳牆花 아무나 쉽게 꺾을 수 있는 길가의 버들과 담 밑의 꽃이라는 뜻)라고 비유하듯, 매춘소를 에둘러 표현한 것인데, '유곽', '연곽', '화류, '청루'라고 번역할 수 있다. 유곽 遊廓 - 많은 창녀를 두고 손님을 맞아 매음(賣淫) 행위를 하게 하는 집. 또는 그 구역. 연곽 戀廓 - 창녀들을 두고 손님을 맞아 매음(賣淫) 행위를 하는 집. 또는 그 집들이 모여 있는 구역. 화류 花柳 - 예전에, ‘유곽’을 달리 이르던 말. 청루 靑樓 - 창녀나 창기(娼妓)를 두고 손님을 맞아 영업하는 집. 화가유향 花街柳巷 - 예전에, ‘유.. 2024. 4. 21.
주먹감자를 날리다 hacer un corte de mangas 봉준호 감독의 영화 (2003)의 도입부를 기억해 보면 벼가 누렇게 익은 광활한 논들, 곤충을 잡는 시골 아이들, 경운기를 타고 가는 송강호(박두만 역)가 떠오를 것이다. 박두만은 도랑 콘크리트 덮개 아래에 유기된 여자 시체를 보기 위해 가는데 곤충을 잡던 조무래기들이 경운기가 나타나니 무작정 따라나선다. 낯선 사람으로부터 무엇인가 얻어걸릴 수 있다는 막연한 동경이 있는 아이들이다. 송강호는 아이들에게 더 가까이 오라고 손짓을 하고 난 뒤 상의 안쪽에 손을 넣어 무엇인가 줄 듯 한 시늉을 하다가, 웬걸, 엄지를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우고 팔을 내밀며 아주 찰진 주먹감자를 날린다.'주먹감자'는 스페인어로 un corte de manga 또는 un corte de mangas이다. 문자 그대로 옮기면, '소.. 2024. 4. 20.
난로를 켜지 않으면 감기 걸릴 건데 calipàndria는 까딸루냐어로 '감기'이다. 아래 인터넷 까딸루냐어사전은 calipàndria를 여성명사(femeni)이고, refredat fort 즉 '심한 감기'라고 정의했다. 같은 사전은 calipandria를 스페인어로 catarro, resfriado(감기)라고 번역했다. calipàndria는 에두아르도 멘도사(Eduardo Mendoza)의 소설 (1975)에 등장한다. 까딸루냐어가 공용어인 바르셀로나 출신의 소설가 에두아르도 멘도사는 스페인어로 소설을 쓰지만 그의 작품에는 가끔 까딸루냐어가 나온다. - Tenemos de decirle al señor Cortabanyes que ya va siendo hora de encender la salamandra. - Doloretas, .. 2024. 4. 18.
카밀로 호세 셀라의 소설, 벌집 번역 ¿Cómo andamos de vermú? 베르무트는 얼마나 있지? 1989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카밀로 호세 셀라(Camilo José Cela, 1916~2002)를 대표하는 소설 ≪벌집 La Colmena≫(1951)은 1942년 겨울 마드리드가 배경이다. 스페인내전이 끝나고 프랑코 독재가 기승을 부리던 때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마드리드 소시민의 마비된 일상을 그리고 있다. 소설의 등장인물은 약 300명에 이르고 도냐 로사(Doña Rosa)가 운영하는 카페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래는 카페 여주인 도냐 로사와 매니저 로페스(Lopez)가 술의 재고에 대해 나누는 대화이다. 베르무트와 아니스가 충분히 있는지 확인을 하는 장면이다. Doña Rosa, como decimos, llamó al encargado. - ¡Lopez! - Voy, señorit.. 2023. 9. 28.
하비에르 마리아스의 소설 베르타 이슬라 오역 - 토마스의 빼어난 외국어 능력과 꼰대주의 하비에르 마리아스(Javier Marías, 1951~2022)의 소설 ≪베르따 이슬라 Berta Isla≫(2017)는 영국 정보원(MI6)에 근무하는 남편 또마스 네빈손(Tomás Nevinson)과*(주1, 더보기) 오랫동안 헤어져 있다가 재회하는 그의 아내 베르따 이슬라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녀는 학창 시절에 또마스를 만나 '바로 이 사람이다',라고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고 아들과 딸을 두었다. 그는 직업 상 집을 늘 비워야 했고 그녀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고 그의 부재가 잦고 길어져 갔다. 마침내 포클랜드 전쟁이 일어나 그가 영국으로 복귀한 후 12년 동안 소식이 깜깜했다. 영국 정부는 그의 사망을 공식 인정하여 그녀는 유족 연금을 받고 있었다. 더보기 *주 1. 이 글의 제목에 Berta는 .. 2023. 9. 24.
후안 마르세의 소설 번역 - cala 작은 해변 후안 마르세(Juan Marsé, 1933~2020)의 ≪떼레사와 함께한 마지막 오후 Últimas tardes con Teresa≫(1966)는 바로셀로나의 부유한 좌익 여대생 떼레사와 하층 무산계급의 도둑이자 들치기인 마놀로의 사랑에 관한 소설이다. 아울러 1950년대 후반 스페인 좌파 대학생들의 계급 차별 철폐, 노동운동, 민주화 시위의 무효용성을 지적하며 이를 지지했던 객관적 사실주의 문학의 허위를 깨뜨린 작품이다. 떼레사가 마놀로와 사귀게 된 계기에는 몇 가지 사건들이 연루되어 있다. 우선, 떼레사는 그녀의 남자 친구, 좌파 대학생의 영웅 루이스와 육체관계를 맺는 데 실패한다. 그녀는 해변 별장에 부모님이 없는 틈에 루이스와 함께 하룻밤을 보내려고 했지만 굳건한 이념과 사상으로 무장된 이성적인 .. 2023. 9.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