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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스페인어 낱말 바루기

쭈그렁이, 늙은것, 틀딱 carcamal

by brasero 2022. 1. 9.

네이버/엣센스 스페인어사전은 carcamal을 아래처럼 늙고 쇠약한 사람이라고 풀이했다. 이는 스페인 왕립학술원 스페인어사전 (DRAE, 2022)의 풀이를 번역한 것이다. 

  • DRAE (2022)의 carcamal 풀이 - 낮잡는 말(despect.), 남성명사. 늙고 쇠약한 decréptica y achacosa 사람. 형용사로도 씀.

carcamal을 DRAE는 늙고 노쇠한 사람이라고 풀이하며 낮잡는 말이라고 했다. 이 풀이를 네이버/엣센스 스페인어사전 (서한사전)은 낮잡는 말이란 정보를 생략하고 그대로 옮겼는데, 이렇게 스페인의 국어사전인 DRAE의 풀이를 외국어사전인 서한사전에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적절할까. 

예를 들어보자. '노인'을 뜻하는 anciano, anciana를 DRAE는 "Dicho de una persona: De mucho edad"라고 풀이했고 이것을 네이버/엣센스 스페인어사전은 "노인" 또는 "노파"라고 번역해서 풀이 말로 적었다. 즉 DRAE 사전의 정의를 그대로 옮겨 '나이가 아주 많은 사람'이라고 풀이하지 않았다.

그러면 carcamal도 DRAE의 '늙고 쇠약한 사람'이란 풀이를 그대로 번역하지 않고 우리말 낱말을 제시해야 한다. 이 개념에 해당하는 우리말 단어가 없어서 의미의 공백이 있을 때는 어쩔 수 없지만 그렇지 않으면 풀이에 해당하는 낱말을 제시하는 것이 사전의 역할이다. 늙은 사람은 '노인'이나 '늙은이'이고, 늙고 쇠약한 사람은 '노쇠자'이고 늙고 쇠약한 사람을 낮잡는 말은 '쭈그렁이'이다. 또한 노인을 낮잡는 말 '노친네'와 '늙은것'이란 낱말이 있다. 상황이나 문맥에 따라서 심지어 다른 느낌이 나는 경멸하는 뜻의 신조어 '틀딱'으로 옮길 수도 있다.

서한사전의 표제어 carcamal 아래 풀이 말은 국어사전같이 설명하는 "늙고 병든 사람"이나 "노쇠하고 병약한 사람"이  아니라 "늙은것, 노친네, 쭈그렁이, 틀딱"이다.

  • carcamal 1. 남성명사. 쭈그렁이, 노친네, 늙은것, 틀딱. 2. 형용사. 노쇠한, 늙고 쇠락한

참고로, carcamal은 어원이 cárcamo이다. cárcamo는 cárcavo와 동의어로 "제분소의 회전하는 톱니바퀴(rodezno)가 있는 hueco (구멍, 굴)"이다. 

네이버/엣센스 스페인어사전은 cárcavo를 "물레방아의 물차가 도는 구멍"라고 풀이했다. 사진에 보다시피 회전하는 톱니가 있는 굴이다. 

cárcavo와 rodezno (visitmuseum.gencat.cat 사진 캡처)
cárcavo와 rodezno (historia y cultura de adamuz.blogspot 그림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