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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스페인어 낱말 바루기

해적선 barco pirata과 사략선 barco corsario을 구분하지 못한 엣센스/네이버 스페인어사전

by brasero 2021. 8. 18.

해적선은 배나 해안을 공격하여 사적 목적으로 재물을 강탈하는 해적의 배로 스페인어로 barco pirata이다. 한편 사략선은 私掠船(개인 사, 노략질 략, 배 선)은 적국의 배를 공격해 재물을 약탈할 수 있도록 정부가 허가한 민간 선박이다. 다른 말로 사나포선 私拿捕船 또는 포획사선 捕獲私船라고 한다. 사략은 16-17세기 유럽에서 왕성했고 1907년 헤이그 평화회의에서 금지를 결의했다. 잉글랜드와 스페인의 통상마찰로 1562년과 1568년에 스페인과 잉글랜드는 사략선을 이용해 서로 침몰과 나포와 강탈을 했다. 이런 사략은 가톨릭과 개신교의 갈등과 더불어 '잉글랜드 스페인 전쟁 Guerra anglo-española (1585~1604)의 원인이었다. 사략선은 스페인어로 barco corsario  또는 buque corsario라고 한다.

사략선

한림원 스페인어사전 DRAE 23판 (2014)는 corsario를 아래와 같이 풀이하고 있다. 명사 corso의 형용사 형으로 1. 정부가 인가해 사략을 하는 배의  2. buque corsario 사략선의 선원이나 선장의 3. 여성/남성 명사 해적 pirata.  

평소에는 해적과 다름없지만 전쟁에 돌입한 정부가 해적선이나 적국의 배와 교전을 하도록 허락한 배가 사략선이고 사략선을 타고 적국의 배를 공격하거나 재물을 강탈하는 행위가 사략(질) 즉 corso이다. 

corso를 한림원 스페인어사전 DRAE 23판 (2014)는 아래와 같이 풀이했다. 어원은 '길' '경쟁'을 뜻하는 라틴어 cursus이고 1. 남성 명사. 전시법을 준수해 상업 교역 적에게 벌이는 해전 2. 남성 명사. [해사] 정부의 허가로 상선이 적의 선박이나 해적과 벌이는 바다에서 전투. 즉 민간 상선이 국가의 위임을 받아 해적이나 적의 배와 싸우는 전투, 다른 말로 사략 행위 또는 사략질이다. 

엣센스/네이버 스페인어사전은 corso를 "해상대"로 오역하고 "해적 행위" "노략질"로 풀이해서 해적의 노략질과 구별되는 정부가 인가한 상선의 '사략 행위'이란 의미를 살려내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엣센스/네이버스페인어사전은 corsario를 '사략선의 선장 또는 선원의'을 "해적선의 선장과 선원의"로 오역했다. 

엣센스/네이버 스페인어사전은 사략선과 해적선의 개념 차이를 구분하지 못했다. 다시 말해, 사략선은 정부로부터 사략  면허를 발급받은 사람이 부리는 배이다. 

아래는 스페인의  까를로스 3세(1716~1788) 왕이 발급한 사략 특허장(1779년)이다.

사진 - 스페인어 위키백과 cosarios 

이런 사전의 오류는 번역에 고스란히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1권 40장에는 터키와 벌인 레판토 해전에서 포로가 된 대위가 감옥에서 풀려나게 된 이야기를 하며 무어인의 '사략질'을 언급했다. 

".... y que la dificultad que se ofrecía mayor era que los moros no consienten que renegado alguno compre ni tenga barca, si no es bajel grande para ir en corso, porque se temen que el que compra barca, principalmente si es español, no la quiere sino para irse a tierra de cristianos, pero que él facilitaría este inconveniente con hacer que un moro tagarino...." (40장)  큰 문제는 무어인들은 사략질을 하는 큰 배가 아니면 배 구입을 못하게 하는 건데, 만약 스페인 사람이 배를 구입하면 다름아닌 기독교인들의 대지로 가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근심이 들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런 불편함은 무어인 타가리노가 ,,,,,

무어인들은 큰 배 (bajel)로 사략질을 하러  간다고 (para ir en corso) 했다. 이어지는 41장에도 corso 또는 cosario가 5번 등장하는데, 노략질과 '사략질'을 분명히 구분해야 할 것이다. 탐욕스러운 개인으로 노략질을 하는 해적과 국가 간 분쟁의 한 축을 담당하며 사략질을 한 해적은 다른 것이다. 

 ♣스페인의 유명 소설가, 아르뚜로 뻬레쓰 레베르떼 Arturo Pérez-Reverte가 2017년 1월 8일 잡지 <XL Semanal>에 발표한 수필 <Patente de corso  사략질 특허> - 자기 집에 든 도둑을 물리력을 동원해 물리칠 정당방위 legítima defensa 권리에 인색한 스페인 - 우리나라도 인색하다- 을 비판한 글이다. 도둑을 pirata 해적에 비유하지 않고, 정부와 사법권이 도둑에게 무단칩입 면허를 주고 방어권을 무력화한 것은 엣날 정부가 상선에게 patente de corso 사략질 특허를 주는 격이라고 비꼬았다. 

에세이 전문은 다음 링크에서 읽을 수 있다. https://www.zendalibros.com/intrusos-casa-otras-impotenci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