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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스페인어 관용구, 속어, 비속어, 신어

perroflauta 나는 피리 부는 사나이, 요놈은 제 똥개, 현행 정치에 저항하는 사람들

by brasero 2020. 6. 29.

perroflauta는 perro(개)와 flauta(피리)의 합성어로 생계 수단으로 피리를 불며 개를 데리고 다니는 단정하지 못한 외모의 젊은이를 뜻한다. 이 낱말은 한림원 스페인어사전(RAE)에 등재되지 않았지만 2000년대부터 입에 오르다가 2005년에 라반구아르디아 (La Vanguardia) 신문에 최초로 사용한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새스페인어역사사전, Nuevo diccionario histórico del español, NDHE). 2011년 3월 15일 스페인 전역에서 일어난 기존 정치권에 대한 저항 운동 , 특히 마드리드 푸에르타 솔 광장의 집회에서 우파 국민당(PP)와 중도 좌파 사회노동당(PSOE)가 양분한 정치를 청산하고 아울러 새로운 경제정책도 도입하라고 외친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 된 후에는 부정적인 함의가 약해지고 긍정적인 뜻이 되면서 동시에 반어적인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2011년 이 사건 이후 2014년에 좌파 신생정당 포데모스(PODEMOS)가 탄생해 정치권에 입성했다. 

개를 동반한 피리 부는 젊은이 '페로플라우타(perroflauta)'는 1974년에 발표한 송창식의 노래, '피리 부는 사나이'를 연상시키고,  더 거슬러 올라가 13세기 실화를 소재로 한 그림 형제의  '피리 부는 사나이'라는 동화를 떠올리게 한다. 송창식의 노래는 즐겁게 피리를 불며 필리리 웃고 다니는 세속을 벗어난 사나이라면 쥐를 퇴치한 대가를 받지 못해 많은 아이들을 데리고 사라진 독일의 피리 부는 사나이는 그 복수가 무섭다. 사실 송창식의 노래는 독일 하멜른 마을을 도운 순박한 피리 부는 사나이를 그린 것 같다. 착한 사나이를 왜 화나게 했을까 싶다. 그러니 포데모스의 지도자 파블로 이글레시아스가 정의의 피가 끓는 순진한 젊은이들을 피리로 꼬드겨 이를 등에 업고 정계에 입문한 것처럼 보인다. 지금은 부총리가 되었지만, 글쎄, 가지지 않은 자들의 권익을 넓히고 변화를 잘 추진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아무튼 NDHE는 perroflauta를 아래 네 가지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1. 남성, 여성 명사. 생계 수단으로 피리를 불며 개를 데리고 다니는 지저분한 외모의 젊은이. 2005년 라반구아르디아의 칼럼 'Zoología fantástica'에 사용

2. 남성, 여성 명사. 현행 정치와 경제 제도를 개혁하고자 하는 히피 같은 반문화 운동을 하는 사람

3. 형용사. perroflauta의

4. 형용사. 개가 혈통이 없는

바르셀로나 산하우메 광장의 집회, 사진 오세르 빌라욘가(Roser Vilallonga) 라반구아르디아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