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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스페인어 관용구, 속어, 비속어, 신어

언 발에 오줌누기 paños calientes 뜨거운 거즈

by brasero 2020. 6. 21.

언 발을 녹이려고 뜨뜻미지근한 오줌을 누어 보아도 제대로 치료될 턱이 없다. 잘못하면 동상이 악화되어 발을 잘라 내야 할지도 모른다. 속담 '언 발에 오줌누기'란 임시변통은 될지 모르나 그 효력이 오래가지 못할 뿐만 아니라 결국 사태가 더 나빠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런 땜질 처방을 뜻하는 속담으로 '헌 배에 물 푸기'도 있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고 겉으로 드러난 문제만 형식적으로 처리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이 두 속담과 같은 의미로 땜질식 처방이란 표현과 미봉책, 미봉지책, 임시방패, 임시방편이라는 단어가 있다.

한국어 학습자를 위한 국립국어원의 ≪한국어 스페인어 학습사전≫은 '언 발에 오줌누기'를 문자 그대로 hacer pis en pie helado라고 옮겨 한국어의 발상을 알려주고, 잠시 동안의 효과가 있고 상태가 더 나빠지는 일이라고 풀어서 설명했다. '헌 배에 물 푸기'는 등재하지 않았다.

'언 발에 오줌누기'를 이렇게 설명하는 것은 좋으나 이에 해당하는 스페인어 관용구는 remedios paliativos e ineficaces (임시변통의 비효율적인 대책)을 뜻하는 paños calientes이다. 이를 제시하면 스페인 사람들이 좀 더 쉽게 우리 속담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Paños calients는 글자 그대로 뜻은 '뜨거운 거즈들 또는 헝겊들'이다. paño는 양모천, 어떤 재료가 되든 만들어진 천이다 (paño de cocina 행주, paño de manos는 손 닦는 수건, paño higiénico 위생 수건, 거즈). 상처에 뜨거운 천조각으로 덮어 놓으면 임시 효과는 있지만 근본 치료가 아니다. 배가 아픈데 빨간 약을 배 위에 발라 주는 것처럼 말이다. '헌 배에 물 푸기'도 paños calients라 할 수 있다.

아래는 한림원 스페인어사전 DRAE의 paños calientes 풀이이다.

compresa caliente

paños calientes를 엣센스 서한사전 (네이버 스페인어사전)은 아래처럼 풀이했다.

헛수고, 효과 없는 처방 [수단], 일시적인 방책, 부추김이라고 뜻을 풀이하고 미봉책, 땜질식 처방, 임시방편, 언 발에 오줌누기, 헌 배 물 푸기와 같은 표현을 제시하지 않았다.

한편 미봉책(彌縫策)을 한국어스펜인어사전과 엣센스 한서사전(네이버스페인어 사전)은 아래와 같이 풀이했다.

국립국어원의 한국어 스페인어 학습사전의 미봉책은 아래와 같이 추가 설명했다. 

두 사전은 remedios paliativos e ineficaces (임시변통의 비효율적인 대책)이나, paños calientes를 풀이에 제시하지 않았다. 또한 paños calientes와 동일한 의미의 속담 Pan para hoy, y hambre para mañana (문자 그대로 옮기면, 오늘을 위해 빵 그리고 내일은 배가 고프다인데, 배 고픈 오늘을 빵이 달래 주겠지만 결국 내일은 굶게 된다는 의미로 근시안적으로 오늘의 문제만 해결하는데 급급하지 말고 먼 미래를 보는 지혜를 가지라는 것을 비유하는 속담)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마무리하면, 일시적 대책을 뜻하는 한국어 속담, 관용구, 낱말- 언 발에 우줌누기, 헌 배에 물 푸기, 땜질식 처방, 미봉책, 미봉지책, 임시방편, 임시변통, 임시방패- 은 스페인어의 관용구 paños calientes와 속담 Pan para hoy, y hambre para mañana에 상응한다는 것을 제시해야 한다. 

참고로 미봉책을 영어로 stop-gap policy, makeshift, half measure, temporary [timeserving] remedy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