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후안 마르세10

salamandra 도롱뇽, salamanquesa 게코도마뱀, 도마뱀붙이 스페인에 있는 salamadra와 salamanquesa는 이름이 살라만드라, 살라망케사로 유사해서 조금 혼동이 되는 동물입니다. 하지만 전자 도롱뇽은 양서류이고, 후자 도마뱀붙이 또는 게코도마뱀은 파충류입니다. 우선 두 영상을 보면서 차이를 확인하시겠습니다. 스페인 사람들도 이름만 듣고 두 동물을 구분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도롱뇽, 살라만드라 도마뱀붙이, 살라망케사 어떻습니까? 좀 징그럽다는 분이 있겠지만 도롱뇽은 대부분 양서류처럼 물을 떠나서 살 수 없지만 게코도마뱀은 스페인 각지 바위틈이나 집의 벽면에 출몰하는 동물입니다. 영상에서 도마뱀붙이를 설명할 때 스페인에서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고 했습니다. 사실입니다. 중북부 카스티야이레온에서는 aldabón, 북서부 갈리시아주에서는 osaga, 중.. 2020. 8. 1.
후안 마르세의 몰역사 모더니즘 - 일본은 이차대전의 희생자 예술이 할 수 없는 것은 없다. 상상의 한계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야 어떻든 일탈, 방종, 부도덕, 악행, 지옥에 떨어져도 시원하지 못할 것도 허용되는 게 픽션이다. 특히 모더니즘은 이런 자유를 탐닉한다. 갇히지 말라. 가두지 말라. 제임스 조이스는 아일랜드라는 국적과 언어, 가톨릭 종교라는 그물을 뚫고 비상하기 위해 을 지었고, 보들레르는 악의 꽃은 미의 향연을 펼치고 진리를 구하고자 '세상 밖으로' 갔고, 카프카는 세상의 부조리한 심연을 고발하며 인습에 얽매이지 말 것을 주문했다. 세계를 너머 저편으로 가는 시도는 예술의 진리이다. 아름다우면 그게 바로 진리인 게 모더니즘의 근간이다. 물론 모든 예술의 진리이기도 하지만. 2000년에 발표한 후안 마르세(Juan Marsé, 1933~2020)의 소설.. 2019. 10. 19.
형용사를 나름대로 번역해도 되는가, rostro melancólico y adusto 와 piel cetrina - 테레사와 함께한 마지막 오후 후안 마르세(Juan Marsé 1933~2020)의 장편 소설 (1966)의 전반부에는 다음과 같은 묘사가 있다. 소설이 시작되는 첫장으로 주인공 마놀로가 훔친 오토바이를 타고 부잣집 가든 파티에 갔고 마놀로의 외모를 그렸다. En el metal rutilante de la carrocería, sobre un espejismo de luces deslizantes, se reflejó su rostro melancólico y adusto, de mirada grave, de piel cetrina …. 창작과 비평사의 번역판은 아래와 같이 옮겼다. 그는 우수에 젖은 듯한 암울한 자기 얼굴을 신기루 같은 불빛들이 미끄러지며 광채를 발하는 차체에 비춰보았다. 눈빛은 진지했고 피부는 창백했다...(테레.. 2019. 6. 19.
비속어, 금기어를 번역하기가 난처하다고요? 금기어, 비속어, 속어는 있는 그대로 번역을 해야 한다. 천한 말이지만 작품에서 마땅히 천해야 할 당위성이 있기 때문에 천한 그대로 옮겨야 한다. 점잖은 말로 번역하면 화끈거리는 불편함을 덜 수 있지만 원작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게 된다. 도덕 게이지를 끌어올릴 필요가 없고 내릴 이유도 없다. 하지만 어떤 역자는 자기 검열이나 알 수 없는 이유로 의미를 중화하곤 한다. 금기어와 비속어가 있다고 글의 핍진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실재를 제대로 그려내기 위해서는 필요할 때가 있는 법이다. 우리가 고상할 때가 있고 저급하고 금기어 수준이 될 때가 있으니 세상을 있는 그대로 담기 위해서는 비속어나 금기어를 버려야 할 것은 아니다. 당연히 문학 작품에는 금기어와 비속어가 나오기 마련인데, 스페인 소설에 금기어.. 2019. 6.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