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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스페인어 낱말 바루기

놀라다 - 한국어와 스페인어 차이

by brasero 2022. 8. 24.

우리말 동사 '놀라다'는 불안, 두려움, 감동, 신기, 이상, 어처구니가 없을 때 생기는 감정으로 신체 여러 부위의 반응과  정신의 변화를 동반한다. 

1. 눈 

  • 놀란 토끼 눈을 하다: 뜻밖이거나 놀라 눈을 크게 뜨다.
  • 토끼가 제 방귀에 놀란다: 남몰래 저지른 일이 염려되어 스스로 겁을 먹고 대수롭지 아니한 것에도 놀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고패눈:놀라거나 화가 나서 동그랗고 크게  .
  • 고리눈:놀라거나 화가 나서 휘둥그레진 눈
  • 괄목(刮目)하다: 눈을 비비고 볼 정도로 매우 놀라다.
  • 깜짝하다: 1. 눈이 살짝 감겼다 뜨이다. 2. 갑자기 놀라다.
  • 끔쩍하다: 1. 큰 눈이 감겼다 뜨이다. 2. 급자기 놀라다.
  • 휘둥그렇다: [형용사] 놀라거나 두려워서 크게 뜬 눈이 둥그렇다. *비슷한 말- 휘둥그스름하다, 회동하다

2. 간 

  • 간이 덜렁 [덜컹, 철렁]하다: 몹시 놀라 충격을 받다.
  • 간(이) 떨어지다:(사람이) 순간적으로 몹시 놀라다. (=간담이 내려앉다, 간담이 서늘하다, 간이 서늘하다.)
  • 간이 벌름거리다: 몹시 두렵거나 놀라워 가슴이 두근거리다.
  • 간이 서늘하다: 위험하고 두려워 매우 놀라다.

3. 가슴

  • 가슴이 내려앉다: 커다란 충격으로 놀라거나 맥이 탁 풀리다.
  • 가슴이 뜨끔하다: 자극을 받아 마음이 깜짝 놀라거나 양심의 가책을 받다.
  • 놀란 가슴: 전에 놀란 적이 있어 별것 아닌 일에도 일어나는 두근거림. = 놀란 혼

4. 얼굴

  • 아연실색(啞然失色)하다 : 뜻밖의 일에 얼굴빛이 변할 정도로 놀라다. *'아연질색'이 아니다.

5. 입, 혀

  • 입을 다물지 못하다: 몹시 감탄하거나 어이없어하다.
  • 어안이 벙벙하다: 뜻밖에 놀랍거나 기막힌 일을 당하여 어리둥절하다. ('어안'은 '어이없어 말을 못 하고 있는 혀 안)

6. 등골

  • 등골이 오싹하다: 등골 소름이 끼칠 정도로 매우 놀라거나 두렵다.

7. 혼, 넋, 정신, 숨

  • 멍하다 [형용사]: 몹시 놀라거나 갑작스러운 일을 당하여 정신을 차리지 못하게 얼떨떨하다.
  • 혼(이) 뜨다: 정신을 잃을 정도로 몹시 놀라다.
  • 혼나다: 매우 놀라거나 힘들거나 시련을 당하거나 하여서 정신이 빠질 지경에 이르다.
  • 혼비백산(魂飛魄散)하다: 몹시 놀라 넋을 잃다. 혼백이 어지러이 흩어진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 기함(氣陷)하다: 갑작스레 몹시 놀라거나 아프거나 하여 소리를 지르면서 넋을 잃다.
  • 해백(駭魄)하다: 혼이 빠지도록 몹시 놀라다.
  • 기절(氣絕)하다: 1. 두려움, 놀람, 충격 따위로 한동안 정신을 잃다. 2. 병든 사람이 숨이 끊어져 죽다. 3. 갑자기 몹시 놀라다.
  • 기절초풍(氣絕초風)하다: 기절하거나 까무러칠 정도로 몹시 놀라 질겁을 하다.
  • 기겁(氣怯)하다. 숨이 막힐 듯이 갑작스럽게 겁을 내며 놀라다.
  • 놀라 까무러지다 - 까무러지다 (순간 의식을 잃고 쓰러지다).

8. 손

  • 손(이) 저리다: 뜻밖의 상황에 놀라거나 다급해지다.

위의 낱말이나 관용어는 국어사전에 등재되어 있으며 놀라면 눈, 얼굴, 입, 혀, 턱, 간, 가슴, 등골, 손, 혼(정신, 넋)에 변화가 생기고 숨까지 멎는다. 사전에 수록되지 않았지만 놀람이란 감정은 '심장이 멎다', '입이 떨 벌어지다', '턱이 떨어지다.' '심장이 나대다' 따위의 수많은 비유로 일상화되어 있다. 이렇게  놀라움은 여러 신체  부위가 감응하는 느낌이지만  반응하는 신체 부위나 기관은 정해져 있다. 가령, 놀라서 비위가 상하거나, 머리가 아프거나, 속이 울렁거리거나, 얼굴이 붉어지거나, 배꼽이 빠질 수도 있지만 어딘가 모르게 어색하다. 이런 어색함은 물론 일상 비유를 벗어난 새로운 관점이나 아이러니 효과를 준다

  • 너무 놀라 머리가 다 빠졌다. - '머리가 빠지다'는 '일이 복잡하거나 어려워 신경이 쓰이다'라는 뜻이다.
  • 놀라  창자가 빠졌다. - '창자가 빠지다'는 ' 하는 짓이 줏대가 없고 온당하지 못하다'라는 속된 뜻이다.

놀람은 까무러지거나, 자지러지거나, 소스라치거나, 뛰거나 몸을 움츠리는 것의 원인이거나 이런 행동을 동반한다.

  • 소스라뜨리다: 깜짝 놀라 몸을 갑자기 솟구치듯 움직이다.
  • 소스라치다: 깜짝 놀라 몸을 갑자기 떠는 듯이 움직이다.
  • 소스라트리다: 깜짝 놀라 몸을 갑자기 솟구치듯 움직이다.
  • 경악(驚愕)하다: 소스라치게 깜짝 놀라다.
  • 와뜰와뜰하다: [북한어] 갑자기 소스라치게 계속 놀라다.
  • 자지러지다: 몹시 놀라 몸이 주춤하면서 움츠러들다.
  • 잘겁(怯)하다: 뜻밖의 일에 자지러질 정도로 깜짝 놀라다.
  • 질겁(窒怯)하다: 뜻밖의 일에 자지러질 정도로 깜짝 놀라다.
  • 초풍(風)하다: 까무러칠 정도로 깜짝 놀라다.
  • 털썩하다: 갑자기 심리적인 충격을 받아 놀라다. 
  • 화들짝하다: 별안간 호들갑스럽게 펄쩍 뛸 듯이 놀라다.
  • 흠칫하다: 몸을 움츠리며 갑작스럽게 놀라다.

심한 놀라움은 '대경하다','전대미문' 또는 영어를 차용해서 '쇼킹하다'라고 한다. 또한 '자다가 놀라다'라는 뜻의 '헤뜨다'라는 낱말도 있다.

  • 대경(大驚)하다: 크게 놀라다. *시껍하다: [경상도 방언] 몹시 놀라다.
  • 전대미문(前代未聞): 이제까지 들어 본 적이 없다는 뜻으로, 아주 놀랍고 획기적인 일을 이르는 말. 
  • 쇼킹(shocking)하다: 어떠한 일 따위가 충격을 받을 만큼 매우 놀랍다.
  • 헤뜨다: 자다가 놀라다.

또한 놀람의 이유가 신기하고 이상하다는 동사와 놀라며 감탄하는 뜻의 동사도 있다.

  • 경이(驚異)롭다: 놀랍고 신기한 데가 있다.
  • 신기(神奇)하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색다르고 놀랍다.
  • 해연(駭然)하다: 몹시 이상스러워 놀랍다.
  • 경탄(歎)하다: 몹시 놀라며 감탄하다.

'놀라다' 구글 이미지

스페인어에서 놀람은 어떻게 표현될까. 우선 놀람은 우리말처럼 눈과 관련이 있다. 빛과 어둠으로 인한 시각 변화는 놀라는 감정과 관련이 있다. 스페인어 동사 deslumbrar, alucinar, ofuscar, asombrar는 지나치거나 부족한 빛이 놀람의 이유이다. 빛의 과소가 놀라는 원인이 되거나 놀라면서 동시에 이런 행위를 동반하는 데에 기원이 있는 동사이다. 하지만 우리말의 '꿈쩍하다'와 관용구 '고패눈', '토끼눈'는 놀람과 동시에 발생하거거나 놀라고 난 뒤 눈을 껌벅거리거나, 비비거나, 눈이 커지는 따위의 반응에 기원한 것에서 차이가 있다. 물론 스페인어에도 우리말처럼 휘등그레진 눈이란 관용구가 있다.

눈을 '깜박거리다' 또는 '깜짝하다'라는 뜻의 스페인어 동사 parpadear 또는 pestañear는 놀람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 눈을 껌벅거리는 것 자체를 뜻한다. 

  • deslumbrar 얼떨떨하거나 경탄 또는 놀라게 하다 (dejar a alguien confuso o admirado) -> 혼나다, 멍하다, 찬탄하다 - des (접두사, 초과)+ lumbre (불, 빛) +ar (동사형 접미사) 과도한 불빛이 비추다, lumbrar는 라틴어 lūmen (빛, 광선)이 어원,  lūmen은  아나톨리아 지역 (소아시아)의 히타이트어 lu-uk-ka-ri (빛나는)에서 유래
  • alucinar 놀라다, 자지러지다, 질겁하다, 해백하다, 소스라치다, 초풍하다 - 라틴어 alucinari에서 유래,  alucinari는 그리스어 alyein (헤매다) + 라틴어 lux (빛) - 빛이 어지럽게 비치다
  • ofuscar 눈부시게 하거나 시력을 교란하다 (deslumbrarturbar la vista) -> 깜짝하다 -라틴어 offuscar(어두워지다)에서 유래
  • asombrar 1. 기이함이나 경탄이나 놀라움을 야기하다.-> 놀라다, 자지러지다 2. 놀람이나 무서움(susto)을 야기하다 - a (향해서) +sombra (그늘, 어둠)- sombra는 라틴어 subumbra (sub 아래 + umbra 그늘)에서 유래.
  • ojos como platos 놀라서 접시처럼 휘둥그레진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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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우리말처럼 자지러지거나 소스라치거나 까무러지는 대신 때리거나, 자르거나, 늘이는 행위를 동반한다. 뛰거나 위로 솟구치거나 움츠리거나 뒤로 넘어지는 것은 두 언어가 다르지 않다. 우리말이나 스페인어는 영어 shock을 차용하고 있다. 

  • estupor 놀라움, 경악 - 라틴어 stupor (놀라움)에 어원, stupor는 인도유럽어 (s)teu (밀다, 때리다)에서 유래. estupor는 충격, 약물 등으로 인한 인사불성 (영어 stupor)이기도 하다.  
  • estufacto, estufacta 어안이 벙벙하다, 우두망찰하다 -  어원 라틴어 stupefactus.
  • espantar 놀람을 야기하다, 경탄하다, 놀라다.- 라틴어 expanventare (ex 외부로 +pavere 두렵다 + tare 빈도 어미 접미사), pavere는 인도유럽어  peu (자르다, 때리다)가 어근, 스페인어 명사  pavor (두려움, 놀람)의 어원이기도 하다.
  • pasmar 크게 놀라다, 몹시 경탄하다,  아연실색하다, 기절초풍하다, 기절하다, 초풍하다, 소스라치다 - 라틴어 spasmus (경련), spasma (경련, 발작)에서 유래, 이 라틴어는 인도유럽어 spe (늘이다, 잡아늘이다, 찢다)가 어원.
  • sobrecoger 놀라게 하다, 무섭게 하다 - sobre (위쪽, 접두사) + coger (모으다, 움츠리다), coger는 라틴어 cóllĭgo (모으다, 묶다)에서 유래, cóllĭgo는 인도유럽어 kom (함께, 가까이) 어원.
  • asustar 놀라거나 무섭게 하다, 기철초풍하다 - 라틴어 suscitō (들어 올리다)에서 유래. suscitō는 인도유럽어 kei (움직이다, 이동하다) 어원.
  • sobresaltar 갑자기 놀라거나 무섭게 하거나 불안하게 하거나 벙벙하게 하다, 화들짝 놀라게 하다, 놀라게 하다, 얼떨떨하게 하다, 깜짝 놀라게 하다, 소스라치게 하다, 경악하게 하다 - sobre (위쪽, 접두사) + saltar (뛰다), saltar는 라틴어 saltus (도약)에서 유래. 
  • aterrar 놀라다, 기겁하다. a (동사 접두어) + terra (라틴어 terreo 떨다) + ar (동사 접미사) *RAE는 tierra (땅)을 어원으로 지정. 
  • abrumar 놀라다. -그리스어 'broma (짜증나게 하는 것)이 어원이다. 
  • despatarrar 질겁하다. des 벗기다, 풀다 + pata 다리+ ar 동사형 접미사 - 다리를 사방으로 뻗다. 
  • chocar 신기하다, 기이하다, 경이롭다, 이상하게 놀라다, 화나게 하다. - 때리거나 부딪치는 소리가 어원
  • espeluznar 머리털이 곤두서다, 놀라다, 무섭다 - es(ex 바깥으로) + pelo + lazrar + ar = 머리칼이 서다
  • turbar 놀라거나 충격으로 아무 말도 못하고 멍하게 있다, 우두망찰하다, 경황망조하다. 인도유럽어 어근 twer(girar, rodar 돌다)
  • shock 놀람, 충격. - 영어 shock의 차용어. shock은 프랑스어 choquer (쇼께, '부딪치다',' 때리다')에서 유래.
  • caer/caerse de espladas 등으로 쓰러지다 , 뒤로 넘어지다 - 심하게 놀라다, 화들짝 놀라다, 놀라 뒤로 벌렁 넘어지다.
  • llevarse las manos a la cabeza 머리를 양손으로 잡다 - 놀라다 또는 화나다.
  • no caberle a alguien el corazón en el pecho 가슴에 심장을 담을 수 없다 -> 부담이나 화가 나서 매우 놀라거나 불안하다. -> 심장이 떨어지다. 간 떨어지다
  • quedarse con la boca abierta 입을 벌친 채 있다. -> 놀라다.
  • quedarse cortado/cortada 얼떨떨하다, 우두망찰하다. 동사 cortarse는 Tubarse, quedarse sin palabras por causa de la turbación (마음이 흔들려서 말이 없이 멍하게 있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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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놀라면 혼, 정신, 넋이 빠지거나 산만해지는 우리말처럼 스페인어는 정신이 빠지거나 홀리거나 혼란스워지고, 우리말과 다르게 돌처럼 굳어버려 움직이지 못하거나, 피가 얼어붙거나 말라버린다. '피가 마르다', '피를 말리다'는 우리말에서 괴롭거나 애를 태우는 뜻의 관용구이지만 스페인어에서는 놀람과 무서움과 두려움을 의미한다. 또한 놀란 원인이 이상하고 기묘한 것에 어원이 있는 동사가 있다. 

  • aturdir 멍하다, 소스라치다, 자지러지다, 털썩하다, 혼비백산하다 - 어리석은 새 tordo (개똥지빠귀)에서 유래. tordo는 라틴어 turdus (티티새)에서 유래.
  • desconcertar 놀라게 하다, 불안하게 하다 - des (벗어나다) + concertar (결론을 내리다, 논쟁을 종결하다)
  • fascinar 속이다, 놀라다, 멍하다, 혼나다 (Engañar, alucinar, ofuscar) - 라틴어 fascinare (홀리다, 매혹되다)에서 유래.
  • extrañar 경탄스럽다, 기이하다, 묘하다 - 라틴어 extránĕus (외부)에서  유래, 외부의 것은 이상해서 정신을 빼앗는다.
  • inaudito, inaudita 들어본 적이 없는, 전대미문의, 이상해서 놀라운- 라틴어 insolĭtus에서 유래.
  • flipar (구어) 놀라다, 감탄하다, 좋아 죽다,미치다- '마약을 한 후 정신이 몽롱하다, 자제력을 잃다'라는 뜻의 영어 flip out에서 유래한 외래어. 
  • estar/quedarse de piedra 돌이 되어버리다- > 놀라다 *ser de piedra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냉정한 사람, 목석, 냉혈한을 뜻한다.
  • de una pieza 튀어나온 조각이 되다 -> 모르거나 기대하지 않은 것을 듣거나 보아 놀라다, 경탄하다
  • quedar parado 멈추고 가만히 있다 -> 놀라다
  • helar la sangre 피가 얼다 -> 기겁하다, 무섭다, 놀라다
  • quedarse sin sangre 피가 없이 있다, 피가 마르다 -> 몹시 놀라다, 두려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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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우리말과 다르게 놀람은 위에서 덮치거나 위에서 나는 소리, 맹금류의 새 azor (매, 새매, 저광수리, 수리)가 어원이다

  • sorprender 뜻밖이거나 신기하거나 이해할 수 없어 동요되어 흔들리거나 감탄하다, 놀라다 - 프랑스어 surprendre에서 유래, surprendre는 sur (라틴어 super 위에서) + prendre  (라틴어 prender '잡다') - 위에서 덮쳐 잡다. 영어 surprise와 어원 동일.
  • atónito 놀라다, 경악하다, 소스라치다, 자지러지다 - 라틴어 동사 attóno (벼락 치는 소리로 얼빠지게 하다)에서 유래, attóno는 ad+ tonare (천둥 치다). tonare는 인도유럽어 어근 (s)tene (천둥 치다)에서 유래 
  • de un aire. (바람에 실려와서, 공기 중에) - 놀라다, 망연자실하다.
  • azarar 놀라다, 얼굴을 붉히다 (conturbar, sobresaltar, avergonzar)
  • azorar 매가 다른 새를 사냥하다, 놀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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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 매 (azor) 뿐만 아니라 '칠면조 (pavo)'도 놀람과 관계가 있다. 'echar guindas al pavo'- 문자 그대로 옮기면, 칠면조에서 앵두를 던지다 -는 놀라움을 비유하는 관용구이다. 마드리드의 축제 날 가장행렬에 사용된 괴물 la Tarasca (라 따라스까) 입에 앵두를 던져넣으니 놀랍게도 받아 먹더라는 데서 생긴 익은말이다. 오늘날에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원래 Échale guindas a la Tarasca, y verás cómo las masca (라 따라스까에게 앵두를 던져줘봐, 앵두를 씹어먹는 것 보라, 놀라워)란 말에 기원이 있다. 

RAE '칠면조에게 앵두를 던지다' - 놀라다, 감탄하다, 네이버스페인어사전 (엣센스스페인어사전) 미등재

*RTVE 스페인 국영텔레비전 방송의 퀴즈 프로그램 Saber y Ganar에 'Échale guindas al pavo' 표현 문제 - 칠면조에게 (쌀, 앵두) 무엇을 던지죠? guindas 앵두요, 맞습니다. 이 관용구는 스페인의 대중가요  '꼬쁠라 copla'의 제목이기도 하다.임뻬리오 아르헨띠나와 롤라 플로레스 등이 불렀다.

다섯째, 놀람은 웃음을 유발하지 않는 감정이라는 것에 어원이 있다. admirar, marvillar, maravilloso는 '놀라다'라는 뜻의 라틴어 mīror가 어원인데, mīror는 산스크리트어 asmera(웃음 아닌 감정)에서 유래했다. 웃음이 나오지 않은 감정이란 asemera에 유래한 오늘날의 admirar, marvillar, maravilloso가 '감탄하다', '찬탄하다'는 뜻일 때는 미소나 웃음을 동반한다.

  • admirar 이상하거나 뜻밖의 것을 보거나 생각해서 놀라다, 놀라다, 경탄하다, 경이롭다 -라틴어 admíror (경탄하다)에서 유래. ad (향해서)+ mīror (놀라다) -> 산스크리트어 a (부정의 접두사) + smera (웃음) 웃음 대신 다른 감정이 생기는 것- 놀라움]
  • marvillar 놀라움, 경탄을 야기하다. - 어원은 라틴어 mirabilia (경이로운 것들) 
  • maravilloso [형용사] 놀라운, 멋진, 훌륭한.

라틴어 mīror (놀라다, 이상하다, 감상하다) 영어  admire (존경하다, 칭찬하다, 찬탄하다), mirror (거울), marvelous (놀라운, 멋진), miracle (기적)와 프랑스어 admire (찬탄하다, 놀라워하다), miroir (거울), merveilleux / merveilleuse (멋진, 놀라운), miracle (기적)의 어원이기도 하다. 영어와 프랑스어의 거울은 대상을 비추는 이상하고 놀라운 물건이고, 기적은 말 그대로 놀라운 일이다. 스페인어의 '거울' espejo는 라틴어 speculum (거울- specio 보다 + culum 도구)에서 유래했다. 영어의 mirth (웃음)은 산스크리트어의 smera (웃음)에서 유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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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동사 persignarse (= santiguarse 성호를 긋다)는 놀라움이나 감탄을 비유한다. 가톨릭 국가인 스페인에서 감격하거나 충격을 먹거나 어처구니 없을 때는 가슴에 십자가를 긋거나 입으로 기도문을 외우는 것은 자연스럽다.

성호를 그어 놀라움을 표현하는 것은 <돈키호테>에 있다. <돈키호테> 2권 2장에 돈키호테의 평판에 대해 말을 해주어야 하는 산초가 '돈키호테'란 책이 나와 있고 그 책에는 돈키호테며 자기 자신과 둘시네아 등에 대한 얘기가 있다고 놀라는 장면이 있다. 그 때 산초는 'que me hice cruces de espantado cómo las pudo saber el historiador que las escribió' (작가가 이런 이야기를 어떻게 알았는지 나는 놀라 성호를 그었다)라고 했다. 

지금까지 놀람을 실현하는 한국어와 스페인어의 동사, 형용사, 관용구를 비교해보았다. 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놀라다', 낱말과 관용구는 한국어와 스페인어가 유사하지만 차이도 있다. 때리거나 늘이거나 하는 물리적 반응은 비슷하지만 스페인어는 우리말처럼 특정 신체 부위에 빗댄 낱말이나 관용구가 흔하지 않다. 우리말에는 눈, 간, 가슴, 등골, 입, 혀, 얼굴의 반응을 동반한 뜻의 낱말이 스페인어에 비해 풍부하다. 스페인어에서 놀라움에 관계된 신체 반응으로, 우리말처럼 눈이 커지는 ojos como platos (쟁반 같은 눈들 - ojos platicos)이 있고 우리와 다르게 quedarse de piedra (몸이 돌처럼 마비되다), quedarse parado (가만히 있다), helar la sangre (피가 얼다), quedarse sin sangre (피가 없다)라는 관용구가 있다.

우리말의 놀람은 신체 부위로 구체화 되고 이런 신체의 움직임에 상응하는 스페인어 동사가 있다. '소스라치다', '질겁하다', '흠칫하다' '자지러지'다, '털석하다' 따위는 때리거나 늘리거나 부딪치거나 움추리거나 뛰는 행동에 기원이 있는 asustar, aterrar, caer de espaldas, chocar, despatarrar, espantar, estupor, pasmar, sobrecoger, sobresaltar와 같은 낱말에 상응한다. 

우리말이나 스페인어에서 놀람은 정신에 변화를 야기한다. '멍하다', '기절하다', '기함하다', '혼비백산하다' 따위와 aturdir, desconcertar, fascinar는 상응한다. 관용구 quedarse de piedra (몸이 돌처럼 마비되다), quedarse parado (가만히 있다), helar la sangre (피가 얼다), quedarse sin sangre (피가 없다)는 '멍하다'. '기절하다' 따위에 상응한다.

이런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놀람을 뜻하는 한국어와 스페인어의 낱말과 관용구는 문화배타적인 것이 있다. 우리말에는 스페인어에 없는 자다가 놀란다는 뜻의 동사 '헤뜨다'가 있고  관용구 '손이 저린다'는 우리말에 고유한 비유이다. 반면 스페인어에는 우리말과 사뭇 다른 '덮쳐 잡다', 천둥소리, 새매에 기원이 있는 낱말이 있고 '칠면조에 앵두를 던진다'와 '성호를 긋는다' 따위의 비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