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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유럽 중남미 대중 음악

Ay mamá 아, 엄마 - 리고베르따 반디니의 노래 - 젖가슴과 페미니즘

by brasero 2022. 2. 9.

지난 1월 29일 스페인 동부 지중해의 여름 휴양지 베니도름 (Benidorm, 발렌시아주 알리깐떼도 소재)에서 올해 5월 이탈리아에서 개최되는 유로비전 노래대회 (Festival de la Canción de Eurovisión)의 스페인 대표를 선발하는 '베니도름 축제 2022 (Benidorm Fest 2022)'가 열렸습니다. 스페인 국영 텔레비전 방송 (RTVE)이 주최한 이 행사는 수십 년간 스페인이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서 자랑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해 이번에는 제대로 된 노래로 참가하자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예선을 거쳐 이날 본선 무대에 오른 8개의 곡 중 스페인을 대표할 가수를 선발해야 합니다. 선발 기준은 전문 심사위원의 점수 50점과 시청자와 대중의 인기투표 50점을 합산해 최고점을 획득한 곡을 뽑았습니다.

이 8개 곡 중 샤넬 (Chanel)의 <SloMo 슬로모션>와 리고베르따 반디니 (Rigoberta Bandini)의 <Ay mamá 아 엄마>를 들어보겠습니다. 여러분이 베니도름 축제의 심사위원 또는 시청자로 인기투표를 한다면 어느 곡을 스페인의 대표로 선발하겠습니까?

Ay mamá - 리고베르따 반디니 Rigoberta Bandini

Tú que has sangrado tantos meses de tu vida
인생의 그렇게 많은 몇 달 동안 피를 흘렸어요
Perdóname, antes de empezar soy engreída
용서하세요 저를, 시작하기 전 벌써 잘난 척부터 하네요
Y lo sabes bien
이런 저를 잘 아시잖아요
A ti que tienes siempre caldo* en la nevera
이 노래는 냉장고에 늘 깔도를 준비해두는 당신께 드립니다
Tú que podrías acabar con tantas guerras
당신은 그렇게 많은 전쟁을 끝낼 수 있잖아요
Escúchame,
제 말을 들어보세요
mamá, mamá, mamá
엄마, 엄마, 엄마
Paremos la ciudad
이 도시를 멈추고
Sacando un pecho fuera al puro estilo Delacroix**
들라크루아와 똑같이 가슴을 꺼냅시다

*caldo (깔도)는 고기 또는 채소 혹은 생선을 삶아 우려낸 물, 수프(sopa)와 다른 국물인데 다른 음식의 재료가 되기도 하고 수프처럼 먹기도 한다. 냉장고에 고등어를 준비해둔 산울림의 김창완 씨가 부른 <어머니와 고등어>가 연상된다. **프랑스 낭만주의 화가, 프랑스 7월 혁명을 기념하기 위해 프랑스 국기를 든 채 가슴을 드러내고 군중을 선도하는 그림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La Liberté guidant le peuple)'<1830>으로 유명하다.

Mamá, mamá, mamá
엄마, 엄마, 엄마
Por tantas mama, mama, mama, mama, mama, mama
그렇게 많은 젖, 젖, 젖, 젖, 젖, 젖
Mama, mama, mama, mama, mama, mama, mama
젖, 젖, 젖, 젖, 젖, 젖, 젖
Todas las mama, mama, mama, mama, mama, mama
모든 젖, 젖, 젖, 젖, 젖, 젖, 젖
Mama, mama, mama, mama, mama, mama, mama
젖, 젖, 젖, 젖, 젖, 젖, 젖
Tú que amarraste bien tu cuerpo a mi cabeza
엄마는 내 머리에 몸을 잘 붙들어 주었어요
Con ganas de llorar pero con fortaleza
울고 싶었지만 힘을 잃지 않았죠
Escúchame, mamá, mamá, mamá
제 말을 들어보세요, 엄마, 엄마, 엄마
Paremos la ciudad
이 도시를 멈추고
Sacando un pecho fuera al puro estilo Delacroix
들라크루아와 똑같이 가슴을 꺼냅시다
Mamá, mamá, mamá
엄마, 엄마, 엄마
Por tantas mama, mama, mama, mama, mama, mama
그렇게 많은 젖, 젖, 젖, 젖, 젖, 젖
Mama, mama, mama, mama, mama, mama, mama
젖, 젖, 젖, 젖, 젖, 젖, 젖
Todas las mama, mama, mama, mama, mama, mama
모든 젖, 젖, 젖, 젖, 젖, 젖, 젖
Mama, mama, mama, mama, mama, mama, mama (Mami)
젖, 젖, 젖, 젖, 젖, 젖, 젖 (엄마)
Mama, mama, mama, mama, mama, mama
젖, 젖, 젖, 젖, 젖, 젖, 젖
Mama, mama, mama, mama, mama, mama, mama
젖, 젖, 젖, 젖, 젖, 젖, 젖
Vivan las mama, mama, mama, mama, mama, mama***
만세! 젖, 젖, 젖, 젖, 젖, 젖, 젖
Mama, mama, mama, mama, mama, mama, mama
젖, 젖, 젖, 젖, 젖, 젖, 젖

***mamá는 엄마, mama는 젖가슴인데, 후렴으로 반복되는 mama는 mamá를 의도하는 것일 수 있으니 '엄마 만세'로 번역할 수도 있다.

No sé por qué dan tanto miedo nuestras tetas
우리의 젖가슴이 왜 그렇게 두려운지 모르겠어
Sin ellas no habría humanidad ni habría belleza
젖가슴이 없이는 인류나 아름다움이 없을 텐데
Y lo sabes bien
잘 아시잖아요
(Lo-roi-loi-loi-loi-loi-loi-loi-loi-loi-loi-lo-ro)
(Lo sabes bien) (Lo-roi-loi-loi-loi-loi-loi-loi-loi-loi-loi-lo-ro)
(잘 아시잖아요)
Escúchame, mamá, mamá, mamá
제 얘길 들어보세요, 엄마, 엄마, 엄마

SloMo 슬로모션 -샤넬 Chanel

(스페인어와 영어 노랫말- 영어는 파란색)

Let's go
가자
Llego la mami
엄마가 왔어
La reina, la dura, una Bugatti,
여왕, 강한자, 부가티 스포츠카
El mundo esta loco con este body
이런 몸은 사람을 세상을 미치게 하지
Si tengo un problema no es monetary
내게 문제가 있다면 돈은 아니야
Les vuelvo loquito a todos los daddies
모든 아빠들을 얼빠지게 하지
Voy siempre primera, nunca secondary
내가 늘 일등이야, 이등은 안 해 봤어
A penas hago dun dun
난 둔 둔 잘 안 해
Con mi bum bum
이렇게 붐 붐 하지
Y les tengo dando zoom zoom
그들을 줌 줌 해버리지
On my yummy
멋있는 나에게
Y no se confundan
헷갈리지 마
Señoras y señores
어르신들- 아줌마 아저씨들 -
Yo siempre estoy ready
난 늘 준비되어 있어
Pa' romper caderas, romper corazones
엉덩이를 흔들며 마음을 녹여버리기 위해
Solo existe una
한 사람만 있어
No hay imitaciones
흉내를 낼 수 없어
Y si aún no me creen
그래도 날 믿지 못하면
Pues me toca mostrárselo
그럼 보여 주겠어
Take a video watch it slo mo mo mo
비디오를 틀고 슬로 모션을 봐
Booty hypnotic make you want mo mo mo
최면스러운 방댕이 때문에 움직이고 싶지

Voy a bajarlo hasta el suelo lo lo lo lo
바닥까지 내려 갈래, 로 로 로 로
If the way I shake it to this dembow
이 뎀보 리듬으로 내가 흔들면
Drives you loco
당신은 미치지
Take a video watch it slo mo
비디오를 틀고 슬로 모션을 봐
Te gusta to' lo que tengo
나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지
Te endulzo la cara en jugo de mango
망고 주스로 얼굴을 달달하게 해주 마
Se te dispara cuando la prendo
준비되었을 때 폭발할 거야
Hasta el final yo no me detengo
끝날 때까지 난 멈추지 않아

Take a sip of my colalala
내  콜라*를 홀짝 마셔
Ponte salvaje na na na
화끈하게 놀자고 나 나 나
Make it go like pa pa pa pa
파 파 파 파 나오게 하자
Like Pa pa pa pa pa'
이렇게 파 파 파 파 파 파

*colalala는 영어 cola (콜라)이거나 스페인어 cola ('꼬리'이지만 '남근'을 비유하는 말이기도 하고, 중남미에서는 '엉덩이'의 완곡어), 언어 유희를 한 것이다.

Y no se confundan
Señoras y señores
Yo siempre estoy ready
Pa' romper caderas, romper corazones
Solo existe una
No hay imitaciones
Y si aún no me creen
Pues me toca mostrárselo
Take a video watch it slo mo mo mo
Booty hypnotic make you want mo mo mo
Voy a bajarlo hasta el suelo lo lo lo lo
If the way I shake it to this dembow
Drives you loco
Take a video watch it slo mo mo mo
Booty hypnotic make you want mo mo mo
Voy a bajarlo hasta el suelo lo lo lo lo
If the way I shake it to this dembow
Drives you loco
Y no se confundan
Señoras y señores
Yo siempre estoy ready
Pa' romper caderas, romper corazones
Solo existe una
No hay imitaciones
Y si aún no me creen
Pues me toca mostrárselo
Take a video watch it slo mo mo mo
Booty hypnotic make you want mo mo mo
Voy a bajarlo hasta el suelo lo lo lo lo
If the way I shake it to this dembow
Drives you loco
Take a video watch it slo mo mo mo

취향에 따라 선호하는 노래가 다르겠지만, 결과부터 말씀드리면, 샤넬의 <SloMo>가 최고 점수 96점을 획득해 일등을 했고 91점을 받은 리고베르따 반디니의 <Ay mamá>가 뒤를 이었습니다. 대중의 여론 상 두 노래는 동률을 이루었으나 심사위원의 평가에서 5점 뒤져, 쿠바 출신의 스페인 시민, 샤넬이 스페인을 대표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결과에 <Ay mamá>를 지지했던 스페인의 진보 세력과 여권확장론자들의 반발로 지난 주는 방송과 신문이 시끌벅적했습니다.

샤넬이 우승하게 된 것은 점수 반영율의 문제, 심사위원 점수의 과도한 배정, 심사위원의 농간, SloMo는 표절 등 다양했습니다. 특히 1월 29일 저녁 쇼를 보고 투표를 한 시청자의 3.97%만을 획득한 <SloMo>가 18.08%를 얻은 <Ay mamá>를 누르고, 또한 가장 높은 시청자의 지지를 얻은 갈리시아의 트리오, 딴수게리아스가 부른 <Terra>를 제치고 1위가 된 것은 점수 반영에 문제가 있었고, 전문 심사위원의 짬짜미(tongo)가 아니냐는 둥 난리가 났습니다.

가정 폭력(violencia de género) 사건이면 일제히 언론에 보도되는 스페인에서 <Ay mamá>는 여성에게 젖가슴 (teta)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가사와 공연으로 과격한 페미니즘을 주장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성을 성적으로 상품화한 평범한 리듬의 <SloMo>에 비하면 독특한 음률과 박자로 음악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도덕적 우위를 차지 할 수 있는 겁니다.

하지만 <Ay mamá>의 공연은 전문성이 부족해 보입니다. 팔을 들고 무대를 휘젓고 다니는 안무는 초등학교 학예발표회나 어설픈 일본 아이돌 공연 같고 속옷을 드러낸 것은 순수한 의도에도 불구하고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여러 언론의 관점입니다.

  • 베니도름 페스트의 모든 문제 요약: SloMo의 뒷배는 누구인가? 짬짜미? 표절? 

  • 베니도름 페스트의 첫 우승자 - 젖꼭지 없이 유로비전이 있다면, SloMo의 샤넬이 스페인을 대표 - 젖가슴 노출을 두려워 말자는 <Ay mamá> 대신 <SloMo>가 우승한 것이 피곤한 기사.

  • 베니도름 페스트에서 우승한 노래, 기본 원칙을 위배한 의심 - ABC 신문, - SloMo의 노랫말 41%가 영어로 되어 있어 외국어가 30% 넘지 못하도록 되어 있는 관습에 위배된다는 취지의 기사

한편 좌파 신문, 엘빠이스 (El País, 좌파이지만 동아시아 역사에 몽매하여, 아니 못 본 척하며 제국주의 일본의 만행을 애써 무시하며 섬나라 우파들의 똥구멍을 빨아주는 기레기들이 설레발을 치는 신문이지만)에는 어떤 진보주의자가 견해란에 SloMo는 스페인을 대표하지 못한다고 일갈했다. 우회적으로 <Ay mamá>나 스페인 갈리시아 지역 문화를 상징하는 <Terra>를 지지하는 견해 (아래 엘빠이스 기사).

젖가슴을 노출해 성적으로 도구화 될 위험성이나 타락성에도 불구하고 모성의 건강함과 당연함을 회복하자는 노래가 여성인권신장주의가 무르 익은, 때론 너무 익어 버린 것 같은, 현재의 스페인을 더 잘 대표하는 것이 아닌지, 여러분 생각은 어떤지요.

아이 마마, 공연 영상 캡처

SloMo가 올해  5월 14일 이탈리아 북서부에 있는 도시, 토리노(Torino, 스페인어로 Turín)에서 열리는 66회 유로비전 노래대회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