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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스페인어 관용구, 속어, 비속어, 신어

콧방귀를 뀌다 tomar a alguien por el pito del sereno 야경꾼의 호각 소리로 여기다

by brasero 2020. 6. 20.

sereno는 옛날에 있던 직업 '야경꾼'이다. 마을의 방범대원이었던 sereno는 화재와 도둑 등의 불상사로부터 동네를 보호하기 위하여 호루라기(pito, silbato)와 동네 집들의 현관 열쇠와 끝이 뾰죽한 쇠막대기(chuzo)와 등불을 소지했다. 열쇠로 집주인이 원하거나 필요할 때 집의 현관문을 열어주었다. 쇠막대기 또는 쇠창은 야경꾼을 지키기 위한 무기였고 등불은 전기나 랜턴이 없던 시절에 필수품이었다.

야경꾼 sereno, 쇠막대기, 등, 열쇠

sereno 야경꾼은 무슨 동네에 무슨 문제가 생기면 즉각 호각을 불었는데,  때로는 아무것도 아닌 일에 호들갑을 떠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주민들은 호루라기 소리를 듣고도 들은 체 만 체 관심을 두지 않게 되었다.  이런 연유로 tomar a alguien por el pito del sereno (어떤 사람을 야경꾼의 호루라기 소리처럼 여기다)는  '관심이 없다', '중요하게 여기지 않다,' '무시하다'란 의미가 된 것이다. 이는 남의 말을 아니꼽거나 못마땅하게 들은 체 만 체 말대꾸를 하지 않는 것을 뜻하는 '콧방귀를 뀌다(날리다)'라는 우리말 관용구에 상응한다고 할 수 있다.

*용법

1. Nos ha tomado por el pito del sereno. 그 사람은 우리를 콧방귀로 여겼어요.

2. Me toman por el pito del sereno. 그들은 나를 완전 무시했어요.

*야경꾼의 무기 chuzo는 쇠막대기, 쇠창

에두아르도 멘도사(Educardo Mendoza)의 <La ciudad de los prodigios 경이로운 도시>(1986)에 야경꾼의 쇠창이 등장한다.

La desconocida caminaba con taconeo airoso. Ni siquiera las pisadas vacilantes de un noctámbulo o el chuzo de un sereno contra el empedrado daban testimonio de otra presencia humana en las calles solitarias. (Educardo Mendoza. La ciudad de los prodigios, 1986) 

민음사의 번역본 <경이로운 도시>는 아래와 같이 옮겼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인은 구두굽 소리를 경쾌하게 울리며 걸어가고 있었다. 몽유병 환자처럼 주저하는 듯한 발걸음 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야경꾼들이 채찍으로 길바닥을 내리치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경이로운 도시 1. 민음사. 김현철 옮김. 2017: 147-8)

백과사전인 인터넷을 한번 검색하면 chuzo는 뾰족한 쇠막대기임을 알 수 있는데도,  '채찍'이라고 했고 그러다보니 야경꾼이 채찍으로 길바닥(el empedrado)을 내리친다고 억지를 부렸다. 바르게 옮기면 야경꾼이 쇠창으로 포석로를 짚는 소리이거나 포석로에 쇠막대기를 끄는 소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