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스페인 소설51 하비에르 마리아스의 소설에 관용구 번역 - quedarse en el sitio 현장에서 죽다 quedarse en el sitio를 문자 그대로 옮기면 '그 자리에 머물다'이다. 하지만 동사 quedarse는 '머물다'가 아니라 여기서는 '죽다'란 뜻이다. 주로 사고가 나거나 어떤 행위가 진행되고 상태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그 자리에 있다'는 뜻으로 '죽다'란 의미이다. RAE(스페인 왕립학술원 스페인어사전)는 quedarse en el sitio를 '현장에서 즉사하다', '어떤 행위를 하다 그 자리에서 죽다'라고 정의했다. 이 관용구를 하비에르 마리아스(Javier Marías, 1951~2022)는 소설 ≪내일 전쟁터에서 나를 생각하라 Mañana en batalla piensa en mí ≫에서 사용했다. 소설은 시나리오 작가이자 대필 작가인 주인공 빅토르는 마르타라는 대학교수 유부녀와 로.. 2023. 7. 26. 하비에르 마리아스 소설에 관용구 번역- a la luz de 비춰보면, 관점에서 luz는 '빛'이고 a la luz de는 '~에 비춰보면', '~을 고려하면'이란 뜻의 관용구이다. 영어의 in the light of에 해당하는 이 관용구는 판단의 근거인 '~의 관점에서', '~을 기준으로'이란 의미이다. Este procedimiento debe ser evaluado a la luz de la experiencia a efectos de implementar mejoras en el nivel de participación. 이 과정은 참석률을 향상하기 위해서 경험에 비춰 평가되어야만 한다. 이런 뜻의 a la luz de를 하비에르 마리아스(Javier Marías, 1951~2022)는 소설 ≪내일 전쟁터에서 나를 생각하라 Mañana en batalla piensa en m.. 2023. 7. 24. 하비에르 마리아스의 소설에 관용구 번역 - no ver la hora de 마음이 꿀떡같다 하비에르 마리아스(Javier Marías, 1951~2022)의 소설 ≪내일 전쟁터에서 나를 생각하라 Mañana en batalla piensa en mí ≫(1994)는 여자가 사랑을 나누다 침대에서 남자의 팔에 안겨 죽는 비현실적인 사건으로 시작한다. 대학교수 유부녀 마르따는 집에 시나리오 작가이자 대필 작가인 주인공 빅또르를 초대해 저녁 식사를 하고 그녀의 어린 아들이 잠들자 옷을 벗기며 거사를 시작했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그녀는 몸이 아팠고 죽는 줄도 모르고 그의 팔에 안겨 죽어버린다. 그녀의 남편 데안은 런던에 출장을 가고 없었다. 그녀의 죽음을 알리지 않고 집을 빠져나온 빅또르는 신문 부고를 보고 마르따의 장례식에 참석해서 그녀의 죽음을 애도하고 그의 친구 소개로 그녀의 아버지와 함께 .. 2023. 7. 23. 하비에르 마리아스 소설에 숨은 의미 번역 수박은 박과의 한해살이 덩굴풀로 연한 누런색 꽃이 피는 식물이고 크고 둥근 열매는 속살이 붉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겉은 파란색의 민주당이지만 속은 붉은 '국민의 힘' (하는 짓이 '국민의 적'이다)인 민주당의 정치인이나 당원이나 지지자를 일컫는 말이다. 아울러 '돼지', '낙지', '소대가리', '빨래 건조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 안다. 한 가지 예를 더 들면, '오리발'은 박근혜 정부 시절에 검사에게 지급되던 특수활동비, 받았지만 받지 않은 것처럼 해야 하는 돈을 뜻하는 검찰 내에서 사용하던 은어 내지는 속어였다. '수박', '돼지', '오리발' 등은 식물이나 동물이라는 낱말의 표면 의미, 즉 외연 의미 뒤에 같은 사회문화권에 속한 사람들이 공유한 내연 또는 내포 의미(connotación)가 있.. 2023. 7. 9. 내게도 정의를 구현하라 - 하비에르 마리아스의 소설, 내일 전쟁터에서 나를 생각하라 완벽한 사람 없다. 무결점은 인간의 영역이 아니다. 그래서 '내 탓이오'이란 말은 흔하게 들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아니다. 막상 닥치면 진작 불리하면 반지빠르게 내가 그런 게 아니라고 한다. 핏대를 세우며 알까지게 빠져나간다. 누가 그런지 우리는 안다. 절대 내가 한 게 아니라고 잡아떼는 것을 보았다. 그가 하지 않았다는 말에 광신도처럼 유토피아적 집단 자살을 하듯 날뛰는 언론도 보았다. 주위를 돌아보자. 누가 내 탓이라고 하는지. 그저께는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 씨가 양심선언을 했다. 할아버지는 학살자였고 가족은 비자금으로 살고 있는 범죄자라 했다. 나도 죄를 지었기 때문에 벌을 달게 받겠다고 했다. 맑은 정신에 폭로했으면 나았을 텐데, 언론은 마약을 했다고 한다. 맨정신에 버티기 어려웠나 보다. 악.. 2023. 3. 17. 하비에르 마리아스 Todas las almas 옥스퍼드 로맨스 하비에르 마리아스(Javier Marías)의 소설 ≪올소울즈 Todas las almas≫(주 1)는 불안과 동요의 자서전 같은 이야기이다 (주 2). 그는 1983년부터 1985년까지 2년 간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스페인 문학과 번역을 가르치는 불확실한 신분(una identidad brumosa 안개 같은 신분)으로 흔들리는(perturbado) 시절을 보내고 있었다. 그래도 소설에서 긍정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것은 그 불안은 일을 하지 못할 정도로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no fuera gran cosa, 1989 p.239)는 조짐이 있었기 때문이다. 비유를 들자면, 폭풍이 만물을 휩쓸어버릴지 모르지만 대지는 제 자리에 있듯 요운(妖雲, 불길한 낌새가 있는 구름)을 떨쳐버릴 기지가 그에게 있었다.그.. 2023. 3. 6. 이전 1 2 3 4 5 6 7 ···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