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하코보(San Jacobo)는 얇게 저민 하몬(jamón- 소금에 절인 돼지 뒷다리 고기)과 치즈에 달걀물을 입히고 빵가루에 묻혀 기름에 튀긴 음식이다. 하몬과 치즈만으로 섭섭한지 얇게 썬 돼지 등심 안에 하몬과 치즈를 곁들이는 경우도 있다. 돼지 고기는 물론 칼자루나 요리망치로 때려서 부드럽게 한다.
산 하코보(San Jacobo)는 예수의 12사도 중의 한 사람인 대 야고브의 스페인 이름(하코보는 하코브Jacob, 야고 Llago, 야고 Yago, 하이메 Jaime, 산티아고 Santiago, 티아고 Tiago, 디에고 Diego라 부르기도 한다)인데, 산티아고가 순교한 뒤 스페인 북서부의 갈시시아주에 있는 산티아고 데 콤프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의 성당에 묻혔다는 전설이 있다. 또한 스페인의 기독교 세력이 이슬람교의 무어인들 지배하던 이베리아 반도를 탈환하기 위한 국토회복전쟁의 클라비호 전투(844년 5월 23일)에 성인 산티아고가 백마를 타고 나타나 무어인을 격퇴하는데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성인은 산티아고 마타모로스(Santiago Matamoros, 무어인을 죽이는 산티아고)란 별명을 얻었고 스페인의 수호 성인이 되었다.
이 음식이 성인 하코보라 불리게 된 것에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우선 산하코브(음식 이름으로 산하코브는 sanjacobo라고 한 단어로 쓰거나 San Jacobo 두 단어로 쓴다)는 옛날에 산티아고 데 콤프스텔라로 순례길을 걷는 순례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주었던 음식이었다고 한다. 그러면 갈리시아가 산호코보의 원조이어야 하는데 이런 증거는 없다. 순례자를 위한 음식이 아니라 진정한 가톨릭 교인을 가려내는 시금석이(prueba del algodón) 산하코보였다는 주장이 있다.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회교도의 무어인과 유대교의 유대인들과 가톨릭 교도를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하코브는 돈키호테가 즐겨먹던 '두엘로스 이 케브란토스 duelos y quebrantos, 비탄과 탄식 - 돼지고기 즉 햄이나 베이컨 또는 하몬을 달걀과 함께 지진 요리)'처럼 순수한 기도교인임을 증명하는 음식이었다.
'카더라 통신'을 접고 기록을 살펴보면, 산하코보는 20세기에 등장한 음식이 틀림없다. 1968년 남부 안달루시아의 타파(tapa)로 최초로 산하코보란 말이 쓰였다. 1983년 ABC 신문의 세비야판은 안달루시아 음식을 소개하면서 소고기와 삶은 하몬과 치즈를 튀긴 산하코브를 소개했고 독일에서 유래했다고 했다. 1986년 캄포프리오(Campofrío) 식품 회사는 산하코보는 "현대에 만들어진 음식 중에 하나이다 uno de los mayores descubrimientos de la cocina moderna"라고 했고 삶은 하몬(jamón cocido)과 치즈(queso)만으로 만든다고 했다.
산하코보는 하몬을 제외하면 우리나라의 '치즈 돈가스'라 할 수 있는데, 사실 산하코보와 닮은 음식은 많다.
- 카초포 cachopo - 스페인 아스투리아스의 저민 소고기에 밀가루, 달걀, 빵가루를 묻혀 튀긴 비후까스(비프커틀릿 beef cutlet)
- 플라멘킨 flamenquín - 스페인 안달루시아의 코로도바의 하몬 세라노를 저민 돼지고기 등심에 감아 빵가루에 묻혀 기름에 튀긴 음식
- 코르동 블뢰 cordon bleu - 프랑스의 저민 송아지고기, 돼지고기, 닭고기와 치즈와 겹쳐 놓고 밀가루나 빵가루를 묻혀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
- 에스칼로프 escalope - 프랑스어로 얇게 썬 고기라는 뜻이다.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요리망치나 칼자루로 때려 납작하고 부드럽게 해서 밀가루를 묻혀 올리브유에 튀긴 음식, 코르동 블뢰는 에스칼로프의 한 종류이다.
- 비너 슈니첼 Winer schnitzel -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슈니첼. 슈니첼의 원조. 스페인에서는 에스칼로프 비에네스 (escalope vienés)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저민 송아지고기에 밀가루, 빵가루를 묻혀 기름에 튀긴 음식이다. 송아지고기 외에 어떤 고기라도 슈니첼이 가능하다. 치즈를 넣은 슈니첼은 스위스의 브리그(Brig)가 원조
- 코톨레타 알라 밀라니제 cotolleta alla milanese - 이탈리아 밀라노의 송아지고기를 밀가루, 빵가루를 묻혀 주로 버터에 지져 낸 커틀릿이다. 뼈를 바르지 않고 요리해서 그 모양이 코끼리 귀처럼 생겨서 oreggia d'elefant라고 한다.
- 돈까스 tonkatsu (豚カツ, とんかつ, o トンカツ) - 일본의 돈까스
- 돈가스(돈까스, 돈카츠), 치즈돈가스, 비후까스(비프커틀릿), 치킨가스(치킨까스)- 닭가스라 하지 않는다 - 한국
산하코보를 네이버 스페인어사전은 '연세대 어학당 스페인어 음식 콘텐츠'를 빌어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우선 산하꼬보가 스위스 전통 요리로 튀긴 치즈 요리라는 엉터리 정보를 주고 있다. 산하코보는 스위스가 원조인 프랑스의 코드동 블뢰의 영향을 받은 하몬과 치즈가 들어가는 스페인 음식이다. 다시 말하면 스위스 전통에 산하코보란 이름의 음식은 없다.
그리고 '뉴욕 햄' 과 '세라노 슬라이스 햄'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게 기술하고 있다. 세라노 슬라이스 햄이란 얇게 썬 하몬 세라노를 뜻하고 뉴욕 햄은 하몬 요르크(jamón york)의 오류이다. 하몬 세라노(jamón serrano)는 백돼지의 뒷다리를 소금에 절여 차고 건조한 산(sierra)에서 건조한 것이다.
이에 비해 하몬 요르크(jamón york 또는 jamón de york)는 염장한 돼지 뒷다리를 물에 삶은 하몬 코시도( jamón cocido)이다. 영국의 요크지방에서 최초로 만들어졌고 돼지 뒷다리 모양이 그대로 보이는 하몬 세라노와 다르게 거대한 소시지처럼 생겼고 분홍색이다.
하몬 요르크 위에 치즈를 올려 접고 달걀물을 바르고 빵가루를 묻혀 기름에 튀기면 산하코보가 된다. 필요와 기호에 따라 돼지등심, 돼지 안심, 닭고기, 소고기 등을 추가할 수도 있다.
▲산하코보 여행- 세 가지 종류의 산하코보
1. 산하코보 데 포요 San jacobo de pollo- 닭가슴살, 하몬, 치즈로 만든 산 하코보, 사용한 하몬은 고급 하몬인 하부고(Jabugo) 하몬
2. 돼지 등심과 하몬 세라노와 치즈로 만든 산하코보 -고기에 소금과 레몬즙 사용
3. 돼지 안심(solomillo)과 하몬 세라노와 치즈로 만든 산하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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