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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음식 유럽 음식/스페인 음식

스페인 감자 요리 - 파타타스 브라바스 patatas bravas - 매운 감자 볶음

by brasero 2020. 8. 25.

감자는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식재료이고 스페인 요리에서도 빠질 수 없는 고마운 채소(hortaliza)이다. 파에야와 함께 스페인을 대표하는 음식인 토르티야 데 파타타(스) tortilla de patata(s) = 파타타 에스파뇰라 patata española (스페인식 오믈렛)은 감자와 달걀의 조합이다. 이외에도 감자가 주재료인 스페인 음식에는 파타타스 브라바스 patatas bravas, 파타타스 알 로 포브레 patatas a lo pobre, 파타타스 알 라 임포르텐시아 patatas a la importancia, 파타타스 비우다스 patatas viudas, 감자 크로켓 croquetas de patatas, 오븐 구이 파타타스 레야나스 patatas rellanas al horno 등이 있다.

소개할 음식은 파타타스 브라바스이다. patatas bravas 파타타스 브라바스는 스페인 어디든지 즐겨 먹는 타파(tapa- 간식 음식, 요깃거리, 군음식, 주전부리)이다. 붉은색 소스의 감자 요리로 조금 매운맛이 나는 듯한 마드리드에서 흔한 타파이다.

파타타스 브라바스

patatas bravas의 파타타스 patatas는 감자 patata에 복수 어미 s를 첨가한 것이고 bravas는 형용사 bravo의 여성형 brava에 복수 어미 s가 첨가된 것이다. bravo는 다의어로 용감한. 거친, 사 나운, 훌륭한, 화를 내는 등의 뜻이 있다. 맛이 좋은 감자 요리란 뜻일 수 있지만 'salsa brava (살사 브라바- 브라바 소스)'가 맵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순한 맛이 결코 아닌 brava한 - 매운, 거친, 난폭한, 용기를 내서 먹어야 하는 - 음식이라는 뜻이다. patatas bravas는 '파타타스 알 라 브라바'(patatas a la brava 브라바 식으로 만든 감자) 또는 '파파스 브라바스'(papas bravas, patatas의 동의어 papas)라고 하기도 한다. 맵다는 것은 상대적 개념이라 스페인 사람에게 매운 것은 불닭볶음면을 아무렇지도 않게(?) 먹는 한국인에게는 밋밋할 수 있다.

파타타스 브라바스의 매운맛은 매운 붉은 파프리카 가루(pimentón picante)나 카예나(cayena, 매운 카예나 고추에서 추출한 향신료), 긴디야(guindilla 매운 고추) 덕분이다. 카예나와 긴디야는 우리나라의 매운 고추처럼 매운맛이 강하나 매운맛의 붉은 파프리카 가루는 그렇게 맵지 않다. 

스페인의 슈퍼마켓, 콘숨 Consum,메르카도나 Mercadona, 마스이마스 Masymas, 디아 Día 따위에는 만들어진 '브라바' 양념을 판다.

메르카도나의 브라바 소스
슈퍼마켓 디아의 브라바 소스

원래 파타타스 브라바스의 '살사 브라바스'가 맵고 붉은색인 이유는 매운 파프리카 가루 덕분인데, 이것 대신 토마토에 카예나 또는 긴디야를 첨가한 것도 많다. 심지어 간편하게 타바스코를 넣는 사람도 있다. 

메르카도나 슈퍼마켓의 매운 파프리카 가루

아래는 토마토 없는 전통적인 파타타스 브라바스와 토마토를 넣은 조리법이다.  

토마토 없는 파타타스 브라바스 

재료: 감자 2개, 살사 브라바 재료: 양파 보통 크기 반 개, 올리브유 조금, 매운맛 붉은 파프리카 가루, 단 맛 붉은 파프리카 가루, 밀가루, 흰 후추, 소금, 육수(닭 육수 또는 채소 육수)

1. 감자 껍질 벗겨 큰 깍두기 썰듯 준비
2. 끓는 물에 4-5분 정도 감자 삶아 건져 물을 뺌
3. 프라이팬에 올리브유 붓고 잘게 썬 양파 투입
4. 흰 후추, 단 맛 홍피망 가루와 매운맛 홍피망 가루 투입 (스페인에서는 피망과 파프리카 구분하지 않음)
5. 밀가루를 넣고 육수를 조금씩 4-5분 익히고 8분 정도 더 끓인다.
6. 꺼내 막대 믹서로 갈면 '살사 브라바' 완성
7.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나 해바리기유를 붓고 끓으면 준비해둔 감자를 투입, 2-3분 정도 익힌다.
8. 익은 감자를 기름 흡수 종이에 올려 기름기를 빼고 소금을 조금 뿌려 살사 브라바 올리면 끝

홍피망가루와 토마토가 들어가는 파타타스 브라바스

 

재료: 감자, 토마토소스(스페인 슈퍼에 판매, 토마토를 삶아 껍질을 벗기고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볶아 갈아 만들어 됨), 단맛 나는 홍 파프리카 가루, 식초, 마늘 한쪽, 양파 조금, 매운 고추 한 개, 소금, 올리브유

올리브유가 있는 팬이 달면 마늘과 양파 넣어 익힘, 익힌 마늘과 양파를 몽둥이 믹서기로 갈기 전에, 토마토소스, 파프리카 가루, 식초를 넣어 갈아버림, 감자튀김, 깍두기 모양으로 썬 감자를 올리브유를 부은 팬에 튀김(먼저 물에 삶은 후 튀길 수도 있음), 12- 15분 정도 익혀 기름종이에 건져 올리면 완성.  

 홍피망 가루와 토마토가 들어가는 파타타스 브라바스 - '살사 브라바스'조리 (감자는 조리법에 포함하지 않음)

스페인에서는 타파 또는 ración(한 접시)로 먹는다.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팬이 달면 썬 마늘 두 쪽 투입 - 잘게 썬 양파 반 개 투입 - 소금과 후추를 친다. 후추는 조금 많이 쳐도 된다, 어차피 매운 음식이니까. 입맛에 따라 다르겠지만 salsa brava, tiene que picar 살사 브라바는 매워야죠 - 붉은 파프리카 가루를 한 숟가락 투입- 이 아가씨 매운 파프리카 가루(pimentón picante)와 파프리카 홍피망 가루(pimentón páprika)를 동의어로 취급했다, 엄격하게 pimentón 홍피망 가루 또는 붉은 파프리카 가루란 뜻이므로 páprika란 말을 첨가하지 않아야 한다. 한국어에 '역전앞' 같은 의미 중복 표현이다. - 식초를 조금 넣는다 - 볶은 토마토(tomate frito) 50g 투입 - 밀가루 투입 - 닭 육수를 붓는다(100ml), 물을 사용해도 되지만 육수가 더 맛있다 - 매운맛을 위해 타바스코를 조금 넣는다 - 몽둥이 믹서기로 잘 섞는다.

타바스코

이것 이외에도 아예 귀차니즘으로 케첩, 마요네즈, 타바스코를 섞어 '살사 브라바'라고 내놓는 사람도 있다. 이건 '살사 브라바'와 거리가 멀다. 고추장이 없어 마지못해 타바스코를 대신 하지만 타브스코가 고추장을 대신 할 수 없는 그런 맛일 것이다. 

발렌시아에서는 '살사 브라바' 대신 '알리올리(alioli, 마늘을 올리브유에 갈아 섞은 소스)'만 올린 감자나 알리올리에 매운 홍 파프리카 가루를 섞은 소스를 사용하기도 한다.  

위에서 소개한 조리법에 비해 아래 조리법은 품을 많이 드려야 하는데 스페인의 유명 요리사이자 마스터셰프의 심사위원인 조르디 끄루쓰 Jordi Cruz(1978~)의 조리법이다.

보통 조리법보다 3배의 시간이 소요된다. 조리법은 'salsa brava 브라바 소스'와  마요네즈를 만드는 것과 감자를 조리하는 삼단계이다.

1. 브라바 소스는 깊은 맛이 나게 토마토를 약한 불에 오래 조리한다. 재료는- 마늘 두서너 개, 양파, 모두 잘게 썬다 - 냄비에 녹색의 비르헨 엑스트라 올리브유를 붓고 마늘을 볶다가 양파 300g를 투입하고 익힌다. 여기서 사용한 양파는 피게라스 산 양파 cebolla de Figueras인데 적양파를 사용해도 된다. 소금으로 조금 간을 하고 약불에 30분 익힌다.

토마토를 준비한다. 다양한 종류의 잘 익은 토마토 1 kg - 방울토마토 tomate cherry, 배 모양의 토마토 tomate pera, 줄기와 함께 파는 토마토 tomate de rama - 껍질을 벗기지 않고 잘게 썬다.

30분 뒤 익은 양파에 라 베라 La Vera 상표의 붉은 파프리카 가루 pimentón 매운맛 picante 3g, 맵지 않은 맛 dulce 2g을 섞는다. 기호에 따라 맵기를 달리할 수 있다.  스페인의 매운 맛 붉은 파프리카 가루(아래 사진)는 앞에서 말했듯 매운 맛 근처에도 안 간다. 

라베라 홍 파프리카가루 매운맛

양파와 파프리카 가루를 섞으며 물 50 ml를 붓는다. 매운맛의 카예나 고추를 몇 개 넣고  초리세로 고추 pimento choricero을 투입한다. 붉은 파프리카 가루, 카예나 고추, 초리세로 고추가 없는 한국에서는 고운 고춧가루와 고추장을 사용하면 된다. 물론 스페인보다 한국의 매운맛이 나겠지만.

여기에 시중에 파는 조리된 농축 토마토 100g를 넣는다. (이 단계는 한국에서 생략할 수 있다, 아니면 토마토로 식용유에 볶아 조리하면 된다.) 소금과 후추를 약간 친다.

토마토를 투입하고 10mg의 우스터셔 /우스터 소스 (salsa Perrins)를 넣어 잘 섞어 2시간 약한 불에 익힌다. 2시간이다. 매 15분 동안 잘 저어준다. 

조리된 토마토로 퓌레를 만들기 위해 빠사뿌레 pasapuré라는 도구로 걸러낸다. 이 도구가 없으면 천이나 체로 토마토 씨나 껍질을 걸러내면 된다. 

2. 마요네즈 만들기-  강한 마늘 맛을 제거하기 위해 마늘 한 두 개를 반으로 잘라 끓는 물에 20초가량 삶는다. 마늘에 싹은 제거한다. 믹서기에 마늘을 넣고 소금을 치고 큰 달걀 두 개를 깨뜨려 넣고 해바라기유 175ml와 올리브유 175ml를 준비한다. 기름을 반쯤 넣고 믹서기로 갈기 시작하고 서서히 나머지 기름을 붓는다. 

만들어진 마요네즈를 사이펀 sifón에 넣는다.  사이펀은 공기 압축을 이용해 액체를 거품처럼 기체로 가볍게 만드는 도구이다. 사이펀이 없으면 이 과정도 생략해도 된다.

3. 감자요리 - 감자 두 개를 반으로 잘라 길게 삼등분으로 자르고 쪼갠 gajo 감자를 찬 물에 15분 담가 두었다가 건져 흡수지에 물기를 뺀다. 

오븐에 들어갈 쟁반에 녹색의 비르헨 엑스트라 올리브유를 붓고 감자를 담가 오븐 온도 120도에 1시간 조리한다. 이렇게 감자를 서서히 부드럽게 익히는 것을 '꼰삐따르 (confitar)'라고 한다. 이쑤시개로 찔러 감자 속이 익은 것을 확인한다.

속이 말랑하게 익은 감자를 오븐에서 꺼내고 올리브유를 냄비에 붓고 끓인다. 감자를 넣고 노랗게 읽을 때까지 튀긴다. 감자를 저으면 부서질 우려가 있다. 노릇하게 익은 감자는 겉은 바싹하고 속이 촉촉한 튀김이 된다. 

속이 너무 깊지 않은 쟁반에 튀긴 감자를 꽃잎처럼 놓고 가운데 브라바 소스를 놓고 위에 마요네즈를 올린다. 위에 홍 파프리카 가루를 조금 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