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송고리는 나무껍질이 흰 소나무 백송(白松) 같은 흰색의 골(매 골 鶻)이란 뜻으로 매 중에 가장 큰 매로 '흰매'라고도 한다. 보통 매는 날개폭(날개를 펼친 폭, 스페인어 envergadura)이 최고 120cm인 반면에 백송고리는 최소 130cm이고 최대 160cm로 아주 큰 매다.
스페인어로 gerifalte[헤리팔떼]라고 하는데, geri는 '투창(dardo)'을 뜻하는 북유럽어 또는 '회전'이라는 뜻의 고대 그리스어 구르스(γῦρος)에 갈고리 모양의 발톱을 의미하는 라틴어 faix에 유래한 매(falcon)가 합쳐진 프랑스어 gerfaut[제르포]에서 유래한 것 같다.
DRAE(스페인왕립학술원 스페인어사전)은 gerifalte를 "북유럽에 대개 서식하는 큰 매"라고 정의했다.



북극에 가까운 추운 지역에 서식하는 매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관찰하기 어렵지만 기후가 낮았던 옛날에는 겨울에 볼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런 까닭으로 우리말 속담에 무엇을 날쌔게 잡아채는 것을 비유하는 '백송고리 생치 차듯'이 있나 보다. '생치'는 꿩을 뜻한다. 일본의 홋까이도에서 종종 발견되곤 한다.

흰매는 아이슬란드의 국조였고 1944년 노르웨이와 덴마크로부터 독립한 현재 아이슬란드 공화국의 문장에는 나타나 있지 않지만 나라를 상징하는 동물로 인식하고 있다.

백송고리는 미국 공군사관학교를 상징하는 새이기도 하다(브리테니커백과사전).

네이버(엣센스) 스페인어사전은 gerifalte를 '큰 매'라고 오역했다.

DEA(실스페인어사전)은 gerifalte 사냥에서 아주 선호하는 매로 학명이 Falco rusticolus(팔코 루스티콜루스)라고 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Falco rusticolus의 우리말 이름은 '흰매'라고 했다.

gerifalte는 매 중에 가장 큰 매이지만 우리말 번역어는 '큰 매'가 아니라 '흰매' 또는 '백송고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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