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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스페인어 낱말 바루기

'오금 corva'를 corvo로 오역한 네이버 스페인어사전, 국립국어원 한국어-스페인어 학습사전

by brasero 2021. 10. 6.

오금은 무릎 관절 안쪽의 오목한 부분으로 '뒷무릎'이라 한다. 한자어로 슬와 膝窩 (무릎 슬  움집 와) 또는 곡추 曲䐐 (굽은 곡에 오금 추)라고 한다. 오금이란 낱말은 확대되어 '팔오금'은 아래팔과 위팔을 이어주는 뼈마디의 안쪽 부분을 가리키는 말이고 한오금, 밭은오금, 먼오금은 활의 구성 요소의 명칭으로 쓰인다.

오금은 또한 여러 비유 표현으로 사용된다. 이를테면 오금을 펴다, 오금을 박다, 오금을 지리다, 오금을 떼다, 오금이 굳다, 오금이 묶이다, 오금이 붙다, 오금을 못 쓰다, 오금이 쑤시다, 오금이 뜨다, 오금을 걸다, 오금에 돌개바람이 들다 따위의 관용구로 쓰이는 생산성이 높은 단어이다. 

오금을 스페인이라면 왕립학술원인 우리나라의 국립국어원이 편찬한 '한국어스페인어 학습사전'(이하 국한스)은 corvo라고 오역했다. 오금은 corvo가 아니라 corva이다. 

국한스 사전을 네이버 스페인어사전이 전산화하며 여성명사 corva를 남성명사 corvo로 잘못 입력한 것이라고 여겼지만, 이어지는 관용구 '오금이 쑤시다, 오금이 저리다' 번역에도, 아래처럼, corvo라고 꾸준하게 오류를 반복하고 있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국립국어원의 착각임이 판명되었다. 아니면 네이버가 연속해서 오타를 입력한 것일 수 있다. 

corvo는 오금이 아니라 쇠갈고리(garfio), 날이 굽은 마체테(machete -중남미에서 벌채용으로 쓰는 날이 넓고 무거운 긴 칼)이거나 생선, 조기(corvino, corvina)이다 (스페인 왕립학술원 스페인어사전, 2014, 23판).

corvo- 날이 굽은 마체테

하찮은 실수로 웃고 넘어갈 수 있지만 한국어를 배우는 스페인 사람에게 '오금'이란 좀 어려운 낱말을 잘못 알려주고, 또 스페어를 공부하는 한국인에게 엉뚱한 정보를 주고 있다. 개미구멍으로 공든 탑이 무너진다라는 속담이 있듯, 작은 것이라도 틀리지 않아야 한다. 

  • 오금이 쑤시다. doler el corvo 무슨 일을 하고 싶어 가만히 있지 못하다. corvo-> corva
  • 오금이 저리다. tener ardor el corvo 공포감이나 두려움 때문에 마음을 졸이다. corvo-> cor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