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cido는 동사 cocer (삶다, 찌다)의 형용사이거나 명사이지만, 아래 2번 명사로 음식 olla (오야)를 뜻한다. olla는 '냄비'나 '솥'이란 뜻이지만, 이런 조리도구에 담아 고기, 삼겹살, 콩, 채소를 삶은 음식이다. 굳이 번역하자면 '고기채소콩완숙'이라할 수 있다.
스페인 왕립학술원 스페인어 사전 (RAE)은 오야를 아래처럼 정의했다. "3. 여성명사. 고기, 토시노 (염장 돼지비계), 콩과 채소, 주로 이집트콩과 감자, 가끔 소시지도 첨가하여 모두 삶아 맛을 낸 음식".
필요한 영양가를 모두 갖춘 '고기채소콩완숙'인 코시도 스페인의 국민 음식으로 스페인 구석구석 해 먹지 않는 곳이 없다. 당연하게 지역마다 재료는 차이가 있다. 스페인 17개 자치주에는 아래와 같은 코시도가 있다.
1. 갈리시아 - 코시도 가예고(cocido gallego), 코시도 라린(cocido Lalín, 라린 지역 코시도)
2. 칸타브리아 - 코시도 몬탸네스(cocido montañés), 코시도 레바니에고(cocido lebaniego, 리에바나 Liébana 계곡 마을의 코시도)
3. 아스투리아스 - 파바다(fabada)*, 꼬시도 아수투리아스(cocido asutrias) = 포테 아스투리아노(pote astruriano)
4. 라이로하- 코시도 리오하노(cocido riojano)
5. 나바로 -가르부레 나바로(garbure navarro)
6. 파이스 바스코 - 코시도 데 알부이아스(cocido de alubias- 강낭콩, 고기 완숙)
7. 카탈루냐- 에스쿠데야 이 카른도야(escudella i carn d'olla)
8. 아라곤- 코시도 아라고네스(cocido aragonés)
9. 발렌시아- 푸체로 발렌시아노(puchero valenciano), 오야 히타나(olla gitana)**
10. 발레아레스섬 - 코시도 발레아레스(cocido balerares), 'bullit'이라고 하고 메노르카 섬에는 'brou'라고 한다.
11. 무르시아- 코시도 데 펠로타스(cocido de pelotas), 오야 히타나(olla gitana)**
12. 안달루시아- 코시도 안달루스(cocido andaluz), 푸체로 안달루스(puchero andaluz), 베르사 가디타나(berza gaditana - 카디스의 캄피냐 데 헤레스Campiña de Jerez의 양배추 코시도), 오야 히타나(olla gitana)**
13. 카스티야이레온- 코시도 마라가토(cocido maragato 레온도의 마라가테리아 Maragatería의 코시도 ), 코시도 카스테야노(cocido castellano), 코시도 사모라노(cocido zamorano)
14. 카스티야라만차- 코시도 만체고(cocido manchego)
15. 엑스트레마두라- 코시도 엑스트레메뇨(cocido extremeño)
16. 마드리드- 코시도 마드릴레뇨(cocido madrileño)
17. 카나리아스섬- '일곱 가지 고기의 코시도 cocido de siete carnes', 카나리아섬 코시도 (cocido canario), 여러가지 고기를 코시도한 후 만드는 로파 비헤하(ropa vieja)***도 았다.
*아스투리아스의 파바다는 faba라는 강낭콩과 콤팡고(compango- 초리소 소시지. 돼지피 소시지인 모르시야, 삼겹살)를 같이 삶은 음식이다. 파바다는 엄격하게 코시도가 아니라 '포타헤'라 할 수 있다.
**오야 히타나(olla gitana)는 말 그대로 옮기면 '집시의 오야' 즉 스페인 집시들이 해 먹는 코시도란 뜻인데 사실 코시도가 아니라 '포타헤(potaje)'이다. 오야 히타나는 고기나 소시지가 들어가지 않고 양파, 호박, 감자, 토마토, 박하와 병아리콩(이집트콩)과 강낭콩 자루를 삶아 홍피망 가루와 올리브유를 치고 소금으로 간을 한 음식이다.
코시도 cocido = olla = puchero = pote | 포타헤 potaje (어원, 프랑스어 potage =스페인어 puchero) | |
재료 | 고기, 소시지, 야채, 콩 - 고기 비중이 높음 | 콩, 야채, 소시지- 콩과 야채 비중이 높음 |
먹는 시기 | 가을, 겨울 | 가을, 겨울, 기독교의 금식 기간(소시지를 제외하고 요리함) |
먹는 방법 | 1차 국물, 국수, 밥 2차 - 야채 3차 - 고기 | 한 번에 먹음 |
대표 음식 | 코시도 마드릴레뇨 등 | 아스투리아스의 파바다, 무르시아 등의 오야 히타나 |
*** 로파 비헤하(ropa vieja)는 말 그대로 옮기면 '헌옷'인데 먹고 남은 코시도를 이튿날 재활용한 음식이다. 카스티야 지역에서는 국물을 줄여 남아 있는 콩, 고기, 야채를 달걀과 함께 올리브유를 두른 냄비나 프라이팬에 지져 낸다. 우리 관점에서 보면 제사를 지난 후 먹다 남은 생선으로 끓이는 '간국'과 발상이 유사하다. 스페인의 카나리아스섬에서는 먹다 남은 코시도로 요리하지 않고 아예 '로파 비헤하'를 코시도처럼 요리한다. 먹다 남은 생선으로 간국을 만들지 않고 간국을 만들려고 생선을 굽고 이 생선을 이용해 간국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위에서 열거한 것 이외에도 수많은 코시도가 있다. 스페인은 가히 코시도의 나라이다. 지방색이 강하고 카탈루냐가 독립을 외치고 언어와 종족이 다른 바스크족이 있는 나라이지만 코시도로 통일이 된다. 아래 글처럼 말이다 - "코시도, 우리를 묶는 음식- 지역 마다 코시도가 있다. 비슷하고 다른 이 음식을 지역에 따라 알아 본다. 전통적인 음식은 식탁으로 우리를 하나로 모이게 하는 것이다, 특히 지금 쌀쌀한 날씨에. 3 개의 코시도를 차근차근 어떻게 만드는지 알려드립니다 (잡지, Hola, 2019, 11월호)"
그렇다, 코시도는 지역에 따라 재료가 조금 다를 뿐, 모두 물에 고기, 채소, 콩을 오랫동안 삶는 완숙 음식이다. 이름도 지방에 따라 약간 다르다. 발렌시아에서는 푸체로(puchero), 카탈루냐에서는 카탈루냐어로 '에스쿠데야 이 카른도야(escudella i carn d'olla)라 하고, 아스투리아스에서는 '포테(pote)'라고 한다. '푸체로'나 '포테'는 코시도를 만드는 '오야'와 비슷한 냄비 또는 솥이다. 먹는 방법도 조금 다른다. 개인 그릇에 담는 것을 '퍼 내기' 또는 붓기(vuleco)'라고 하는데 코시도 마드릴레뇨의 경우 삼 차에 걸쳐 먹는다. 즉 tres vuelcos를 하는데, 처음에는 피데오 국수 fideo, 다음엔 야채, 마지막으로 고기를 먹는다. 레온도의 코시도 마라가토(cocido maragato)는 이와 역순으로 고기부터 먹는다. 한시바삐 길을 떠나야 하는 말꾼이 영양분이 많은 고기부터 먼저 먹는 관습 때문이다.
코시도는 스페인의 유대인 세파르디 (sefardí)의 코시도인 '아다피나 (adafina, 아래 RAE 참조) 또는 중세부터 먹어 왔던 '오야 포드리다 (olla podrida)'가 원조이다. Olla podrida는 말 그대로 옮기면 '썩은 오야'인데 재료가 허물허물해질 때까지 오랫동안 삶아 부패한 것처럼 보여서 생긴 이름이다. 'podrida(부패한)'란 말은 힘 있는 사람들, 풀만 먹는 서민과 달리 권력 있는(poderoso) 사람이 고기를 먹을 수 있었기 때문에 생겨난 이름이기도 하다. 곧 모든 계층이 즐겨 먹은 음식이 되어 돈키호테의 산초도 좋아하는 음식이 되었지만 권력 있는 음식을 '부패한 podrida' 것이라고 부른 이유는 권력을 냉소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싶다. 부패하지 않거나 더럽지 않은 권력자나 부자는 없다.
오야 포드리다를 '스튜(stew)'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한국외국어대학교가 발간한 '스페인어관용표현사전'이 그렇다. 우리말로 찌개 또는 조림의 중간 정도에 해당되는 스튜는 고기를 채소와 함께 조리하는데 고기 육즙인 그레이비, 밀가루, 버터, 향신료 등의 양념을 추가해서 익히는 요리이다. 단순하게 물에 삶는 '오야 포드리다'는 '고기채소완숙'이 적절하다. (완숙- '음식 따위를 완전히 삶음' 표준국어대사전)로 옮기는 것이 적절하다.
아래는 '오야 포드리다'와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에 대한 역사이다.
유럽의 신대륙 개척은 '코끼리가 사기점에 들어가 제멋대로 휘젓는 것 같았다(entraron en el Nuevo Mundo como un elefante en una cacharrería, poniendolo todo patas arriba). 크리스토발 콜론(Cristóbal Colón,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1450~ 1506)은 이사벨과 페르난도 왕을 설득하고 투자가들로부터 항해 자금을 받아 신대륙 탐험을 간다. 2달간 항해 동안 이집트콩, 고기, 생선, 딱딱한 빵, 치즈, 쌀, 포도주, 힘든 항해 덕분에 포도주 많이 마심. 당시 스페인의 상류 계층에서는 약한 불에 삶은 고기, 이집트콩(garbanzo 병아리콩), 돼지고기(cerdo), 야채(verdura), 소고기(ternera), 닭고기(gallina), 메추리(cordornices), 비둘기(paloma), 산토끼(liebre), 꿩(faisán) -한 그릇에 다 섞어 넣은 것 (un festival un solo plate)인 Olla Podrida(오야 포드리다)를 자주 해 먹었다. 이것은 모든 코 시도의 어머니다. 포드리다(podrida)란 이름은 오래 삶아 부패한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고 아니면 권력 있는 사람들이 먹던 것이었다. 오야 포드리다 재료 소개- 닭고기(soplete로 닭털을 태워 제거), 이집트콩(12시간 물에 담구어 둠), 콩 그물망에 투입(나중에 찾기 쉽게), 소고기, 돼지 등심, 돼지 마그라(magra), 족발 한 개, 염장 삼겹살(panceta), 메추리, 닭 허벅지를 바닥에 깔고 위에 이집트콩, 당근, 양파, 마늘, 샐러리, 파슬리 한 줌, 무(nabo), 청피망 반 쪽, 돼지피 소시지(morcilla 모르시야는 다른 냄비에 약불에 25분 삶음- 영상에서 설명하지 않으나 모르시야를 다른 재료와 같은 솥에 삶다가 터져버리면 다른 재료와 국물을 망치기 때문이다), 3.5시간 삶음. 콜럼버스가 두 대의 카라벨라(carabela) 범선을 타고 1492년10월 12일 신대륙 도착. 국물로 쌀 수프를 만듬. 10-15분 정도 삶음. 먹는 방법은 dos o tres vuelcos로 먹지만 여기서는 모두 한 접시에 담음, 요리된 밥인지 죽인지 쌀, 이집트 콩, 채소, 고기 담아 냄. 콜럼버스가 1506 년 스페인 바야돌리드에서 사망. 죽을 때까지 인도를 발견한 것으로 믿음. 후에 콜럼버스의 친구 아메리고 베스푸치(이탈리아어 Amerigo Vespucci, 스페인어 Américo Vespucio, 1454 ~1512) 항해사 이름을 따라 아메리카로 명명.
다양한 고기 야채 콩 완숙 코시도의 아버지는 '오야 포드리다'이고 코시도는 '오야', '푸체로', '포테'라고 불리기도 한다. 가끔 카수엘라(cazuela)라 하기도 한다. 포타헤는 코시도와 유사하나 코시도보다 고기 비중이 낮은 완숙 음식이다.
'지중해 음식 유럽 음식 > 스페인 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페인 감자 요리 - 파타타스 브라바스 patatas bravas - 매운 감자 볶음 (0) | 2020.08.25 |
---|---|
기사도 guisado와 에스토파도 estofado의 차이 (0) | 2020.08.17 |
미가스 migas 스페인의 비빔밥 (0) | 2020.08.11 |
토르티야 데 파타타 tortilla de patata(s), 토르티야 에스파뇰라 tortilla española -잘라 먹는 고체에서 마시는 액체까지 (0) | 2020.08.07 |
가스파초 gazpacho - 더위를 식히는 비타민 폭탄 vs 라 만차 가스파초스 gazpachos manchegos - 뜨뜻한 영양식 (0) | 2020.08.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