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1922)의 5장, 만성성당에서 블룸은 성체성사와 축복과 기도를 하는 것을 보았다. 이후 성당 의식의 마무리 단계인 헌금을 받는 접시가 곧 돌아다닐 것 같아 일어서서 나올 채비를 했다. 아래는 그가 일어서는 장면의 묘사이다.
He stood up. Hello. Were those two buttons of my waistcoat open all the time? Women enjoy it. Never tell you. But we. Excuse, miss, there’s a (whh!) just a (whh!) fluff. Or their skirt behind, placket unhooked. Glimpses of the moon. Annoyed if you don’t. Why didn’t you tell me before. Still like you better untidy. Good job it wasn’t farther south. He passed, discreetly buttoning, down the aisle and out through the main door into the light.
그는 일어섰다. 어, 내 조끼의 단추 두 개가 늘 열려있었던가? 여자들은 이걸 즐기지. 절대 말해 주지 않아. 하지만 우리 남자들은. 실례, 아가씨, 저기 (훗!) 보푸라기 (훗!). 아니면 치마 뒤, 트임이 열려 있다. 희미하게 달이 보여. 말해 주지 않으면 짜증을 내. 미리 말씀을 해 주시지 그래요. 그래도 좀 칠칠한 게 좋아. 저 아래가 아니라면 좀 나아. 그는 지나갔다, 슬그머니 단추를 채우면서, 복도를 지나 정문을 통과해 빛 속으로 나왔다.
블룸은 자신의 조끼 단추 두 개가 열려 있던 것을 알아차리고 여자들이 볼 만했겠다고 생각했고, 동시에 우리 남자들은 여자들의 옷차림이 단정하지 못하면 말을 해 준다고 했다. 가령 fluff 보풀이 있으면 훗 훗 털어 주는 척하며 알려 주고, 치마의 placket 트임이 열려 unhooked 있다면, 희미하게 달이 보인다고 했다.
달이 희미히게 보인다는 것은 아래 김종건의 훌륭한 번역과 주석처럼, 셰익스피어의 ≪햄릿≫에서 따온 표현으로 무엇인가 달빛 아래처럼 어렴풋하게 보인다는 뜻이다
하지만 블룸이 상상하는 moon은 여자의 엉덩이일 수 있다. moon은 18세기 중반부터 엉덩이 buttocks란 뜻으로 썼고 mooning은 항의의 의미로 엉덩이를 보여 주는 행위이다.
그러면 블룸은 치마의 트임이 열려 있으니 적어도 속옷이, 트임이 조금 심하게 열려 있다면 살갗이, 너무 심하면 엉덩이까지 보인다고 생각을 한 것일 수 있다.
여자들은 단정하지 못한 옷차림을 말해주지 않으면 짜증을 내. Annoyed if you don’t. 진작 말을 해주시지 그래요. Why didn’t you tell me before. 그래도 칠칠한 당신이 좋아 Still like you better untidy. 저 아래까지 아니라면 좋아 Good job it wasn’t farther south. 단추나 트임이 너무 깊게 열려 있지 않은 게 괜찮다는 말이다.
신성한 성당에서 불결한 생각을 하는 블룸, 진지함에 질식당하기 싫은 조이스가 그에게 숨을 좀 쉬게 하고 우리에게 웃음을 안겨주는 장면이다. 구역질 나는 남성 편향 시각이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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