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페인어/네이버 스페인어사전 뜻풀이 수정

눈개승마 barba de cabra 장미과 개승마속

by brasero 2024. 11. 19.

네이버(엣센스) 스페인어사전에 장미과(Rosaceae) 눈개승마속의 barba de cabra의 뜻풀이를 수정했다. 의미가 수정된 낱말은 스페인왕립학술원 스페인어사전(DRAE)에 등재된 것이다. 학명과 명칭을 위해서 한국 국립생물자원관, 표준국어대사전, 스페인왕립식물원 Anthos, 이베리아식물(Flora Iberica), 안달루시아식물(Florandalucia), 영국왕립식물원 Kew, 세계생물다양성정보기구(GBIF), 세계식물목록(The Plant List), 위키백과 등을 참조했다.

스페인어 명칭, 네스 뜻풀이 → 뜻풀이 수정, 학명, 영어 명칭(영어 명칭 직역)

barba de cabra 염소수염 눈개승마 Aruncus dioicus goat's beard(염소 수염)

barba de cabra의 문자 그대로의 뜻은 '염소의 수염'인데 장미과의 '눈개승마'이다. 속명 Aruncus는 고대 그리스어로 염소 수염을 뜻하는 말에 뿌리가 있다. 작은 하얀 꽃들이 촘촘하게 달려 깃털처럼 늘어진 모양이 염소 수염을 닮았기 때문이다. 우리말 명칭 '눈개승마'는 미나리아재비과의 '승마'를 닮았지만, 승마에 미치지 못해 질이 떨어진다는 접두어 '개~'를 첨가해  '개승마'이고, 누운 것처럼 보여 '누운'의 약자 '눈'이 붙어 '눈개승마'가 되었다. '눈'은 겨울의 눈을 견디고 봄에 싹을 틔운다는 뜻이라는 설도 있다. 다른 말로 눈개승마를 '삼나물'이라고 한다. 두릅과 인삼과 고기의 세 가지 맛이 난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눈개승마 수확 - 대전 문화방송(MBC), 7년 전 영상

눈개승마, 사진 위키백과

눈개승마는 여러해살이풀로 줄기가 곧게 서고 높이는 80~300 cm이다. 잎은 어긋나며 좁은 달걀 같고 끝은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잎의 앞면은 반질거리고 뒷면은 가끔 털이 있는데 맥을 따라 주로 털이 있다. 꽃은 5~7월에 피는데  암수가 다른 그루이고 원추꽃차례*로 달린다. 수꽃이 암꽃보다 약간 크다. 꽃은 연한 노란색이 도는 흰색이다. 씨앗은 골돌(한 개의 심피에서 발달하여 익으면 열매의 봉합선이 터진다.)로 길쭉한 타원형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유럽, 북미 동서부가 원산이다. 아래 영국왕립식물원 Kew는 우리나라에는 없는 것으로 표시했다.

*원추꽃차례(panícula, panoja, 영어 panicle) - 다른 말로 '원뿔모양꽃차례', '원추화서'라고 하며 총상꽃차례가 분지하여 전체적으로 원뿔 모양을 이루는 꽃차례이다. 총상꽃차례(racimo, 영어 raceme)는 분지하지 않은 한 꽃대에 꽃자루가 있는 꽃이 아래부터 위로 꽃이 무한하게 달리는 모양이다.

눈개승마 분포도, 영국왕립식물원 Kew, 녹색 원산지, 보라색 귀화식물

아래는 스페인의 책 <Flora iberica 이베리아라 식물>의 눈개승마 설명이다. 우리나라 눈개승마의 묘사와 유사하나 다른 점도 눈에 띈다. 높이는 1.5 m이고 잎의 길이는 8~42 cm, 폭은 7~26 cm이다. 원추꽃차례를 이루는 꽃대는 길이가 30 cm에 이른다. 수꽃이 암꽃보다 더 조밀하게 달린다. 수꽃의 수술은 20개 이상이고  길이가 3 mm이고 암꽃의 암술은 3개이고 길이는 0.5 mm이다.

영국왕립식물원의 눈개승마 https://powo.science.kew.org/taxon/urn:lsid:ipni.org:names:20973-2

벨라루스의 눈개승마

세계 각지의 눈개승마- GBIF https://www.gbif.org/occurrence/gallery?continent=EUROPE&taxon_key=5362136

캐나다, 사진 iNaturalist, Guerric Hache
오스트리아 눈개승마 꽃, 사진 iNaturalist, Wolfgang Bacher
우크라이나 눈개승마 열매, 사진 iNaturalist, Vlasta Loya

DREA는 barba de cabra를 "장미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줄기가 가늘고 높이가 60~70 cm이고, 잎은 강하고 거칠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고, 꽃은 원뿔모양꽃차례로 달리고 흰색이고 향이 좋다"라고 뜻풀이를 했다. 

네스는 문자 그대로 뜻으로 '염소수염'이라고 했다. DRAE가 염소수염에 비유한 식물, 즉 관용구의 뜻, 눈개승마를 파악하지 못했다. 서울대스페인어사전(서스)도 '눈개승마' 대신 국화과의 '산엽파라문삼'으로 오역했다.

네스와 서스의 이런 혼란은 염소수염은 스페인어에 두 가지 표현이 있고 이 두 표현은 과가 다른 두 식물을 지칭한다는 것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DRAE는 두 개의 염소수염을 다른 식물로 정의했다. 

  • barba de cabra 수염, ~의, 염소 - 염소수염, 장미과 눈개승마 - 원뿔모양꽃차례로 핀 꽃이 이삭처럼 늘어진 것을 염소수염에 비유함.
  • barba cabruna 수염, 염소의 - 염소수염, 국화과 초원쇠채아재비(가칭) - 씨를 퍼뜨리기 위해 열매에 꽃받침이 변한 갓털(관모, vilano, 영어 puppus)을 염소수염에 비유함.

초원쇠채아재비 갓털, 아래 링크

http://www.makaques.com/gallery.php?sp=2072

DRAE 초원쇠채아재비 barba cabruna- 국화과 compuestas

barba de cabra와 barba cabruna를 네스와 서스는 각기 다르게 뜻을 풀이했다. 아래 표 1에 보듯, 네스는 장미과의  barba de cabra 눈개승마를 '염소수염'으로, 국화과의 barba cabruna 초원쇠채아재비는 '선모'로 오역했다. 선모(학명 Curculigo orchioides)는 수선화과의 식물로 뿌리를 약재를 쓴다.

표 1, DRAE 네스 서스의 단어 뜻풀이

서스는 DRAE가 barba de cabra를 장미과의 '눈개승마'라고 한 것을 국화과의 쇠채아재비속의 한 종으로 간주하고, 학명이 Tragopogon pratensis인 '산엽파라문삼'이라고 오역했다. 이상한 이름, 산엽파라문삼은 중국 명칭 蒜叶婆罗门参을 그대로 차용한 말이다. 하지만 중국식물명칭색인(中国植物名称数据库)에 의하면 산엽파라문삼은 학명이 Tragopogon pratensis이 아니라 Tragopogon porrifolius이다. 

삼엽파라문삼 학명 - 중국식물명칭색인 https://db.kib.ac.cn/CNFlora/SearchResult.aspx?cpni=CPNI-178-39864

학명을 명시한  아래 표 2에 보듯 서스는 장미과의 눈개승마 barab de cabra(Aruncus dioicus)를 국화과의 산엽파라문삼(Tragopogon pratensis)으로 오해했다. Tragopogon pratensis는 사실 초원쇠채아재비 barba cabruna이다. 

표 2, DRAE 네스 서의 단어 뜻풀이와 학명

달리 말하면, 서스는 학명이 Tragopogon porrifolius이라고 하며 barba cabruna를 '쇠채아재비'라고 했으나, 사실 barba cabruna 는 학명이 Tragopogon pratensis인 '초원쇠채아재비'이다.

초원쇠채아재비 barba cabruna(Tragopogon pratensis)는 꽃이 노란색이다. 위 DRAE의 barba cabruna의 뜻풀이에 "노란색 꽃(flores amarillas)"라고 했다. 하지만 Tragopogon porrifolius의 꽃은 자주색이다  그러므로 '자주색쇠채아재비'라고 명명할 수 있다. 둘 다 우리나라에 서식하지 않은 유럽 원산의 쇠채아재비이다. 이에 비해 유럽 원산이지만 우리나라에 귀화한 '쇠채아재비'는 학명이 Tragopogon dubius으로 꽃의 색깔은 초원쇠채아재비의 꽃처럼 노란색이다.

중간 정리를 하면, 서스는 눈개승마  barba de cabra를 '산엽파라문삼'으로 오역했고, 우리나라에 자생하지 않은 초원쇠채아재비 barba cabruna(Tragopogon pratensis)를 역시 우리나라에 자생하지 않는 유럽의 '자주색쇠채아재비(Tragopogon porrifolius)'로 오역했다. 물론 서스는Tragopogon porrifolius를 유럽에서 귀화한 우리나라의 자생식물 '쇠채아재비(Tragopogon dubius)와 구분하지 못했다.

요약하면 barba de cabra는 장미과의 눈개승마이지 네스처럼 문자 그대로 뜻을 옮긴 '염소수염'이나 서스처럼 국화과의 '산엽파라문삼'이 아니다. '산엽파라문삼'은 쉬운 우리말로 '초원쇠채아재비'라고 명명할 수 있다.

서양에서 눈개승마는 우리처럼 나물로 먹는 음식이기보다는 관상용으로 인기가 많다. 

눈개승마 관상용 영상, 'Misty lace' 한국의 한라개승마(학명 Aruncus aethusifolius) 교잡한 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