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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네이버 스페인어사전 뜻풀이 수정

들바질 alcino, 솔조개나물 pinillo, 개쓴박하 ortiga muerta - 꿀풀과

by brasero 2024. 10. 27.

꿀풀과 또는 순형과에는 우리에게 친숙한 들깨, 박하, 배초향(방아잎), 바질, 로즈메리, 라벤더, 백리향(타임), 오레가노, 세이지(샐비어), 스피어민트, 애플민트, 레몬밤 따위의 약이나 음식 또는 향료로 쓰는 허브식물이 많다. 이외에도 친숙하지만 이름이 생소한 깨꽃(일본어 '사루비아''로 알려졌다.)과 배암차즈기가 있고, 생소하지만 무엇인지 알면 감탄사를 외칠 곡향, 향유, 소엽 등이 있다. 

우리말 '꿀풀과'는 꿀처럼 달콤한 '꿀풀'에서 나온 말이지만 영명 lamiaceae와 스페인어 명칭 lamiáceas는 '턱'을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 연결된 꽃잎은 입술처럼 생겼는데 아래 꽃잎이 턱을 닮았기 때문이다. 이런 뜻을 옮기면 악형과(턱 악, 모양  형) 이어야 하지만 우리 방식대로 '꿀풀과'라 한다. 꿀풀과의 연결된 꽃잎은 보통 위 2개 아래 3개로 입술 같은 모양이다. 그래서  다른 말로 순형(脣 입술 순 形)과, labiatae, labiadas라 한다. 

꿀풀과는 꿀풀목에 속하는 한 과로 꿀풀목이 지닌 여러 특성이 있다.

첫째, 진정쌍떡잎식물로 줄기는 풀(초본)이거나 목질이다.

둘째, 꽃덮이(화피, 꽃받침과 꽃잎)는 주로 좌우대칭(zigomorfo)이다. 아래 바위백리향의 꽃을 세로로 이등분하면 좌우대칭(좌우상칭)이 된다. 물론 꿀풀과의 일부 꽃은 방사상칭(actinomorfo)도 있다.  수술은 대개 5개이나 4개 또는 2개도 있다. 암술대와 암술머리는 보통 2개이다. 씨방상위이고 심피는 2 개다(심피는 밑씨를 만드는 대포자잎이다).

poleo(바위백리향, 바위타임, Acinos alpinus)의 꽃, 사진 스페인왕립식물원

셋째, 꽃은 총상꽃차례(racimo 꽃대 양옆으로 작은 꽃줄기에 하나의 꽃이 올라가며 달린다), 산방꽃차례(cimosa 위에서 먼쪽의 꽃줄기는 길고 가까운 쪽은 짧아 위에서 편평한 구조를 이루는 꽃차례), 또는 이삭꽃차례(espiga, 꽃대축에 꽃자루가 없는 작은 꽃이 이삭처럼 달린 꽃차례)이다. 많은 꿀풀과 꽃은 윤상꽃차례(돌려나기꽃차례)처럼 보이지만 맞은편 잎겨드랑이에서 취산꽃차례(꽃대 끝에 한 개의 꽃이 피고 그 주위의 가지 끝에 다시 꽃이 피고 거기서 다시 가지가 갈라져 끝에 꽃이 피는 차례)인데 기산꽃차례(마주나기로 붙는 화경에 다시 마주나기로 꽃자루가 붙는 꽃차례)로 달리는 가짜 윤상꽃차례이다. 

넷째, 꿀풀과의 57%는 암컷(자성) 꽃과 암수한몸(자웅동체) 꽃이 달리는 그루가 따로 있는 자성과 자웅동체 이체성(gynodioecy)이 있다*. 암컷 꽃은 암수한몸 꽃보다 작고 수술이 퇴화되었지만 암수한몸 꽃의 암술과 수술은 잘 발달되어 있다. 꽃을 관찰할 때, 수술이 위로 뻗어 있지 않으면 암컷 꽃인지 의심해봐야 한다. 

*T.S. Jang, H.K. Moon, S.P. Hong. Sex expression, population structure, and floral dimorphism in a gynodioecious herb, Agastache rugosa (Lamiaceae) in Korea[한국 꿀풀과 배초향에 자성 자우동체 이체성의 성 표현과 개체 양상과 꽃의 이형태성]. Flora, Vol. 215, 23-32, 2015.

다섯째, 열매는 성숙하면 껍질이 열리는(dehiscencia) 삭과(cápsula)이다. 열매는 분비물을 분비하는 털(모용)이 있다.  

이런 꼴풀목의 특징을 꿀풀과의 개별 식물마다 어떻게 다른지 염두하면서 네이버(엣센스) 스페인어사전에 표제어로 등재된 꿀풀과 식물의 뜻풀이를 조사하고 수정했다. 의미가 수정된 낱말은 스페인왕립학술원 스페인어사전(DRAE)에 등재된 것이다. DRAE에 표제어로 등재되어 있으나 네스(엣스)에 누락된 단어는 미등재라고 표기했다. 

학명과 명칭을 위해서 한국 국립생물자원관, 국가표준식물목록, 표준국어대사전, 스페인왕립식물원 Anthos, 영국왕립식물원,세계생물다양성정보기구(GBIF),이베리아식물(Flora Iberica), 안달루시아식물(Florandalucia), 세계식물목록(The Plant List), 위키백과 등을 참조했다. 

속 명칭의 알파벳 순으로 제시했다.

스페인어 명칭 네스 뜻풀이  뜻풀이 수정 학명 영어 명칭(영명 직역) 

alcino  야생 층층이꽃, albahaca silvestre menor 미등재 들바질, 산바질, 개바질 Acinos arvensis(학명이명 Clnopodium arvensis) basil thyme, spring savory(바질 타임, 봄 세이보리)

우리나라에 자생하지 않은 아시노스속의 유럽 원산의 두해살이풀이다. 높이는 3~28 cm이고 줄기는 똑바로 서고 털이 있다. 잎은 선형이나 타원형이고 앞뒤에 잔털이 있다. 줄기 아래쪽 잎은 아래로 향해 있다. 6~8.5 mm의 작은 청자색 꽃이 핀다. 꽃받침에는 잔털이 무성하다. 식물 전체에 바질과 백리향(타임)이 섞인 냄새가 나서 영어 이름은 basil thyme이고 스페인어로 '작은 야생 바질 albahaca silvestre menor'란 동의어로 불린다. 들바질, 산바질 또는 진짜 바질이 아니기 때문에 '개바질'이라고 명명해 보았다.

네덜란드 들바질 새싹, 사진 GBIF, N. Albers
스페인의 들바질, 사진 GBIF iNaturalista, Noel Meabe Errasti
프랑스의 들바질, 사진 GBIF iNaturalista, Jakob Fahr

들바질 GBIF 사진 https://www.gbif.org/es/species/2927118

pinillo (길이 10-20센티미터의) 순형과의 한해살이 초본식물솔조개나물, 솔향조개나물, 노랑꽃조개나물, 소나무풀 Ajuga chamaepitys ground pine(땅 소나무)

우리나라에 없는 유럽과 서남아시아가 원산인 조개나물속의 한해살이풀이다. 높이는 5~19 cm이고 줄기는 바닥에 기대어 있으나 끝은 서 있다. 흰 잔털이 무성한 잎은 긴 타원형으로 2 출엽 또는 3 출엽이다. 언뜻 보면 이제 막 자라는 어린 소나무 같다. 그래서 이름도 pino(소나무)에다가 '작다'는 뜻의 접미사 -illo를 붙여 pinillo라 한다. 영어 이름도 ground pine(땅 소나무, 바닥 소나무)이다. 잎에는 정말 소나무 냄새가 난다. 꽃은 잎겨드랑이에서 핀다. 연결된 꽃부리 중 위쪽 셋은 매우 짧고 아래쪽 두 꽃부리는 가운데 열편이 있고 길이가 10~16 mm이고 노란색이고 붉은 얼룩이 있고 자주색 맥도 있고 흰 잔털이 있다. 꽃받침통은 길이가 3.5~6 mm이고 흰 잔털로 덮여있다. 예부터 강장제 또는 이뇨제로 사용했다.

사진 GBIF Ludwig Treuter
사진 영국왕립식물원 kew
사진 Florandalucia
사진 GBIF piligrau

우리나라의 보라색 꽃이 피는 조개나물과 금창초를 비롯한 분홍색 꽃이 피는 분홍꽃조개나물과 달리 pinillo는 잎이 가늘고 노란색 꽃이 피지만 조개나물속에 속하고 약재로 사용한 것을 고려하여 이름을 지어 보았다. 소나무를 닮았기 때문에 '솔조개나물' 또는 솔향기가 나기 때문에 '솔향조개나물', 또는 꽃이 노란색이어서 '노랑꽃조개나물'이라고 명명해 보았다. 아니면 '나물'이란 말을 떼고 '소나무풀'이라고 할 수도 있다.

사진 왼쪽부터 영국왕립식물원,위키생물종 wikispecies

ortiga muerta 광대나물개쓴박하 Ballota nigra black horehound(검은 허하운드)

ortiga mueta를 문자 그대로 옮기면, 죽은(muerta) 쐐기풀(ortiga)인데, 쐐기풀과가 아니라 꿀풀과 발로타속(Ballota)의 식물이다. 꽃이 시들어 떨어지고 나면 검은색으로 변해 마치 죽은 쐐기풀처럼 보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학명의 라틴어 nigra(검은)도 이를 반영했다. 

사진 Florandalucia

ortiga muerta를 네스는 꿀풀과 광대수염속의 '광대나물'이라 했지만, 사실 발로타속의 '개쓴박하(가칭)'이다. 광대나물과 비교하며 개쓴박하의 특징을 언급한다. 개쓴박하는 유럽과 서남아사아 원산의 여러해살이풀로 높이가 82 cm까지 자란다. 잎은 잎줄기가 있으며  아래쪽 잎은 신장형이거나 둥글고 가장자리는 불규칙한 둔한 톱니가 있다. 

개쓴빡하의 줄기 아래 잎- 신장형, 심장형 불규 한 무딘 톱니. 사진 스페인왕립식물원

위쪽의 잎도 잎줄기가 있고 끝이 뾰족해지는 첨두형이다. 이에 비해 광대나물의 잎은 잎줄기가 없고(sésil) 잎이 줄기를 감싼 반원형이다. 

사진 좌 스페인왕립식물원, 우 GBIF wildflowers7

개쓴박하는 4~10월 동안 꽃을 피운다. 꽃은 돌려나기처럼 보이지만 가짜 돌려나기인 취산  및 기산꽃차례로 여러 개 달린다(verticilastro). 각 층마다 4~48개의 꽃이 잎겨드랑이에 핀다. 광대나물도 한 층에 여러 개 꽃이 잎겨드랑이에 피는데 각 층마다 10~20개가 달린다. 

사진 좌 영국 GBIF Linda Williams, 우 스페인왕립식물원

개쓴박하의 꽃은 자주색에 흰색 얼룩이 있고 광대나물의 꽃은 분홍색 또는 자주색이다. 광대나물의 꽃은 꽃부리가 길고 토끼를 닮았다. 그래서 DRAE에 등재되어 있지 않지만 광대나물은 conejito(문자 그대로 뜻, 작은 토끼)이다. 광대나물은 개쓴박하와 동일한 스페인어 명칭 ortiga muerta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말의 '광대나물'은 울긋불긋한 꽃의 색깔과 껑충한 모양이 광대를 닮았기 때문이다. 

개쓴박하의 꽃 - 연한 자주색에 흰 얼룩이 있다. 사진 스페인왕립식물원

개쓴박하는 물가와 같은 습지에 서식하고 광대나물은 초원이나 경작지 또는 황무지에 서식한다.

개쓴박하는 강한 곰팡이 냄새를 풍기지만 유럽에는 13세기부터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했다. 모로코와 스페인의 안달루시아에서는 벌레 물림, 상처, 치통 등에 사용했다. 튀르키예에서는 진정제, 이뇨제, 항생제로 썼고 이탈리아에서 피부병와 벌레를 퇴치하기도 했다.* 광대나물은 어린잎과 줄기를 샐러드 또는 나물로 식용한다. 

*개쓴박하의 약효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아래 Przerwa  외 2인. <Ballota nigra L. – an overview of pharmacological effects and traditional uses> Hernal  Polonica. 66(3), 56-65. 2020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350711527_Ballota_nigra_L_-_an_overview_of_pharmacological_effects_and_traditional_uses

'개쓴박하'란 이름은 '쓴박하'에 '개'자를 붙인 합성어이다. ortiga muerta의 다른 스페인어 명칭은 marrubio bastardo이다. marrubio는 우리나라에 자생하지 않고 유럽과 서아시아와 북아프리카가 원산인 마루비움속의 허브 Marrubium vulgare로 박하와 유사하지만 진짜 박하에 비하면 맛이 쓴, 즉 '쓴 박하'이다. 그러면  marrubio bastardo는 'bastardo'가 원래의 것보다 '질이 떨어진다'는 뜻의  '개-'이기 때문에 '쓴박하'에 접두어 '개'를  첨가하여 '개쓴박하'라고 명명했다.

그러면 개쓴박하는 '박하, 예를 들어, 스페인과 기타 유럽 지역이 원산인 애플민트 mastranzo보다 못한 '쓴박하'보다 질이 나쁜 박하이다.

  • 애플민트 mastranzo - 박하속의 사과향이 나는 박하이다. 이베리아반도, 프랑스,밸기에, 이탈리아, 영국, 독일, 네덜란드, 스위스, 튀르키예 등이 원산지이고 전술한 유럽의 기타 지역 등의 귀화식물이다.
  • 페니로열(민트) poleo - 박하속의 박하로 스피어민트와 유사한 향이 난다. 이베리아반도, 프랑스, 독일, 스위스, 영국, 리비아, 모로코, 이집트 등 지중해 지역이 원산이고 뉴욕, 캘리포니아,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뉴질랜드의 귀화식물이다. 
  • 스피어민트 hierbabuena - 박하속의 잎이 창(spear 스피어)처럼 뾰족한 상큼한 맛이 나는 박하다. 이베리아반도와 영국을 제외한 유럽,  튀르키예, 이란, 시리아, 레바논,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네팔 티베트, 중국 동남부가 원산지이고 이베리아반도와 영국, 아프리카 북부, 북아메리카, 호주 시드니 주변, 일본의 귀화식물이다. 
  •  쓴박하 marrubio - 박하속이 아니라 마루비움속의 풀로 보통 박하보다 쓴맛이 난다.  지중해 연안 유럽, 북유럽, 동유럽, 중앙아시아, 서남아시아가 원산이고 북중남미와 뉴질랜드 등의 귀화식물이다.
  • 개쓴박하 marrubio bastardo = ortiga muerta - 박하속이 아니라 발로타속의 풀로 쓴박하와 유사한 풀이다. 유럽, 서남아시아가 원산이고 미국, 영국, 뉴질랜드의 귀화식물이다. 

개쓴박하는 진짜 박하인 애플민트, 페니로열민트, 스피어민트와 거리가 먼 가짜 박하이고 이들을 닮았지만 쓴맛이 나는 가짜 박하 쓴박하보다 질이 낮은 여러해살이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