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대구 요리는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중부 지방인 까스띠야 라 만차에는 아따스까부라스 atascaburras라는 음식이 있다.
atascaburras는 atascar(막히다, 진창에 빠지다) 동사와 암탕나귀들(burras)가 합성된 낱말이다. 수탕나귀가 아니라 암탕나귀(burra)인 까닭은 별 다른 뜻은 없고 atasca와 운율을 맞추기 위해서이다. atascaburras는 그러면 오도 가도 못하는 당나귀들인데, 왜 음식 이름이 되었을까.
https://www.cocinatis.com/receta/atascaburras-manchego.html
삶은 감자를 익힌 대구와 생마늘과 함께 찧으면 걸죽한 곤죽이 되고 이를 짓이기는 절구공이의 푹푹 소리가 까스띠야 라 만차 지역의 진흙탕에 빠진 나귀들의 발과 몸짓과 소리를 닮았기 때문이다.
아따스까부라스를 스페인왕립학술원 스페인어사전(DRAE)은 대구와 마늘과 올리브기름을 삶아 으깬 감자와 함께 만든 기소(guiso)라고 정의했다. '기소'는 '소스를 넣어 익히거나 미리 익힌 재료를 가지고 요리하다'라는 동사 guisar의 명사형이다.
아따스까부라스는 다른 말로 ajoarriero[아호아리에로]라고 한다. ajo(마늘)을 arriar(돛을 내리다), 즉 마늘을 다른 재료에 섞는다는 요리이다. ajoarriero는 다른 지역에서는 다른 의미이다. 예를 들어, 아라곤주에서는 대구를 감자 대신 빵을 넣고 달걀노른자와 양파 등을 섞어 만든 요리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아따스까부라스는 대구와 마늘을 찧어 으깬 감자와 섞은 것으로 '대구감자마늘퓌레(puré)'라 할 수 있다. 그러면 힘들게 절구에 찧지 말고 믹서기로 갈아 버리면 될 것 같다. 하지만 감자와 대구가 으깨지면서 마늘과 올리뷰유에 유화되는 맛은 사라진다.
조리법은 간단하다.
▶ Recetas Tradicionales de Cocina
재료, 4인분 - 감자 1,200 그램, 마늘 4쪽, 대구 300 그램(스페인에서는 punto de sal 소금 약간 넣어 냉동한 대구 또는 desalado 염장 대구를 물에 담가 염분을 뺀 것, 한국은 생대구), 파슬리 약간 (파슬리는 없어도 된다). 소금, 올리브유
1. 껍질은 깐 감자를 썰어 냄비에 넣고 물을 붓는다.
2. 중불에 냄비 뚜껑을 닫고 끓인다.
3. 거품을 제거해준다.
4. 10분 정도 끓으면 대구를 넣고 5분 끓인다.
5. 감자와 대구를 건져 큰 그릇에 담고 으깬다.
6. 썬 파슬리와 잘게 썰거나 으깬 마늘을 넣는다.
7. 올리브유를 첨가하여 잘 섞는다.
8.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 달걀 삶는 과정은 위 영상에 없다. 아따스까부라스에 빵을 찍어 먹든지, 빵 위에 올려 먹는다.
▶ Castilla La Mancha TV - 아따스까부라스
▶ RTVE <Ahora o Nunca> 아따스까부라스, 조리된 아따스까부라스 위에 붉은 피망 가루(pimentón)와 볶은 해바라기씨(pipa)를 고명으로 사용한다.
▶ 까를로스 아르기냐노 Karlos Arguiñ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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