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cino de cielo, 문자 그대로 옮기면, 천국(cielo)의(de) 돼지비계(tocino)인데, 달걀노른자(yema)와 설탕과 물로 만든 스페인의 유서 깊은 디저트이다. 또시노 데 시엘로는 14세기 안달루시아의 헤레스 데 라 프론떼라(Jerez de la Frontera)에 있는 에스삐리뚜 산또 수도원(Convento de Espíritu Santo)의 수녀들이 최초로 만들었다.
https://www.abc.es/recetasderechupete/tocino-o-tocinillo-de-cielo-un-postre-celestial/6117/
포도주 산지인 이 지역에서는 달걀의 흰자를 포도주를 맑게 처리하는 과정에 사용했는데, 수도원의 수녀들은 남아 있는 노른자를 활용하는 차원해서 노른자에 설탕과 물을 섞어 중탕으로 끓여 또시노 데 시엘로를 만들었다. 또시노 데 시엘로(tocino de cielo)의 모양이 돼지비계(tocino)처럼 생겨서 tocino라고 하며, 사람들을 천국으로 이끄는 수녀들이 만들었고 cielo(천국)에서 만든 것 같이 맛이 있다고 해서 cielo란 낱말을 첨가했다.
tocino 대신 '축소하다' 또는 '정감이 있다'는 뜻의 접미사 -illo를 붙여 tocinillo de cielo[또시니요 데 시엘로]라고 부르기도 한다. 전치사 de 대신 전치사 de와 남성 명사 앞에 쓰는 정관사 el을 합친 del를 써 tocino del cielo, tocinillo del cielo로 쓰기도 한다.
https://recetasdecocina.elmundo.es/2020/05/tocino-tocinillo-cielo-dulce-tradicional.html
tocino de cielo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디저트(postre)로 먹는 달걀 노른자와 당밀을 굳힌 단 음식' 또는 '계란 노른자를 설탕과 물을 섞어 응고한 단 맛이 나는 후식(postre)'이다.
네이버(엣센스) 스페인어사전(네스, 엣스)은 tocino de cielo를 DRAE(스페인왕립학술원 스페인어사전)의 설명을 번역하며 뜻을 새겼다. 위 DRAE에 의하면 또시노 데 시엘로는 달걀 노른자와 당밀(almíbar - 설탕을 물에 녹여 끓인 것)을 섞어 응고하도록(cuajados) 익힌(cocidos) 것이라고 했다. cocido는 여기서 '굽다' '삶다'는 뜻이 아니라 '익힌다' 또는 '요리하다'는 뜻이다. 네스(엣스)는 "잘 응결될 때까지 함께 구운"이라고 했는데, 노른자와 당밀이 섞인 흐물흐물한 액체를 어떻게 구울 수 있는가. dulce는 '과자라고 옮길 수 있지만, 여기서는 '후식'이나 '단 음식'을 의미한다.
또시노 데 시엘로는 스페인 사람들이 즐겨 먹는 후식이라서, 슈퍼마켓의 '디저트 판매대'에 끄레마 까딸라나(crema catalana), 플란(flan), 티라미수(tiramisu), 커스터드(natillas), 아로스 꼰 레체(arroz con leche, 쌀과 우유로 만든 디저트), 꾸아하다(cuajada, 우유로 만든 디저트) 등과 함께 놓여 있다.
하지만 요즈음에는 메르까도나와 꼰숨 등의 슈퍼마켓에 또시노 시엘로 대신 '달걀 플란(flan de huevo)' 있다. 계란 플란은 모양이 또시노 데 시엘로와 비슷하지만 달걀 노른자만 사용하지 않고 달걀 전체의 양이 많고 우유가 들어간다는 것에서 또시노 데 시엘로와 다른 맛이다.
아무튼 또시노 데 시엘로는 소설에도 등장한다. 아래는 에두아르도 멘도사의 소설 ≪사볼따 사건의 진실 La verdad sobre el caso Savolta≫ (1975)의 한 장면이다.
변호사 사무실에 근무하는 주인공 하비에르 미란다가 사볼따 회사 사장이 살해된 후 사장의 딸과 결혼할 르프랭스(Lepprince)와 점심 식사를 하고 있는데, 비밀정치경찰의 반장 바스께스(Vázquez)가 찾아와서, 후식을 함께 먹게 된다. 르프랭스가 바스께스 반장에게 후식을 함께 먹자고 권유하고 있다
— ....¿Quiere unirse a nosotros?
— Muchas gracias, he comido ya.
— Al menos aceptará unos dulces y una copita de moscatel.
"... 우리하고 같이 드시지요?
"대단히 감사합니다만 전 벌써 먹었습니다.
"그래도, 단 후식과 머스캣 포도주 한 잔은 괜찮을 테죠?
식사를 했다는 바스께스 반장에게 르프랭스가 unos dulces는 단맛이 나는 후식과 디저트로 마시는 머스캣 포도주를 권했다. 이어지는 장면에 바스께스 반장은 이 후식 두 점을 먹는다.
El comisario Vázquez se sirvió un par de dulces y dirigió a su interlocutor una mirada significativa.
바스께스 반장은 단맛이 나는 후식 두 점을 먹었고 르프랭스를 유심히 쳐다보았다.
민음사의 번역본은 dulces를 '비스킷'으로 오역했다(사볼타 사건의 진실, 1부 4장, 2010 179, 181쪽). 비스킷은 gallleta라고 하고, galleta는 후식으로 보통 먹지 않는다.
이 후식은 뒤에 또시니요 델 시엘로(tocinillo del cielo)란 명칭으로 정체가 밝혀진다.
El comisario Vázquez partió un tocinillo del cielo y lo saboreó despacio.
— Una delicia, este pastelito —exclamó.
— ¿Qué me aconseja que haga, comisario? —preguntó Lepprince. Vázquez retrasó la contestación hasta después de haber terminado los restos del tocinillo.
바스께스 반장은 달걀노른자와 당밀로 만든 후식 한 조각을 잘라 천천히 음미했다.
"이 디저트 정말 맛있군요." 그는 감탄했다.
"그러면 전 어떻게 해야 하죠, 반장님?" 르프랭스가 질문을 던졌다. 바스께스 반장은 노른자와 당밀로 만든 후식을 마저 넘길 때까지 대답을 하지 않았다.
바스께스 반장은 또시니요 델 시엘로를 배어 여유 있게 맛을 보면서 맛있다고 탄복을 했다. 그래서 그런지 르프랭스의 질문에 바로 응답하지 않고 남은 후식을 다 먹고 나서 대답을 했다.
민음사의 번역본은 un tocinillo del cielo를 '촉촉한 카스텔라'로 오역했다(사볼타 사건의 진실, 1부 4장, 2010 182쪽). 이 "촉촉한 카스텔라'는 앞 선 상황에서 르프랭스가 바스께스 반장에게 같이 먹자고 제안한 unos dulces인데, 민음사는 unos dulces를 '비스킷'으로 오역해서, 함께 먹자고 한 이 '비스킷'이 나중에 '촉촉한 카스텔라'로 변해버리는 마법이 일어난다.
un tocinillo del cielo는 이어지는 5장에 바스께스 반장과 미란다의 대화에서 바스께스 반장이 르프랭스 집에서 먹었던 이 디저트와 포도주를 기억할 때는 pastelitos라는 표현으로 바뀐다.
....de que el Lepprince de los cojones me dé pastelitos y copitas de vino dulce como si estuviésemos celebrando su primera comunión. 염병할 르프랭스는 우리가 그의 첫 영성체를 축하하는 듯 후식과 단맛이 나는 포도주를 주었지.
민음사 번역본은 pastelitos를 '비스킷 쪼가리'로 오역했다(사볼타 사건의 진실, 2010 205쪽)
- unos ducles 후식 = un tocinillo del cielo 또시니요 데 시엘로 = pastelitos 후식
- unos ducles 비스킷 un tocinillo del cielo 촉촉한 카스텔라 pastelitos 비스킷 쪼가리
카스텔라는 bizcocho 또는 coca라고 하는데 디저트로 먹지 않고 대개 아침 식사나 오후 간식(merienda)으로 커피나 다른 음료수와 함께 먹는 단 음식(dulce)이다.
사각형의 또시노 데 시엘로는 잘라 놓은 카스텔라(비스꼬초)와 비슷하다. 비스꼬초는 밀가루를 기본으로 우유, 달걀, 요구르트, 설탕, 소금 등의 재료로 오븐에 구워 내는 단 맛이 나는 dulce이다.
또시노 데 시엘로 조리법 - 4인 분 - *재료, 달걀노른자 5, 달걀노른자 흰자 모두 사용 1, 당밀(백설탕을 물에 녹여 끓인 것, 설탕 150 g, 물 100 ml), 케러멜(백설탕과 물을 끓여 노릇한 색으로 식힌 것, 설탕 50 g, 물 15 ml, 레몬즙 약간).
위 영상의 재료 - 달걀노른자 6개, 달걀 1개, 당밀(백설탕 250 g 백설탕, 물 250 ml, 캐러멜(백설탕 100 g, 물 30 ml, 레몬즙 약간)
1. (당밀 almíbar 조리) 냄비를 가열하여 설탕과 물을 붓고 잘 섞어 중불로 끓인다. 끓는 온도 105도 정도 끓으면 불을 끄고 따로 보관 후 식힌다.
2. 볼에 노른자와 달걀 하나를 깨뜨려 넣고 잘 섞는다.
3. 미지근하거나 식은 당밀을 천천히 볼에 부어주면서 당밀과 달걀을 잘 섞이도록 저어준다.
4. (캐러멜 caramelo 조리) 불에 달군 프라이팬에 설탕과 물과 레몬즙을 넣는다. 중불로 가열한다. 유리처럼 뭉치지 않게 젓지 말고 가만히 둔다. 색이 노릇하게 되면 불을 끈다.
5. 케러멜을 금속 사각틀에 붓는다.
6. 당밀과 달걀을 섞은 것을 체로 걸러가며 틀에 부어 준다. 은박지로 위를 덮는다.
7. 중탕(el baño de María)을 하기 위해 냄비에 틀을 놓고 냄비에 뜨거운 물을 채운다.
8. 180도 오븐에 40분 익힌다. (오븐 대신 전자레인지로 익히면 중탕을 할 필요가 없다. 금속틀 대신 전자레인지 용기를 사용해야 한다)
9. 꺼내서 상온에 식혀 냉장고에 넣어 최소 6시간 냉각시킨다.
10. 사각틀을 냉장고에 꺼내 가장자리에 칼이나 주걱으로 흔들어 주고 틀 위에 접시를 엎어 뒤집어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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