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món de York[하몬 데 요르크] 또는 jamón York[하몬 요르크]는 요리된(오븐에 찌거나 삶거나 훈제한) 햄 즉 jamón cocido[하몬 꼬시도]이다.
하몬 세라노 jamón serrano는 돼지 뒷다리를 염장해서 건조하고 숙성한 생햄이지만 하몬 데 요르크는 가공되고 요리가 된 햄이다. 하몬 세라노의 serrano는 '산'이란 뜻인데 돼지 뒷다리를 선선한 산에서 말렸기 때문에 생긴 이름이다.
하몬 데 요르크란 명칭은 돼지 뒷다리를 염장하고 가공하던 영국의 요크셔(Yorkshire)에서 유래했다. 영국에서는 요크 햄 York ham이라고 하는데 염지와 건조는 영국의 헨리 2세 즉 1166년부터 해오던 것이다.
스페인의 하몬 데 요르크는 이런 영국의 요크 햄 전통을 따르지 않기 때문에 엄격한 의미의 '하몬 데 요르크'가 아니라 가공한 고기를 뜻하는 fiambre[피암브레]의 일종이다. '피암브레'에는 하몬 요르크와 소시지(embutido) 등이 있다.
DRAE(스페인왕립학술원 스페인어사전)은 피암브레를 '요리되어 저장한 것으로 차게 먹는 고기'라고 했다. 그래서 냉장고에 넣어 차게 보관하는 플라스틱이나 유리 따위로 만든 음식통을 fiambrera라고 한다. 요즈음은 fiambrebra 대신 táper 또는 túper라고 한다.
아무튼 하몬 데 요르크, 하몬 요르크, 하몬 꼬시도, 즉 요리한 햄은 스페인에서 하몬 세라노만큼 늘 소비되는 중요한 음식이다. 슈퍼에서 엷게 썰어 비닐 팩에 포장된 하몬 요르크를 사서 빵에 척 걸쳐 먹거나 샐러드에 곁들여 먹을 수 있는 간편한 단백질이다.
이런 하몬 요르크는 하비에르 마리아스(Javier Marías, 1951~ 2022)의 소설 <내일 전쟁터에서 나를 생각하라 Mañana en batalla piensa en mí>에 등장한다. 마르따가 침대에서 죽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한 주인공 대필 작가 빅또르는, 그녀의 죽음을 알리지 않고 몰래 그녀의 집을 빠져나오기 전, 그녀의 어린 아들이 배가 고픈 경우를 대비해 음식을 준비해 놓기로 하고 냉장고 문을 여니 하몬 요르크 등이 있다.
Fui a la nevera y decidí prepararle un plato como si fuera a dejarle sustento a un animal doméstico al que se abandona durante uno o dos días de viaje: había jamón de York, chocolate, fruta, pelé dos mandarinas para facilitar que se las comiera, salami, le quité los hilos de tripa, no fuera a ahogarse, no estaría su madre para meterle un dedo y salvarlo; corté y partí queso, lo dejé sin corteza, lavé el cuchillo; en un armarito encontré galletas y una bolsa de piñones, la abrí, lo puse todo junto al plato (si abría un yogurt se estropearía).
나는 냉장고쪽으로 갔고 하루나 이틀 여행을 떠나며 집에 남은 반려동물에게 먹이를 챙겨주는 것처럼 음식을 준비해놓기로 했다. 하몬 요르크와 초콜릿과 과일이 있었는데, 먹기 쉽게 귤 두 개를 까 놓았고, 살라미 소시지는 묶은 끈을 제거했고, 행여 먹다 끈이 목구멍에 걸려 숨이 막히면 손가락을 넣어 구해줄 엄마가 없으니까, 치즈는 잘라 껍질을 벗기고 칼을 씻어놓았다. 싱크대 장에는 비스킷과 잣 한 봉지가 있었다. 봉지를 열어 모두 접시 옆에 두었다 (요구르트를 열어 두면 상할 것이다). (필자 번역)
문학과 지성사는 아래처럼 옮겼다.
하루나 이틀 동안 여행을 떠나면서 혼자 놔두는 반려동물에게 먹이를 주듯이, 나는 냉장고로 가서 먹을 것을 준비해놓기로 마음먹었다. 햄과 초콜릿, 과일이 있었다. 나는 아이가 먹기 쉽게 귤 두 개를 껍집을 벗겨놓았다. 그리고 살라미 껍질도 벗겼다. 자칫 잘못하면 아이가 먹다가 껍질이 목에 걸려 질식할 수도 있는데, 그런 경우 손가락을 목에 넣어 껍질을 꺼내줄 엄마도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치즈를 잘라 껍질을 벗겼고, 숟가락을 닦아놓았다. 싱크대 선반에는 비스킷과 송과(松果) 한 봉지기 있었다. 나는 봉지를 열어 접시 안에 함께 담아놓았다. (내일 전쟁터에서 나를 생각하라. 문학과 지성사. 2014. 85쪽).
jamón de York를 생소한 '하몬 데 요르크'라고 하는 대신 친숙한 '햄'이라 옮겨 독자의 정보처리 부담을 낮추었다. '살라미 껍질'이라고 옮긴 los hilos de tripa는 살라미 소시지 끝을 묶는 실이나 끈의 오역이다.
lavé el cuchillo를 '숟가락을 닦아놓았다'라고 오역했다. cuchillo(칼)로 치즈를 자르고 씻어놓은 것인데, 난데없이 cuchara(숟가락)이 나올 턱이 없다. '송과' 라고 한 piñones는 보통 '잣'이라고 한다. 독자들은 송과를 낯설어할 것이다. 송과(松果 소나무 송 열매 과)는 북한말로 '솔방울'이다. 잣은 '송과'가 아니라 '송자(松子)'이다. 요구르트는 번역하지 않았다.
하몬 요르크는 가공 식품이다. 집에서 직접 만들지 않은 슈퍼마켓 진열장에 하몬 요르크는 단순히 소금을 발라 건조한 하몬 세라노와 다르게 염지 등의 가공 과정에서 우리가 알 수 없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어쩌다 한 번 먹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매일 입에 달고 사는 것은, 무슨 음식이든, 과하면 나쁘듯, 몸에 좋지 않다.
아래는 하몬 요르크를 만드는 유튜브이다. El Pozo 등 여러 회사의 하몬 꼬시도 대량 생산 공정이다.
~1:47 공장에 도착한 돼지 뒷다리를 중량에 따라 자동 분류한다. 2:00 돌리는 기계에 넣어 5분간 돌린다. 껍질을 벗기기 쉽게 하기 위해서이다. 껍질과 인접한 비계를 제거한다. 살과 비계를 분리하기 위해 특별한 형태의 칼로 비계를 잘라내거나 기계로 잘라낸다. 비계는 1cm 정도만 남겨둔다. 3:00 염지 준비를 한다. 성분은 회사의 기밀, 소금과 붉은색이 나도록 재료 배합한다. 뒷다리를 올려 배합된 소금물이 떨어지며 137개의 구멍을 뚫는 기계 아래 지나가게 한다. 구멍은 염지물이 잘 스며들고 고기를 부드럽게 한다. 4:00 이후 마사지를 한 후 오븐에 들어가기 전 뒷다리를 봉지로 싼다. 대형 오븐에 넣어 호두나무를 태운 훈제를 하며 익힌다. 1시간 익히고 12시간 65~85 도로 훈제하며 익힌다. 5:00 식혀서 맛이 배게 한다. 잘 되었는지 점검한 후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해 비닐봉지에 넣는다. 출하하기 위해 반으로 자르든지 얇게 썬다. 크게 자른 것은 포장을 한다. 6:00 얇게 썬 것도 플라스틱 포장으로 신선도를 유지한다. 이후 자동 공정으로 봉지 안에 공기를 뺀다. 이후 뜨거운 물에 5초 목욕을 시킨다. 상표를 부착하고 유통기간을 찍고..... 유통 과정과 품질 검사...
'지중해 음식 유럽 음식 > 스페인 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후식- 또시노 데 시엘로 tocino de cielo 천국의 돼지비계 (0) | 2024.04.23 |
---|---|
설탕을 넣고 만든 달콤한 음식과 후식 dulce y postre (2) | 2024.04.19 |
스위스빵은 스페인 마드리드의 빵이다 (0) | 2023.09.30 |
차가운 음식을 먹는 저녁 식사 (0) | 2023.09.12 |
스페인 감자요리- 빠따따스 알라 임뽀르딴시아 Patatas a la importancia 감자튀김조림 (0) | 2022.09.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