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empreviva[시엠쁘레비바]를 문자 그대로 옮기면 '늘 살아 있음', '영원한 삶' 즉 '불사초'이다. 이 식물은 우리나라에 서식하지 않는 스페인과 같은 지중해 지역에 자생하거나 관상용으로 키우는 국화과 종이다. 스페인왕립식물원 식물정보체계(Anthos)에 따르면 siempreviva는 국화과(Campositae)에 속하는 학명이 Helichrysum stoechas(이명 Gnaphalium stoechas)과 Helichrysum orientale 이다.
아울러 siempreviva의 이명은 perpetua amarilla[뻬르뻬뚜아 아마리야, 문자 그대로 뜻은 영원한 황색]이다고 했다. 스페인왕립학술원 스페인어사전(DRAE)도 siempreviva는 perpetua amarilla, siempre amarilla와 동의어라고 했다.
siempreviva 또는 perpetua amarilla는 어떤 식물일까? 아래 DRAE는 다음 세 가지 식물이라고 했다. 모두 국화과(compuestas)에 속하는 종이다. 첫째, 높이가 60~70 cm에 이르는, 가지가 많고 흰빛이고, 잎은 잎줄기가 없고 선형이고 솜털이 있고 흰빛이 돌고, 꽃은 노란색이고 작고 볼록한데(convex) 산방꽃차례(corimbo)*로 달리는 스페인의 자생 식물이자 관상용 종이고, 둘째, 앞에서 묘사한 스페인의 자생식물과 아주 유사한 동양에서 유래한 높이가 30-40 cm인 아름답고 조금 큰 진노란색 꽃이 피는 스페인의 관상용 종이고, 마지막은 미국 버지니아에서 유래한 종으로 유황색 꽃이 피고, 앞에서 묘사한 두 종과 유사한 높이가 50~60 cm인 식물이다.
*산방화서는 바같쪽 꽃자루가 안쪽 꽃자루보다 길어 전체가 평면을 이루는 꽃차례이다. 위가 편평하기 때문에 편평화서, 편형꽃자례라고 부르기도 한다.
▶ 스페인 여러 지역에 자생하는 perpetua amarilla(Helichrysum stoechas), 사진은 스페인왕립식물원 Anthos에서 가져왔다.
▶ perpetua amarilla(Helichrysum orientale)
perpetua amarilla를 네이버(엣센스) 스페인어사전은 노랑천일홍으로 정원수라고 했다. 천일홍은 브라질 및 중미 원산의 비름과(Amaranthaceae)의 붉은 꽃이 천 일을 견디듯 오래간다는 초본식물로 세계 곳곳에 재배되는 종이다.
perpetua amarilla는 국화과의 노란 꽃이 피는 초본식물이니, 비름과의 빨간 꽃의 천일홍(千日紅) 정원수(목본식물)일 수 없다. 그래서 네이버(엣센스) 스페인어사전은 '천일홍' 앞에 '노랑'이란 말을 첨가하고 나무가 아니지만 '정원수'라고 오역했다. 우리나라에 서식하지 않는 perpetua amarilla를 번역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노랑천일홍'이란 말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천일홍은 국화과가 아니고, 꽃은 송이 별로 두상화서이고 작은 여러 꽃이 산방화서로 달리지 않는다.
perpetua amarilla는 어떻게 번역해야 할까? 우리나라에 서식하지 않고 지중해 지역에만 있는 종이라서 새로운 이름(신칭)을 발명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 있는 국화과의 식물 중에 가장 유사한 것의 이름을 빌려 명명하는 것이 타당하다. 더욱이 perpetua amarilla의 어떤 종은 동양에서 유입된 것이라고 했으니(DRAE 2번 정의) 우리나라의 국화과 종 중에 닮은 것이 있을 법하다.
영어로 perpetua amarilla는 꽃이 노란색이라서 curry flower(카레꽃), 영원히 꽃이 지지 않을 것 같아서 eternal flower(영원한 꽃), Mediterranean strawflower(지중해밀집꽃)이라고 번역했다.
프랑스어로 '영원하다'는 뜻으로 immortelle[임모흐텔]라고 한다.
perpetua amarilla의 학명은 Helichrysum stoechas이다. 헬리크리숨이란 속명으로 우리나라에는 밀집꽃이 있다(국가표준식물목록). 밀집꽃(학명 Helichrysum bracteatum)은 호주 원산으로 관상용으로 재배하는 한해 또는 두해살이풀이다. 꽃은 노란색, 붉은색, 흰색이다.
밀집꽃은 노란색뿐만 아니라 적색과 백색이고 작은 꽃의 산방화서가 아니다. perpetua amarilla를 '지중해밀집꽃'으로 명명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perpetua amarilla의 다른 학명은 Gnaphalium stoechas이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따르면 국화과의 Gnaophalium이란 속명으로 우리나라에는 다음과 같은 종이 있다.
- 다북떡쑥속의 다북떡쑥 Gnaphalium pterocaulon
- 백두산떡쑥속의 백두산떡쑥 Gnaphalium dioicum
- 풀솜나물속의 풀솜나물 Gnaphalium japonicum
- 왜떡쑥속의 왜떡쑥 Gnaphalium uliginosum
- 솜다리속의 들떡쑥 Gnaphalium leontopodioides
- 떡쑥속의 떡쑥 Gnaphalium affine
- 떡쑥속의 금떡쑥 Gnaphalium hypoleucum
이 중에서 떡쑥과 금떡쑥이 perpetua amarilla와 유사하다. 떡쑥의 꽃은 perpetua amarilla의 꽃처럼 노란색의 작은 꽃이 산방화서로 달라며 잎은 주걱 모양이지만 선형이다. 키는 15-40 cm정도로 금떡쑥보다 작다.
금떡쑥은 떡쑥보다 크고(30-60 cm), 꽃은 노란색의 작은 여러 꽃이 모여 산방화서를 이룬다. 잎은 perpetua amarilla의 잎처럼 선형이고 잔털이 있다.
떡쑥이나 금떡쑥의 꽃은 왜떡쑥의 꽃처럼 총상으로 달리지 않고, 들떡쑥처럼 흰색이 아니다.
또한 떡쑥이나 금떡쑥의 꽃은 다북떡쑥의 꽃처럼 흰빛이 도는 연분홍색이 아니고, 백두산떡쑥의 꽃처럼 솜털이 있는 분홍빛의 흰색이 아니다. (백두산떡쑥은 유럽과 스페인에도 자생한다).
떡쑥이나 금떡쑥의 꽃은 풀솜나물의 꽃처럼 흰색의 털이 없다.
노란 꽃이 지지 않을 듯 늘 살아 있는 siempreviva 또는 perpetua amarilla는 꽃이 우리나라의 밀집꽃, 왜떡쑥, 다북떡쑥, 들떡쑥, 백두산떡쑥, 풀솜나물의 꽃보다 떡쑥이나 금떡쑥의 꽃과 가장 비슷하다. 잎의 모양도 떡쑥과 금떡쑥과 유사하다. siempreviva 또는 perpetua amarilla의 번역어는 '지중해떡쑥' 또는 '지중해금떡쑥'이 가장 적절한 것 같다.
- siempreviva, perpetua amarilla, siempreviva amarilla 노랑천일홍 정원수 → 지중해떡쑥, 지중해금떡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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