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jo de buey[오호 데 부에이]는 문자 그래로 옮기면 '눈(ojo), ~의(de, 전치사), buey(거세한 황소)' 즉 황소의 눈이다. 우리말의 노루귀, 노루발풀처럼 동물 이름으로 식물을 명명한 것인데, 황소의 눈은 어떤 식물일까. 스페인왕립식물원 식물정보체계(Anthos)에 따르면 '황소의 눈'이라고 부르는 식물은 아래 일곱 가지 종이다.
모두 국화과의 종이다. Anacyclus radiatus는 우리나라에 서식하지 않은 아나키클루스속의 종이고, Anthemis tinctoria는 길둑개꽃속의 우리나라에 없는 종이고, Asteriscus aquaticus도 우리나라에 서식하지 않는 아스테리스쿠스속의 종이다. Chrysanthemum coronarium(Glebionis coronaria,Chrysanthemum coronaria)은 지중해 지역이 원산인 우리가 먹는 국화속의 쑥갓이다.*(주 1 더보기) Chrysanthemum segetum은 국화속의 우리나라에 없는 종이고 Matricaria chamomolla도 우리나라에 서식하지 않지만 스페인에서 꽃을 말려 차로 마시는 마트리카리아속의 저먼캐모마일이다. 마지막으로 Pallenis spinosa는 우리나라에 없는 파예니스속의 종이다.
* 주 1) 국립생물자원관 국가표준식물목록은 Chrysanthemum coronaria의 국명은 쑥갓이라고 했다.
한편 스페인왕립학술원 스페인어사전(DRAE) ojo de buey를 아래처럼 정의했다. "남성명사. 키가 40-60 cm이고, 잎이 왜가리(garza) 같고 타원형으로(oblongas) 물결처럼(festonedas) 감싸며(abazadoras) 나와 있고, 꽃은 줄기 끝에 달리는데 둥글고 노란색이다, 아주 작은 씨가 속으로 터지는 국화과의 허브 식물이다."
DREA가 종의 학명을 제공하면 위 일곱 개의 종 중 어느 식물인지 간단하게 해결된다. 하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사전이 묘사한 특징에 부합하는 종을 찾아야 한다.
한편, 네이버(엣센스) 스페인어사전(네스)은 ojo de buey를 "프랑스의 국화"라고 했다. 프랑스를 상징하는 국화(國花), 붓꽃과의 아이리스(iris, 프랑스어로 fleur de lys, fleur de lis 하는데, iris의 오류이다)인지, 아니면 국화과의 '프랑스국화(菊花)'를 뜻하는지 아리송하다.
네스의 '프랑스의 국화'는 '프랑스국화(菊花)'를 오기한 것이다. 왜냐하면 프랑스의 국화(國花), 아이리스는 어디를 봐도 소의 눈을 닮은 데가 없고 국화과의 종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페인왕립식물원 식물정보체계(Anthos)는 국화과의 프랑스국화(학명 Leucanthemum vulgare)는 황소의 눈 ojo de buey가 아니라고 했다.
스페인왕립학술원 스페인어사전(DREA)이 특정하고 있는 ojo de buey 종이 위 일곱 개의 종 중 어느 것을 지칭하는지 알아보자. 꽃은 소의 눈을 닮았을 것이다. 사진은 스페인왕립식물원 식물정보체계(Anthos)와 위키백과에서 가져왔다.
스페인의 거세 황소 buey의 눈은 종에 따라 달라, 황색 또는 검은색 혹은 회청색 바탕에 검은색인데, 눈의 색에 비추어보면 7개의 위 종과 유사하지 않다. 색깔보다는 중앙에 큼직하게 둥근 꽃 모양을 빗댄 것이다. 그러면 모두 소의 눈처럼 보인다.
잎을 보자. DREA에 따르면 ojo de buey는 잎이 왜가리(garza) 같고 타원형으로(oblongas) 물결(꽃무늬)처럼(festonedas) 껴앉는(abrazadoras) 모양이다고 했다. 잎 모양이 정확하게 왜가리를 닮은 것이 아니라 잎이 달린 줄기가 왜가리 목처럼 길쭉하게 뻗어 있다는 뜻이고 잎 전체 모양이 피침형이 아니고 타원이고 물결처럼 곡선으로 들쑥날쑥한다는 말이다.
인터넷에서 찾은 쑥갓(Chrysanthemum coronaria)에 대한 자료에 잎은 타원형이고 줄기를 약간 감싸고(abrazando) 있다고 했는데(아래 참조), 이는 위 DRAE의 ojo de buey의 묘사와 일치한다.
황소의 눈 ojo de buey는 쑥갓이다. ojo de buey는 Chrysanthemum coronarium인 것이 분명하다(아래 스페인어역사사전의보물 Tesoro de los diccionarios historicos de la lengua española). 이 사전은 우리나라에서 식재료로 소비되는 쑥갓을 도로가에 아주 흔한 나쁜 풀(mala hierba 잡초)이라고 기술했다.
황소의 눈(ojo de buey)은 지중해가 원산인 쑥갓으로, 스페인에서는 잡초이거나 관상용으로 재배된다. 한자어로 동호(茼蒿)·애국(艾菊) 이고 우리나라에는 고려 때 도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한국민족대백과사전).
▶쑥갓(Chrysanthemum coronarium)분포도 (영국왕립식물원 Kew)
- 원산지(녹색)- 스페인, 포르투갈,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 튀르키예, 이집트,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 레바논, 시리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 도입지(보라색) - 한국, 인도, 베트남, 라오스, 태국, 호주, 영국, 아일랜드, 헝가리, 폴란드, 미국 플로리다, 독일, 이디오피아, 우크라이나, 우루과이 등
이런 황소의 눈(ojo de buey), 쑥갓을 '프랑스국화'라고 한 네스는 나름대로 논리가 있다. 프랑스국화는 국화과 류칸테멈속의 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재배식물인데, 학명이 Leucanthemum vulgare이다. 이 종을 국립생물자원관의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불란서국화'라고 했으며 이명으로 '옥스아이데이지'(ox eye daisy 황소의 눈 데이지)라고 했다.
옥스아이데이지(황소의 눈 데이지)는 프랑스국화(Leucanthemum vulgare)의 영어명이지 스페인어 명칭이 아니다. 사실 스페인왕립식물원 식물정보제계(Anthos)는 프랑스국화의 스페인어 명칭은 margarita(데이지)라고 했다. 즉 프랑스국화는 ojo de buey가 아니다.
또한 프랑스국화 margarita는 위 DREA가 묘사한 것처럼 쑥갓(ojo de buey)의 잎처럼 줄기를 감싸고돌지 않는다.
황소의 눈(ojo de buey)은 프랑스국화가 아니라 지중해가 원산이고 우리나라에서 채소를 식용하는 쑥갓임을 증명했다.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주의 들판에 ojo de buey(황소의 눈) 쑥갓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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