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ía는 지독하게 열중하는 광이거나 편애하거나 집착하는 강박관념 또는 마니아이고, lacra는 아래 RAE(스페인 왕립학술원 스페인어사전)이 정의한 대로, 육체적이거나 도덕적 단점, 오점, 결점이나 질병이나 나쁜 것으로 인한 폐해 또는 폐단을 뜻한다.
manías y lacras를 하비에르 마리아스(Javier Marías, 1951~2022)는 소설 ≪내일 전쟁터에서 나를 생각하라 Mañana en batalla piensa en mí ≫에서 사용했다.
소설 8장 첫 단락에는 나쁜 습관이나 단점을 숨기고 싶은 것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눈을 뜨자마자 담배를 피우거나, 노름에서 속임수를 쓰거나, 아이들처럼 병뚜껑 축구 놀이를 한다든지, 어른이 되어도 만화책을 본다든지, 변태라고 생각하는 섹스를 하는 것을 예를 들었다. 이런 것을 감추는 까닭은 타인에게 자신에 대해 자세히 다 이야기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No siempre se oculta por el propio interés o por miedo (중략) no es de buena educación ni civilizado darse a conocer del todo, no digamos enseñar las manías y lacras; a veces son los orígenes lo que se calla o falsea porque casi todos habríamos preferido una ascendencia distinta por alguno de nuestros cuatro costados, la gente esconde a sus padres y abuelos y hermanos, a sus maridos o a sus mujeres y a veces hasta a sus hijos más parecidos o proclives al cónyuge, silencia alguna fase de su propia vida, abomina de su juventud o niñez o de su edad madura, en toda biografía hay un episodio ultrajante o desolado o siniestro, algo o mucho -o es todo- que para los demás es mejor que no exista, para uno mismo mejor fingirlo.
우리 자신의 이익을 위하거나 두렵기 때문에 늘 숨기는 것이 아니라 (중략) 모든 사람에게 우리에 대해 죄다 알리는 것은 예의나 예절에 벗어나기 때문에 우리의 강박관념이나 결점을 감춘다. 우리는 때로 우리의 출신에 대해 입을 다물거나 거짓말을 하는데 우리 모두는 친가와 외가 조상은 다른 집안과 다른 특별한 것이기를 원하기 때문에 부모와 조부모와 형제자매와 그들의 남편과 아내에 대해 침묵하고 심지어 배우자를 가장 많이 닮거나 나쁜 점을 물려 받은 자녀들에 대해 말을 하지 않고,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해서도 침묵을 하는데, 유년기나 청년기나 장년기를 혐오하고, 우리의 인생 전반에는 충격적이거나 어둡거나 사악한 일화가 좀 있기 마련이라서 - 아니면 인생 전부가 그럴 수 있다 - 타인에게 이를 알리지 않는 게 낫고 스스로 그런 일화는 없는 것처럼 가장한다. (필자 번역)
우리는 우리를 좋지 않게 판단할 집착이나 강박관념이나 단점을 숨기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우리 집안 조상은 다른 집안의 조상과 다르다는 것을 선호하기(habríamos preferido una ascendencia distinta) 때문에 우리의 출신에 대해 침묵하거나 거짓말을 하고(los orígenes lo que se calla o falsea) 그래서 부모, 조부모, 형제자매와 그들의 배우자들의 출신에 대해 말을 하지 않고, 자신의 배우자를 닮은 자식들에 대해서도 입을 다문다. 또한 자신의 부끄러운 과거 인생에도 침묵을 한다.
아래는 문학과 지성사의 번역이다.
우리가 이런 것들을 숨기는 이유는 우리 자신의 사욕(私慾)이나 두려움 때문이 (중략) 아니다. 한편 모든 사람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털어놓는 것은 품위 없고 예의에 어긋나기 때문에, 가끔씩 우리의 장점과 단점들을 숨기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어떤 때는 우리가 불륜의 산물이기 때문에 우리의 출신을 숨기거나 위조하기도 한다. 그럴 때면 조부모와 부모와 형제들 혹은 여러 아내가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심지어는 자기 아내와 흡사하게 생긴 아이들이 있다는 것조차 숨기기도 한다. 그들은 자기 일생의 일부분에 대해 침묵하고, 자신의 어린 시절이나 성년 시절을 혐오한다. 우리 일생에는 엉뚱하거나 사악한 에피소드가 적어도 하나씩 있는 법이다. 그리고 그런 것은 없느니만 못하기 때문에 숨기려고 한다. (내일 전쟁터에서 나를 생각하라. 문학과 지성사. 2014. 295쪽)
우리가 감추는 것은 manías y lacras '장점과 단점들'이 아니고 '강박관념과 결점'이다. 또한 우리 조상은 다른 사람의 조상과 달라야 하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우리 출신을 숨기는 것이지, 우리가 "불륜의 산물이기 때문에" 우리 출신을 숨기는 것이 아니다. 이런 불륜의 산물이기 때문에 우리는 "조부모와 부모와 형제들 혹은 여러 아내가 있다는 사실"을 숨긴다고 옮겼다.구체적으로 'sus maridos o a sus mujeres'를 '여러 아내가' 있는 것이라고 번역했는데, 이는 바로 앞에 있는 hermanos의 '남편들과 아내들'이란 말이다. 즉 'la gente esconde a sus padres y abuelos y hermanos, a sus maridos o a sus mujeres' 를 다시 옮기면, 조상들이 다른 집안 조상과 달라야 하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자기 부모와 조부모와 형제자매들과 그들의(형제자매들의) 남편과 아내들(배우자들)에 대해 말하지 않고 숨긴다는 것이다. 불륜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이들의 존재를 숨긴다는 뜻이 아니다.
또한 문지사의 오역, 불륜의 산물은 "자기 아내와 흡사하게 생긴 아이들이 있다는 것조차 숨긴다고"에도 영향을 미친다. 불륜의 산물인 것을 숨기고 싶은 사람이 아내와 닮은 자식을 숨길 까닭이 있는가. 자식이 남편을 닮지 않았지만 아내를 닮은 것이 불륜의 증거가 되지 않고, 게다가 설령 아내가 옆집 아저씨와 배를 맞추었다 하더라도 자식이 그 아저씨를 닮지 않고 아내를 닮았다면, 부부의 자식임을 의심하지 않는데 왜 숨겨야만 하는가. cónyuge는 '아내'가 아니라 배우자 즉 남편과 아내를 뜻한다. 배우자와 닮은 자식에 대해서도 말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지 '불륜의 산물'이기 때문에 이들을 숨기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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