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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유럽 중남미 대중 음악

깐쪼네 - 벌써 추워 Hace frío ya 나다의 산레모가요제 노래

by brasero 2022. 3. 4.

짜장면의 봄

봄이 채 오기도 전 벌써 춥다, 겨울이 찟새 하고 따스로운 해가 나와 꽃 피고 벌 날고 나비 팔랑거리면 연둣빛 아이 손을 잡고 노란 외출을 준비했는데, 웬걸 닥치고 철수한 겨울이라, 아직 거둬가지 않은 짜장이 기쁨에 겨워 만세, 만세, 만세 소리 팅팅 부어 진탕만탕, 아, 불어 터진 면발이여, 쩍 벌어진 면발이여, 추워요, 벌써 춥다, 우린 벌써 춥다, 봄이 오려는데 벌써 춥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 시퍼런 한파와 동파로 겁나게 훈장질할 새 나라의 주인들이 파닭 사장님과 파전집 사모님과 파 파 파 파 라면을 끓이는 이대남이 부동자세로, 눈깔 바로 뜨자, 폭탄주를 돌리다 격하게 포옹 포옹, 그리고 또 포옹, 아 추운데 벌써 추운데 오바이트를 해야겠다. 오바이트를 반드시 할 것이다. 다 올려 버린다. 끌어내려 뭉갤 줄 알았냐. 올려 버릴게, 울려 버릴게, 아니 얼려 버릴까. 높은 곳으로 모실게, 공용카드 긁지 않고, 조중동 한오경 뭉게구름 낭만이 둥둥, 원자력이 풍력으로 돌아가는 평화로운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세속적인 쾌락의 동산에 면발이 되어 주마, 소추권이 없고 수사권도 없는 나도 군면제받고 싶었다, 하지만 갔다 왔다, 소 방귀와 개 방귀를 섞은 오묘한 짠밥을 먹으며 개구리 형상으로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다했다, 남들 하는 것처럼, 근데 뭐 했던 거니, 뭐 하는 거니, 뭐 하려고 하는 거니, 똘마니들 풀어 대장질 하고 싶은 거니, 아 춥다, 봄이 오기도 전에 철버덕 철수해 버린 과학과 정의와 상식이 불어 터진 가락국수와 어묵이 되었고, 우동과 오뎅은 아니어야 하는데, 얘들과 발맞추어 현해탄도 건너고, 태평양도 건너가고, 사탕도 들여놓고, 원자 밀가루도 매입 잡고 무자료로 탄소세를 삥땅 뜯고 보유세로 배부를 다가올 세상을 상상하면, 기축통화국의 송홧가루 날리는 윤사월일까, 썩은 원화가 열심히 지랄용천하는 봄날이겠지, 티 에스 엘리옷의 황무지 사월, 북망산천의 시간, 봄이 오기도 전, 으스스 벌써 춥다, 벌써 춥다. 안녕들하신가요, 만수무강들하실 건가요. 

시집 <<잡탕밥>> 견돈(개돼지) 지음

어정쩡한 글을 읽어셨는데, 노래를 소개하는 글머리라 하기에는 대단히 거추장스러웠습니다. '벌써 추워'란 이탈리아 가수 나다 말라니마 (Nada Malanima, 1953~)의 노래를 듣겠습니다. 사랑(cariño)*이 없으니 춥다는 노래인데, 정치도 사랑을 먹고살아야 하는 것인데, 사랑 없는 군림 통치의 위선 가득, 위산 가득, 신물 나게 하는 후보자가 누구인지 판단하시는 데 조금의 방해도 되지 않았기를 바랍니다.

*스페인어의 사랑은 amor, cariño, mimo, afecto 등이 있는데, amor 보편적인 의미의 애정, 사랑 또는 정이고 cariño는 '괴는 사랑' (괴다: 귀여워하며 사랑스러운 것), 이외에도 우리말의 '자기', '여보'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부르는 말이기도 하고, mimo는 쓰담쓰담하거나 어루만지는 애정이라는 뜻이 강하고, afecto는 amor와 cariño를 아우르는 의미이다. 이탈리아어의 amore, carino는 스페인어의 amor, cariño와 뜻이 유사하고, 이탈리아어의 affetto는 애착, 호의, 애정, 정 따위로 옮길 수 있는 감정이다. 

원곡은 이탈리아어로 Ma che freddo fa (근데 얼마나 추운지)로 1969년 산레모가요제 (Festival de San Remo)에서 불렀고 이후 스페인어 Hace frío ya (벌써 추워)'로 번안해 불러 1970년대에 인기를 얻었습니다.

Hace frío ya 벌써 추워 - 나다 말라니마 - 입 모양과 스페인어 노랫말이 일치하지 않는다, 이탈리아어로 부른 영상에 스페인어를 덮어 씌운 것이다.

스페인어 노랫말

Esta cansado el sol de tanto y tanto caminar
멀리멀리 걸었던 태양은 피곤해
Se va, se va, se va, se va
해가 지네, 해가 지네, 지네, 져
Las sombras de la noche avanzan
밤의 어둠이 다가와
Lentamente sobre mí
천천히 내 위로
Hace frío ya, hace frío ya
벌써 추워, 벌써 추운 걸

Bastaría solamente recibir una caricia
손길 한 번 이면 되는데
Para darte a ti mi corazón
당신께 내 마음을 줄 건데

Que es la vida, si no hay cariño*
인생이 뭐람, 사랑이 없으면
Es como un árbol que sin hojas se quedó
잎 다 떨어진 나무와 같아
Es como el viento, el frío viento
바람 같아, 찬 바람 같아
Que dejo triste y solitaria a la ciudad
도시에 슬프게 혼자 남은
Y es la vida que es, si faltas tú
그런 삶은 뭐람, 당신이 없으면

*cariño 괴는 사랑, 원곡 이탈리아어 가사는 amore인데 스페인어 amor로 옮기지 않고 cariño로 번역해 불렀다.

Me siento cual abeja que a la flor no vuela más
난 꽃을 다시 찾지 않는 그런 벌인 걸
Que no vuela más, que no vuela más
다시 날지 않는, 날지 않는
Quemada por el fuego de tu inmenso amor
당신의 커다란 사랑의 불꽃에 타버렸어
Que apagado está, hace frío ya, hace frío ya
이젠 꺼져버렸어, 벌써 추워, 추운 걸
Has borrado la sonrisa, que en mis labios florecía
당신은 웃음을 지워버렸어, 내 입술에 꽃피던 그 미소를
Y tú sabes que no volverá.
다시 웃을 수 없는 거 당신은 알아

Que es la vida si no hay cariño,
인생이 뭐람, 사랑이 없는데
Es como un árbol que sin hojas se quedó
잎 다 떨어진 나무와 같아
Es como el viento, el frío viento
바람 같아, 찬바람 같아
Que dejo triste y solitaria a la ciudad
슬프게 혼자 도시에 남은
Y esta vida que es si faltas tú
삶은 뭐람, 당신이 없으면

Que es la vida mi amor si faltas tú
삶이 뭐람, 당신이 없는데
Que es la vida si no hay cariño
삶이 뭐람, 사랑이 없는데
Que es la vida mi amor si faltas tú
삶이 뭐람, 당신이 없으면

Ma che freddo fa 근데 얼마나 추운지

이탈리아어 노랫말

D'inverno il sole stanco
겨울의 태양은 지쳤어
a letto presto se ne va
곧 잠이들 거야
non ce la fa più
더 견딜 수 없어
non ce la fa più
더 견딜 수 없어
la notte adesso scende
밤이 이제 내리네
con le sue mani fredde su di me
내 위에 찬 손
ma che freddo fa
근데 벌써 추워
ma che freddo fa
근데 벌써 추워

basterebbe una carezza
단 한 번 손길이면 되는데
per un cuore di ragazza
소녀의 마음에는
forse allora sì, che t'amerei
그러면 사랑할 건데

Cos'è la vita senza l'amore
삶이 뭐람, 사랑이 없는데
è solo un albero che foglie non ha più
잎 떨어진 나무이지
e s'alza il vento un vento freddo
바람, 찬바람만 부는
come le foglie le speranze butta giù
희망의 잎이 떨어지는
ma questa vita cos'è se manchi tu
근데 당신 없는 삶이 뭘까

Mi sento una farfalla
난 나비 같아
che sui fiori non vola più
꽃을 다시 찾아
che non vola più
다신 날지 않아
che non vola più
다신 날지 않아
mi son bruciata al fuoco
불꽃에 타버렸어
del tuo grande amore
당신의 커다란 사랑의
che s'è spento già
벌써 꺼져버렸어
ma che freddo fa
벌써 추워
ma che freddo fa
벌써 추운 걸
tu ragazzo* m'hai delusa
당신은 날 실망시켰어
hai rubato dal mio viso
내 얼굴에서 앗아갔어
quel sorriso che non tornerà.
웃음은 돌아오지 않을 거야

*tu regazzo는 '당신 이봐, 소년'이란 뜻이지만 간략하게 '당신'으로 옮겼다.

Cos'è la vita senza l'amore
삶이 뭐람, 사랑이 없는데
è solo un albero che foglie non ha più
잎 떨어진 나무이지
e s'alza il vento un vento freddo
바람, 찬바람만 부는
come le foglie le speranze butta giù
희망의 잎이 떨어지는
ma questa vita cos'è se manchi tu
근데 당신 없는 삶이 뭘까

Non mi ami più
날 사랑하지 않아
che freddo fa
벌써 추워
cos'è la vita
삶이 뭐람
se manchi tu
당신이 없으면
non mi ami più
날 사랑하지 않아
che freddo fa
벌써 추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