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현재 지구 상에 기러기목 오릿과 Anatidae에 속하는 새는 53속에 174종이 있다 (2021,국제조류학회 IOC). 이 중에 스페인에서 텃새, 철새, 나그네새로 사는 오릿과의 새는 48종에 이른다 (스페인조류협회 SEO, Sociedad Española de Ornitología의 <에스빠냐 조류 목록 Lista de las aves de España> 2019, 2021).
48종은 흑기러기, 붉은가슴기러기, 회색기러기, 혹부리오리, 황오리, 발구지, 쇠오리, 알락오리, 청둥오리, 검둥오리, 고방오리, 홍머리오리, 흰뺨오리, 북방흰뺨오리, 비오리, 흰머리오리, 넓적부리, 흰죽지, 바다꿩, 고니 (백조), 고니오리 따위인데 스페인어로는 아래처럼 15개의 이름으로 불린다 (파란색은 스페인 왕립학술원 스페인어사전 DRAE, 2020에 등재되지 않은 것이다).
- ánade - 알락오리, 검둥오리, 고방오리
- ánsar - 쇠기러기, 회색기러기, 붉은다리기러기
- barnacla - 흑기러기, 붉은가슴기러기, 흰뺨기러기
- cerceta - 발구지, 푸른날개쇠오리
- cisne - 고니 (백조)
- cuchara - 넓적부리
- éider - 호사북방오리, 참솜깃오리
- malvasía - 흰머리오리
- negrón - 검둥오리
- pato - 붉은부리흰죽지, 바다꿩
- porrón - 흰죽지, 흰눈흰죽지, 댕기머리흰죽지, 쇠검은머리흰죽지, 큰머리흰뺨오리, 흰뺨오리
- serreta - 비오리
- silbón - 홍머리오리
- suirirí - 고니오리
- tarro - 혹부리오리, 황오리
위 목록에 흥미로운 사실은, 흔하게 '오리'라고 하는 pato는 사실 오리뿐만 아니라 '붉은부리흰죽지 (pato colorado)'나 '바다꿩 (pato havelda)'의 이름으로 쓰이고, 우리말의 '오리'는 ánade, cerceta, éider, malvasía, negrón, porrón, serreta, silbón, tarro, pato라는 다양한 낱말로 실현된다.
이 15개의 명사 중에 스페인 왕립학술원 스페인어사전 (DRAE 2020)에 등재된 것은 9개- ánade, ánsar, barnacla, cerceta, cisne, malvasía, pato, silbón, suirirí -이다. DRAE는 자연도감이나 백과사전이 아니라 '언어 사전'이기 때문에 스페인에 서식하는 모든 오릿과 새를 실지 않은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9개의 오릿과 새를 네이버/엣센스 스페인어사전은 어떻게 풀이했는지 알아보았다.
1. ánade -"오리, 거위"로 오역했다. 왕립학술원 스페인어사전(DRAE, 2020)은 ánade를 우선 pato와 동의어로 풀이했고 두 번째로 "Ave con mismos caracteres genéricos que el pato" "(오리 pato와 같은 유전적 특징을 가진 새)"로 풀이했다. 이것 때문에 네이버/엣센스 스페인어사전이 "거위"라는 뜻을 추가한 것 같다. 하지만 ánade는 '거위'란 뜻으로 사용하지 않고, 거위는 ánsar 또는 ganso이다. ánade는 DRAE가 설명한 대로 pato (오리)의 뜻이 있다.
스페인에는 아래와 같은 ánade 오리를 관찰할 수 있다 (스페인어 이름, 학명, 우리말 이름, 영어 이름 순).
- ánade friso - Mareca strepera - 알락오리 - gadwall
- ánade azulón - Anas platyrhynchos - 청둥오리 - mallard 또는 wild duck
- ánade sombrio - Anas rubripes - 아메리카검둥오리 - American black duck - 북미에 서식하는 오리이나 2004년 스페인의 북부 아스투리아스, 카탈루냐에서 목격된 적이 있음.
- ánade rabudo - Anas acuta - 고방오리 - pintail
2. ánsar - "거위"로 풀이했다. 풀이 말로 '기러기'를 제시하지 않았다. DRAE는 "ganso 거위"와 동의어로 풀이했다. ganso는 길들인 기러기 즉 거위이고, 야생 기러기 이름으로 ganso를 사용할 때도 있지만, 대개 ánsar를 쓴다. DREA는 '거위'와 동의어라고 풀이했지만 실제 여러 기러기의 이름으로 널리 쓰이고 있으므로 기러기를 풀이 말로 제시해야 할 것이다.
스페인에는 아래와 같은 기러기들을 관찰할 수 있다.
- ánsar nival - Anser caerulescens - 흰기러기- snow goose
- ánsar común - Anser anser - 회색기러기 - greylag goose
- ánsar campestre - Anser fabalis - 쇠기러기 - bean goose
- ánsar piquicorto - Anser brachyrhynchus -붉은다리기러기- pink-footed goose
3. barnacla - "(유럽 연안의) 바다오리"로 오역했다. DRAE는 아래처럼 "북극해에 사는 ganso silvestre 야생 거위 즉 기러기라고 하며 북미나 유럽 해안에서 출현한다"라고 했다.
스페인에서 2종의 barnacla 기러기가 서식하고 1종은 아주 드물게 관찰 가능하다.
- barnacla carinegra - Branta bernicla - 흑기러기 - brant / brent goose - 스페인 북부의 갈리시아주 북부나 깐따브리아주 북부에 서식.
- barnacla cariblanca - Branta leucopsis -힌뺨기러기 - barnacle goose - 갈리시아주나 발렌시아주의 알부페라호수, 안달루시아주의 과달끼비르 늪지대 등에 서식.
- barnacla cuellirroja - Branta ruficollis - 붉은가슴기러기 - red breasted goose - 서시베리아가 주 서식지이고 겨울을 동유럽에 주로 남.
*스페인 북부 깐따브리아의 리바몬딴알마르 바닷가에서 관찰한 흑기러기 동영상 - Ribamontán al Mar, Cantabria
네이버/엣센스 스페인어사전이 오역한 '바다오리'는 유럽, 아메리카, 아시아에 서식하며 우리나라 해안에서 관찰이 가능한 도요목, 갈매기아목의 바다쇠오릿과에 속하는 새로 스페인어로 arao común (학명 Uria aalge)이다.
4. cerceta - "홍머리오리"로 오역했다. DRAE는 cerceta를 "pato (오리)와 비슷하나 조금 작고 부리가 두껍고 검은색이고 깃털은 회색이나 회갈색이고, 작은 검은 반점이 있고 날개에는 흰 반점이 있는" 새라고 했다. 발구지, 쇠오리 따위를 묘사한 것이다.
스페인에서 관찰할 수 있는 cerceta 오리는 5종이다.
- cerceta carretona - Spatula querquedula -발구지- garganey - 스페인 중서부, 동남부, 서남부에 서식
- cercera aliazul - Spatula discors - 청날개쇠오리- blue winged teal - 북미에 서식하지만 가끔 스페인에서 관찰 가능.
- cerceta común - Anas crecca - 쇠오리 -Eurasian teal - 스페인 북부, 중북부, 발렌시아주의 알부페라 등에 서식
- cerceta americana - Anas carolinensis - 푸른날개쇠오리 - green winged teal - 북미가 주 서식지이지만 겨울에 스페인 북부 갈리시아에서 관찰 가능.
- cerceta pardilla - Marmaronetta angustirostris - 마블드덕 - marbled duck -발렌시아, 알메리아 등에 서식.
네이버/엣센스 스페인어사전이 오역한 홍머리오리 silbón europeo (학명, Mareca penelope, 영어 이름 Eurasian wigeon)는 머리에 이마부터 뒤쪽으로 흰 줄이 있고 밤색이라 홍머리오리라고 하고 오릿과의 마레카 Mareca 속에 속한다.
*스페인어로 cerceta del Baikal인 주남저수지에 철새 무리로 목격되는 '가창오리' (학명 Anas formosa, 영어 이름 Baikal teal)가 발렌시아주 알부페라호수에서 1983년 1월 19일에 목격되고 촬영되었다고 한다 (아래 스페인조류협회 SEO 설명 참조).
5. cisne - "백조"로 번역했다. 풀이 말로 '고니'를 제시하지 않았다. 스페인에는 부리에 검은 혹이 있는 흰색의 혹고니 (cisne vulgar, 학명 Cygnus olor, 영어 이름 mute swan)가 있다. cisne를 '백조'로만 알고 있으면 호주에 서식하는 검은색의 고니를 '흑고니 cisne negro (black swan)'라 할 수 없고 대신 '흑백조'라고 불러야 하는 모순이 생긴다.
6. malvasía - 엣센스/네이버 스페인어사전은 등재하지 않았다.
DRAE는 표제어 malvasía 아래 3번에 pato malvasía라고 풀이했으며 표제어 pato 아래 설명했다. "거위목에 속하는 유금류 (palmípeda)로 머리가 희고 검으며, 부리가 두터운 청색이고, 꼬리가 길고 약간 들렸으며, 유럽,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북부의 호수나 늪에 살며 남미에 서식한다"라고 했다. 흰머리오리를 기술한 것이다.
스페인의 흰머리오리 malvasía cabeciblanca (학명 Oxyura leucocephala, 영어 이름 stiff-tailed duck)는 아래 그림처럼 주로 안달루시아주와 무르시아주 또는 스페인 중남부 알바세떼와 꾸엔까 지역에 서식한다.
유럽에 서식하는 '흰머리오리'는 Oxyura 속에 속하는데 이 속의 다른 5종은 모두 머리가 흰색이 아니다. 가령 호주에 서식하는 malvasía australiana (청부리오리, 영어 이름 blue-billed duck)의 머리는 검은색이고 부리가 청색이다.
7. pato - "오리"라고 번역했다. pato는 오리뿐만 아니라 흰죽지, 바다꿩의 이름으로 사용한다. 스페인에는 pato라는 이름의 오릿과 새 두 종이 <에스빠냐조류목록>에 등재되어 있다.
- pato colorado - Netta rufina - 붉은부리흰죽지 - red crested pochard - 스페인 중부 내륙이나 동부 지중해 해안에 서식.
- pato havelda - Clangula hyemalis -바다꿩 - long tailed duck - 툰드라 지역에 살며 겨울을 북유럽, 북아메리카, 북아시아에서 보내는 철새로 가끔 스페인에서 관찰 가능.
8. silbón - "실본(연안에서 살고 강한 소리를 내는 홍머리오리 비슷한 물갈퀴가 있는 새)"라고 오역했다. 홍머리오리 비슷한 새가 아니라 silbón은 '홍머리오리'이다.
네이버/엣센스 스페인어사전의 풀이는 DRAE의 풀이를 그대로 번역했다. "semejante a la cerceta"- 'cerceta와 닮았다'는 것인데, 네이버/엣센스 스페인어사전은 cerceta를 "홍머리오리"라고 오역을 했으니 그대로 오역을 반복했다. cerceta는 '홍머리오리'가 아니라 위에서 설명한 대로 '발구지' 또는 '쇠오리'이다.
스페인에는 홍머리오리 silbón europeo (학명, Mareca penelope, 영어 이름 Eurasian wigeon)가 서식한다. 머리는 이마부터 뒤쪽으로 흰 줄이 있고 밤색이라 홍머리오리라고 하며 오릿과의 마레카 Mareca 속에 속한다.
9. suirirí - sirirí와 동의어라고 했고 sirirí를 "시리리"라고 풀이하며 "아메리카 대륙에 광범하게 분포되어 있는 여러 종류의 오리 이름"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이 풀이는 아래 DARE의 정의를 그대로 번역한 것으로 문제가 될 것이 없다.
DRAE의 풀이처럼 이 새는 주로 남미에 서식하는 것이 맞지만 '흰뺨고니오리 suirirí cariblanco (학명 Dendrocygna viduata)는 북아프리카에도 살고 있어 스페인의 까나리아섬에서 관찰을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논의로 아홉 오릿과의 새의 번역을 아래와 같이 수정 제의한다.
- ánade 오리,
거위---> 오리 - ánsar 거위 ----> 거위, 기러기
- barnacla
바다오리----> 기러기 - cerceta
홍머리오리----> 오리, 발구지, 쇠오리 - cisne 백조 ----> 고니, 백조
- malvasía 번역 무 ---> 흰머리오리, 오리
- pato 오리 ----> 오리, 흰죽지
- silbón
실본----> 홍머리오리 - suirirí
시리리----> 고니오리
DRAE (2020)이 낱말로 등재하지 않았지만 스페인에 서식하는 오릿과의 새는 아래와 같다.
1. cuchara común 넓적부리, 학명 Spatula clypeata - 말 그대로 부리가 넓적하게 커서 'cuchara 숟가락'이란 이름을 붙였다. 영어로는 숟가락 대신 '삽 shovel'을 붙여 '삽질하는 새'란 뜻으로 'shoveler'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겨울 철새이다.
2. éider común 참솟깃오리, 학명 Somateria mollissima (고대 그리스어 sōma 몸, erion 털에 라틴어 mollissimus 매우부드러운). 영어 이름은 common eider이다. 바다에 사는 오리로 가슴에 보온력이 뛰어난 아이더다운이 있는데 이 솜털을 뽑아 둥지를 만든다. 아이슬란드에서는 해안의 빈 둥지에 있는 솜털을 모아 아이더다운 이불을 만드는데 한 장에 3천만이라 한다.
3. negrón común 검둥오리, 학명 Melanitta nigra. 유라시아 북부에 사는 바다 오리로 스페인에서는 대서양이 있는 북부에서 관찰할 수 있다.
4. porrón europeo 흰죽지, porrón acollarado 고리부리오리, porrón pardo 흰눈흰죽지, porrón moñudo 댕기머리흰죽지, porrón bola 쇠검은머리흰죽지, porrón osculado 북방흰뺨오리 등을 관찰할 수 있다.
5. serreta grande 비오리, serreta mediana 바다비오리 등 2종
6. tarro blanco 혹부리오리 - 수컷 부리에 혹에 있어 혹부리오리라고 한다. tarro canelo 황오리는 중앙아시아, 북아프리카에 서식하는 누런색의 오리인데 스페인에서 겨울에 가끔 관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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