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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스페인 소설

소설 <갈대와 진흙> 연속극 1부

by brasero 2021. 9. 22.

비센떼 블라스꼬 이바녜스 Vicente Blasco Ibáñez (1867~1928)의 소설 <갈대와 진흙 Cañas y barro>(1902)은 1978년 스페인의 공영방송 RTVE에서 6부작 드라마로 제작해 인기리에 방영되었습니다. 영화가 원본 소설과 다르기 마련이듯 이 드라마는 원작과 차이가 있습니다.

RTVE <갈대와 진흙> 1부 유튜브

약 54분 간 방영된 드라마 1부의 삼분의 이는 또노의 결혼에 할애하고 있습니다만 소설 원작에는 2장의 네 단락이 혼인에 대한 것입니다.

네 단락의 요점입니다. 성인이 된 건장한 아들 또노가 여자처럼 살림을 하며 살던 처지가 애처롭고 보기에 맥쩍어 어느 날 빨로마가 아들에게 장가를 가라고 근엄하게 명령을 내립니다. 이 말에 아들은 사냥꾼을 태울 배를 이튿날 준비하는 것인 양 아버지 말을 따르겠다고 대답했고, 빨로마는 이웃에 다니며 며느리감을 구합니다. 재산이 넉넉하지 않지만 성실하고 착한 아들은 '훌륭한 신랑감 un gran partido'라며 신부감을 찾습니만  동네 처녀가 맘에 차지 않습니다. 또노가 알아서 얌전한 아가씨, 로사를 구해 옵니다. "결혼식을 올렸고 (se verificó la boda)" 적적한 집에 말을 붙일 사람이 생겨 빨로마는 흡족한 것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소설의 1장, 넬레따와의 사랑과 또네뜨의 죽음을 암시하는 '산차 뱀과 목동'의 전설은 드라마에서 생략된 반면 빨로마와 또노가 삿대를 젓는 배 경주는 드라마의 묘미를 살리기 위한 것입니다.

1회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54) 알부페라 호수에 떠 있는 승객을 태운 돛단배가 보입니다. 갈대와 진흙의 섬, 엘 빨마르로 배가 들어오는데 승객들이 엘 빨마르 마을 이야기를 합니다. 고기잡이를 하는 어부들의 마을이고 사냥도 한다고 합니다. 과르디아 시빌 경찰이 사냥이 불법이라고 했고 까냐멜은 논도 가진 부자이고 그의 주점에서 질 좋은 포도주와 칼을 판다고 했습니다. 까냐멜이 둔치에 보입니다. 

(3:11) 흰 양복의 까냐멜이 리까르도에게 지체하지 말라고 얘기하고, 뱃사공은 발렌시아 시에서 할 심부름을 주민들에게 받습니다. 승객들이 배에서 빨리 출발하자고 노래를 부릅니다. 까냐멜은 사공 비센떼에게 빨로마를 만나면 농어(lubina) 네 마리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합니다. 두 사람 뒤에 바라까 집이 보입니다.

(4:19) 추수꾼 등 여러 사람이 배에 오르고, 사공은 짐을 배에 싣습니다. 열병(장티푸스)에 걸린 남자가 여자의 부축을 받고 승선합니다. 발렌시아 루사파에서 병을 고치기 위한 것입니다. 승객들은 발디딜 틈도 없다고 거세게 항의하지만 자비를 베풀라고 자리를 내달라고 여자가 말하고 환자가 승선합니다.

(5:08) 배가 출발하고, 소설 원작처럼 앉을 곳이 없어, 환자 남자는 배 바닥에 자리를 잡아 관을 봅니다.

(5:54) 환자 남자는 관이 여자 승객의 것이냐고 물었고, 여자는 고기잡이를 하는 죽은 남편이고 배 한 척이 없어 여기에 싣고 간다고 그리고 열병으로 죽었다고 했습니다.

(7:00) 가는 뱃길에 환자가 빨로마를 만나게 되면 작별 인사를 하고 싶다고 했고, 빨로마는 마을에서 가장 유명한 어부라고 합니다. 원작에 빨로마의 아버지는 "primer barquero del lago 호수 최초의 뱃사공"으로 고관대작을 배에 모시고 호수 사냥을 갔던 자존심이 강한 호수의 후손입니다.  빨로마가 죽으면 그의 아들이 그 다음은 손자가 대를 이어 전통을 지킬 것이라고 합니다. 빨로마와 아들 또노 중 누가 더 힘이 센지 궁금해합니다.

(7:36) 고기를 잡는 띠오 빨로마가 보이고 사공이 까냐멜의 부탁을 전해주고, 남자 승객은 아들 또노와 견주어 누가 삿대를 잘 젓는지 물어보고 아들이 이길 것이라고 합니다.

(8:45) 승객 남자의 말대로 빨로마는 독백으로 자신이 늙었음을 시인하지만 뱃사공이며 어부의 가업을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소설에는 그의 나이가 아흔을 넘었고 백수에 가까운 것이라 했습니다.

(9:28) 아들 또노에게 삿대를 저어간 빨로마가 경주를 하자고 제의하며 집으로 가자고 합니다. 할 일이 더 있다고 하는 아들에게 재촉해 경주를 시작합니다.

(9:58) 상앗대를 열심히 젓습니다. ¡Percha! 또노가 일부러 져 줍니다.

(12:59) 엘 빨마르에 도착을 했고, 일부러 져 주지 않았냐고 아들에게 물으면서 상고네라에게 배를 묶을 것을 시켰습니다. 상고네라가 술 한 잔 사달라고 합니다.

(13:54) 까냐멜 주점에 들어서고 까냐멜이 술 두 잔을  준비합니다. 일부러 경주에서 져 준 것을 안 빨로마가 아들의 얼굴에 술을 뿌리며 나무랍니다. 또노는 술을 마시지 않고 집안 일로 먼저 주막을 나갑니다.  빨로마는 까냐멜과 술을 마시며 자긍심이 강한 알부페라 호수의 자손이라 합니다. 

(16:31) 집으로 돌아온 빨로마는 아들 또노에게 결혼할 것을 명령합니다. 이웃을 돌아다니며 빨로마는 며느리가 될 여자를 구합니다. 일을 하는 또노를 동네 처녀들이 지나가며 인사를 하고 면도를 하고 있는 또노를 로사가 쳐다봅니다. 또노의 미래 아내 로사가 백년가약을 맺을 사이로 첫 대면을 합니다.

(24:30) 상고네라와 대화를 마친 빨로마가 마을 교회 신부 미겔과 결혼식 날짜를 협의합니다. 신부를 다짜고짜 빨로마가 Cura라고 부르니 기분이 나쁜 신부가 "Yo soy cura, pero no me llamo cura. Mi nomber es Miguel y la gente me llama padre 나는 신부(cura) 이고 하지만 사람들은 날 신부(cura)라고 부르지 않아요. 내 이름은 미겔이고 사람들은 나를 신부님(padre)이라고 불러요. ¿Te enteres, pescador?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어부?" 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빨로마는 "Soy pescador pero nadie me llama pescador, me llamo Antonio, todo el mundo me llama tío Paloma. 난 어부이지만 나를 어부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고 내 이름은 안또니오지만 모두 나를 띠오 빨로마라고 부르죠"라고 응수를 했습니다.

로사가 또노의 바라까 집을 방문합니다. 빨로마가 로사에게 시집오면 해야 할 음식 따위를 이야기합니다. 로사가 상앗대로 잘 다룬다며 또노와 함께 배에 오릅니다.

(32:21) 또노와 함께 데에사 숲에 간 로사는 둘만의 시간을 보냅니다. 몸이 약한 로사의 근심과 두려움이 있지만 건장한 아들을 낳고 싶고, 또노는 늘 곁에서 돌볼 것이라는 밀어를 나누며 사랑과 행복을 약속합니다. 술래잡기를 하고 데에사 숲에 새들이 시끄럽게 지저귑니다.

(38:21) 결혼식 전날이지만 빨로마와 또노는 고기를 잡습니다. 빨로마는 농사꾼 때문에 알부페라 호수가 논으로 변해 점점 작아져 가는 것이 못마땅합니다.

(39:22) 결혼식 전 로사가 어머니로부터 조리법을 듣다가 또노의 바라까 집으로 갑니다.

(41:27) 빨로마와 또노가 집에 돌아와 보니 로사가 또노의 바라까를 깨끗하게 정돈을 했고, 원본에는 이런 장면이 없지만, 로사가 준비해둔 장어탕 '아이 이 뻬브레'를 빨로마가 냄새를 맡으며 흡족하게 여깁니다.

(42:31) 닭밥 '아로스 꼰 뽀요 arroz con pollo'를 보고 쌀을 이용한 음식을 준비했다고 빨로마가 야단을 칩니다. 알부페라의 전통인 고기잡이 대신 농사를 짓게 되는 아들 또노와 농부를 호수의 배신자로 여기는 원작의 꼭지를 살리기 위한 것입니다.

(45:33) 마을 성당에서 결혼식이 열리고  까따로하 밴드의 축하 연주하고 배에 오른 신랑과 신부는 사과주(sidra)를 마시고 입맞춤을 하는 것으로 1회가 끝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