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
(유년 추억)
추운 회갈색 겨울 오후
아이들은 공부 중
유리창 밖 지겹게
떨어지는 빗방울
수업중
종이 카드에
도망치는 카인과 죽은 아벨
그 옆엔 선홍색 얼룩을 그리고
낭랑하고 속이 빈 목소리로
우뢰 같이 선생님이 외친다
여의고 생기 없는 손에 책을 쥔
아무렇게 차려입은 늙은 선생님
아이들은 일구동성
배운 것을 합창한다
백 곱하기 백은 십만
천 곱하기 천은 백만
추운 회갈색 겨울 오후
학생들은 공부 중
유리창을 때리는
지겨운 빗방울
V
(RECUERDO INFANTIL)
Una tarde parda y fría
de invierno. Los colegiales
estudian. Monotonía
de lluvia tras los cristales.
Es la clase. En un cartel
se representa a Caín
fugitivo, y muerto Abel,
junto a una mancha carmín.
Con timbre sonoro y hueco
truena el maestro, un anciano
mal vestido, enjuto y seco,
que lleva un libro en la mano.
Y todo un coro infantil
va cantando la lección;
mil veces ciento, cien mil,
mil veces mil, un millón.
Una tarde parda y fría
de invierno. Los colegiales
estudian. Monotonía
de la lluvia en los cristales.
<아테네오>지에 1906 발표한 시로 시집<고독, 회랑, 다른 시 Soledades, Galerías, Otro poemas>(1907)에 다섯 번째로 실린 시다.
비오는 겨울 오후 학교 풍경이다. 아이들은 카인과 아벨을 그리고 핏방울을 그리고 허름한 차림의 나이든 선생님의 호령에 곱셈을 합창한다. 비는 추적추적 유리창에 때리고......
1875년 세비야에서 태어난 마차도는 8살 때까지 이 도시에 살면서 유치원도 다녔다. 이후 마드리드로 이사와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부친과 조부가 세상을 버리자 학업을 중단하고 카페의 동인 모임과 연극 활동을 하며 보헤미안처럼 살았다. 마드리드는 그의 생애 동안 가장 오래 산 곳이었다. 잠시 파리에도 있었고, 소리아(Soria)에서는 프랑스어 교사를 하며 시를 썼고, 이후 안달루시아의 바에사, 다시 카스티야의 세고비아에 살았고, 스페인 내전이 터지자 발렌시아의 로카포르트로 피신했고, 바르셀로나를 거쳐 국경을 넘어 프랑스로 갔다.
마차도는 시집<카스티야의 들판 Campos de Casstilla> (1912)에서 카스티야의 풍경을 노래했지만 진작 그가 가장 오래 살았던 마드리드의 풍경을 그린 시는 거의 없다. 그의 어린 시절 추억도 세비야이지 마드리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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