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chuelo[모추엘로]는 금눈쇠올빼미(학명 Athene noctua)이다. 금눈쇠올빼미는 눈이 크고 금색이고 올빼밋과 올빼미속에서 가장 작은('쇠'는 '작다'는 뜻의 접두어) 조류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유럽에도 서식하는 야행성 맹금이다.
mochuelo는 mocho(문자 의미, 뿔이 없는)에 축소 어미 ~uelo가 합성된 말로 수리부엉이처럼 귀깃이 없어 정수리 양쪽이 튀어나오지 않은 작은 올빼미란 의미이다.
영어로 금눈쇠올빼미는, 스페인어 발상과 유사하게, little owl(글자 그대로 뜻, 작은 올빼미)이다. 또는 owl of Athena(여신 아테나의 올빼미), 즉 미네르바의 부엉이(owl of Minerva)라고 한다. 로마 신화의 미네르바는 그리스 신화의 아테나에 해당한다.
금눈쇠올빼미가 지혜, 문명, 전쟁, 직물, 요리의 여신인 아테나를 상징하게 된 데에는, 잘 알다시피, 아테나가 아버지 제우스의 머리를 깨고 태어난 것과 관련이 있다. 제우스는 아테나를 임신한 아내 메티스를 삼켜버리기로 했는데 제우스의 선조들이 아들에게 지위를 뺏긴 것을 잊지 않고 장차 아들이 태어나면 자기 자리를 잃어버릴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제우스는 개구리로 변해 파리로 둔갑한 메티스를 먹어버렸다. 아테나가 배속에서 무럭무럭 자라 태어날 때에 제우스는 심한 두통을 앓았고 헤파이스토스가 머리가 아픈 이유를 알기 위해 도끼로 머리를 가르자 아테나가 갑옷을 입은 채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태어났다. 머리는 앎과 지식의 원천이라서 아테나와 금눈쇠올빼미는 지혜와 문명의 상징이다.
영어로 아테나의 올빼미(owl of Athena) 또는 미네르바의 부엉이(owl of Minerva)라고 부르는 금눈쇠올빼미는 독일 철학자 헤겔이 그의 책 <법철학>의 서문에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녘에 날개를 편다'란 말로 유명하다. 모든 사상이나 지식은 사회 현상이 무르익고 난 뒤에 완성된다는 것인데, 낮에는 잘 보지 못하는 금눈쇠올빼미가 어두워지고 난 뒤에 큰 눈으로 환하게 세상을 보듯 격동하는 복잡한 만사와 만물은 잠잠해지고 난 뒤 냉철하게 볼 수 있다는 은유로 읽을 수 있다. 지혜와 문명의 상징인 금눈쇠올빼미는 어둑해질 때 날아오른다는 말은 사태의 진실은 미리 알 수 없고 끝날 무렵이 되어 정확하게 실체를 알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헤겔의 역사인식에 비추어보면, 역사의 진행은 계속되고 있지만 그 진행이 황혼에 이르렀을 때, 미네르바의 부엉이가 날개를 펼치듯, 변증법적 완성을 통해서 진정한 시대정신이 완성된다는 철학의 관념성을 비유한 것이다.
아무튼 스페인왕립학술원 스페인어사전(DRAE)는 mochuelo를 “búho(수리부엉이, 쇠부엉이, 칡부엉이)와 유사하지만 작은 야행성 맹금으로 깃은 아주 부드럽고 진한 갈색으로 작은 점이 있고 눈은 큼직하고 노란색이다”라고 뜻을 새겼다
네이버(엣센스) 스페인어사전은 mochuelo를 수리부엉이로 오역했다.
수리부엉이는 búho(학명 Buho buho) 라고 하는데, 몸길이가 70cm가량으로 올빼밋과에서 가장 크고 금눈쇠올빼미에는 없는 귀깃이 있다.
mochuelo는 1950년 후반 까스띠야의 가난한 시골 사람의 삶은 그린 미겔 델리베스(Miguel Delibes, 1920~2010)의 소설 <쥐들 La ratas>에서 마을 이장의 부인 꼴룸바가 느끼는 권태로운 시골 생활을 구성하는 한 요소이다.
Para la Columba, el pueblo era un disierto y la arribada de las abubillas, las glodrinas y los vencejos no alteraba para nada su punto de vista. Tampoco lo alteraban la llegada de las codornices, las rabilargos, los abejarucos, o las torcaces volando en nutridos bandos a doscientos metros de altura. Ni lo alteraban el chasquido frenético del chotacabras, el monótono y penetrante concierto de los grillos en los sembrados, ni el seco ladrido del mochuelo. (12장 120쪽, Miguel Delibes, Las ratas, 1962 Austral 출판사) 꼴룸바에게 마을은 버려진 땅이자 후투티들이 정박하고, 제비들과 칼새들이 쳐다보는 시점을 바꾸지 않는 곳이었다. 메추라기들과 물까치들과 벌잡이새들은 해마다 같은 시각에 도착하고 숲비둘기들은 커다란 무리를 지어 늘 그렇듯 이백미터 상공을 비행하던 곳이었다. 격정적으로 쏙쏙 거리는 쏙독새의 울음소리와 파종한 밭에 단조롭고 귀를 후벼 파는 듯한 귀뚜라미 합창과 금눈쇠올빼미의 건조한 울음소리도 한결 같았다.
시골이 지겨운 꼴룸바와 다르게 주인공 소년 니니는 비록 집도 없이 쥐잡이인 아버지를 도우며 동굴에 기거하지만 촌락의 자연은 수만 가지 생명이 숨 쉬는 생생한 장소이다.
El Nini, el chiquillo, sabía ahora que el pueblo no era un desierto y que en cada obrada de sembrado o de baldío alentaban un centenar de seres vivos. Le bastaba agacharse y observar para descubrirlos. Unas heullas, unos cortes, unos excrementos, una pluma en el suelo le sugerían, sin más, la presencia de los sisones, las comadrejas, el erizo o el alcaraván. (3장 36쪽, Miguel Delibes, Las ratas, 1962 Austral 출판사). 소년 니니는 마을은 버려진 땅이 아니었고 파종한 밭이나 황무지에서 하는 일은 수만 가지 생명에게 활기를 준다는 것을 알았다. 몸을 숙여 관찰을 하면 이 생명체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닥에 난 발자국과 긁힌 흔적과 배설물과 깃털 만으로 쇠느시들과 족제비들과 고슴도치와 돌물떼새의 존재를 알아차렸다.
▶금눈쇠올빼미 유튜브
▶ 우리나라 금눈쇠올빼미- 새덕후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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