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나무 ailanto 박태기나무가 아니다

가죽나무, 나무껍질이 가죽 같아서 가죽나무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다. 고기를 먹지 않는 스님들이 어린 순을 먹는 진짜 중나무, 참중나무에서 유래한 '참죽나무'에 비해 먹지 못하는 가짜 중나무, 가중나무가 변해 가죽나무가 되었다는 설이 있다. 아니면 1527년 <훈몽자회 訓蒙字會>(조선시대 최세진이 지은 한자 학습서)에 있는 '개듀ᇰ나모’가 음운 변화를 거쳐 가죽나무가 되었을 것이다. 또는 가짜 대나무란 뜻의 '가죽(假竹)나무'가 어원이라는 설이 있다.

아무튼 가죽나무(학명 Ailanthus altissima)는 중국 원산으로 생장 속도가 빠른 높이가 20m 이상 자라는 낙엽활엽교목이다. 잎은 어긋나며 깃 모양으로 홀수로 달리고 소엽은 달걀 모양이고 끝에 톱니와 선점이 있다. 흰색 또는 녹색의 꽃은 6~8월에 핀다. 열매는 적갈색의 피침형 시과이다. 

스페인 아스뚜리아스 이사벨 데 까똘리까공원의 가죽나무 (사진 세자스 페르난데스 곤살레스)

스페인 가죽나무 잎과 꽃 (사진 Anthos - Niko Lopez)

스페인왕립식물원 식물정보체계(Anthos)는 가죽나무의 학명과 스페인어 이름을 열거하고 있다. 가장 흔하게 ailanto[아일란또]라고 하며, 중국이 원산이기 때문에 árbol de la China라고 부르기도 하고, 나무가 잘 자라 금방 하늘에 닿을 듯해서  árbo del cielo(천상의 나무, 하늘 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오직 ailanto와 árbol del cielo만 스페인왕립학술원 스페인어사전(DRAE)에 등재되어 있다. 

Anthos 가죽나무 학명과 이름

DRAE는 ailanto를 "소태나무과의 나무, 인도네시아의 말루쿠제도가 원산이며 높이가 20m 이상 자라고 타원 모양의 피침형 잎이 여러  달리고(coumpusetas) 푸른색 꽃은 이삭처럼 피고 악취가 난다. 목재는 견고하고 생육이 빠르다"라고 정의했다. 

DRAE 가죽나무

네이버(엣센스) 스페인어사전은 ailanto를 박태기나무로 오역했다.

박태기나무는 봄에 잎이 나기 전에 먼저 진분홍색 꽃부터 틔우는 높이가 3~5m에 이르는 콩과의 낙엽활엽관목이다. 잎이 심장 모양이라 스페인어로 árbol del amor(사랑의 나무)라고 한다. 아니면  ciclamor라고 하든지 algarrobo loco라 한다.

유럽박태기나무 Cercis siliquastrum (사진 위키백과)

유럽박태기나무 잎

• 가죽나무 ailanto- 소태나무과, 갈잎큰키나무, 높이 20m 이상, 달걀 피침형 잎, 백록색 꽃, 적갈색 시과 
• 박태기나무 ciclamor  - 콩과, 갈잎떨기나무, 높이 3~5m, 심장 모양 잎, 홍자색 꽃, 길쭉한 협과(꼬투리)

네이버(엣센스) 스페인어사전은 ciclamor, árbol del amor, algarrobo loco 모두 박태기나무라고 바르게 뜻을 새겼다. 하지만 가죽나무 ailanto를 박태기나무로 오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