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불은 개의 불이다. '불'은 불알을 싸고 있는 주머니이다. 개불은 문자 그대로 개의 불을 싼 주머니이다. 하지만, 수캐의 생식기를 뜻한다. 평소에 불에 숨어 있어 보이지 않지만 필요할 때 나오는 수캐의 그것과 유사한 개불은 거시기하게 흉측하지만 회로 먹으면 아가작아가작 씹히며 달짝지근한 맛이 난다. 구워 먹기도 하는 이 의충동물은 스페인어로 pene de mar '바다의 음경', pez pene '음경 물고기'라고 한다.
사실, 함양군수를 지냈던 김려(1766~1822)가 진해에 유배를 가 있는 동안 지은 우리나라 최초의 어보이자 수산물에 대한 책 <우해이어보>(1803)에는 개불은 '바다의 음경', 해음경(海陰莖)으로 기록되어 있다.
개불을 스페인왕립학술원 스페인어사전(DRAE)는 pinuca[삐누까]라는 표제어로 등재하고 있다. DRAE는 pinuca를 "여성명사. 칠레. 길이가 10 cm 폭이 2 cm 가량이고 몸이 주름져 있고, 껍질은 두껍고 가죽 같고 흰빛이 도는 갈색의 식용 해물(marisco comestible)"로 정의했다.
세계바다생물등록처(WoRMS)에 따르면 pinuca의 학명은 개불과 개불속의 Urechis chilensis이며, 1859년 오스트리아의 학자 디싱(Diesing)이 최초로 기술했다.
pinuca를 네이버(엣센스) 스페인어사전은 '해삼'으로 오역했다.
해삼은 pepino de mar 또는 cohombro de mar(바다의 오이, 영어 sea cucumber)라 하든지, espardeña라고 한다.
아래 아르헨티나의 신문 Criticasur는 아르헨티나 최남단 띠에라 데 푸에고의 해안에 출몰한 개불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개불을 pinuca, 또는 'pez pene(음경 물고기)'라고 하며, 한국인은 식용한다고 보도했다(2023.7.18).
스페인에서 개불은 잡히지도 않고 먹지도 않지만 남아메리카의 칠레와 아르헨티나에는 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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