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에르 마리아스(Javier Marías, 1951~2022)의 소설 ≪내일 전쟁터에서 나를 생각하라 Mañana en batalla piensa en mí≫(1994)은 섹스와 우연한 죽음을 소재로 쾌락 과몰입 사회, 사건의 우발성, 사태의 불확실성, 비밀 유지의 고통, 속임수의 일상화, 기억의 소멸, 삶의 허무를 얘기하고 있다.
시나리오 작가이자 대필 작가(negro)인 주인공 빅토르는 세 번째 만난 유부녀 대학교수 마르타의 초대로 그녀의 집에서 저녁을 먹고 그녀의 어린 아들이 잠이 들자 안방 침대로 와 사랑을 나누려다 그녀의 몸이 나빠졌고 급기야 죽을 줄도 모른 채 그의 팔에 안겨 단 솥에 눈이 녹듯 죽어버렸다. 그녀의 남편 데안은 런던에 출장 중이었다. 빅토르는 죽음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집을 빠져나왔고 신문 부고를 보고 그녀의 장례식에서 참가했고 왕립학술원의 회원인 그녀의 아버지와 함께 왕을 접견하고 국왕의 연설문을 대필한다. 마르타의 아버지 댁에 머물며 원고를 작성하다 그녀의 여동생 루이사와 마르타의 남편 홀아비 데안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한다. 점심을 먹고 난 뒤 각자 길을 가다 빅토르는 루이사의 뒤를 밟는다. 올케 생일 선물도 살 겸 쇼핑을 즐기고 난 뒤 루이사는 집에 들어가 버리고, 잠시 있다 그녀는 언니 마르타의 어린 아들, 조카를 데리고 나와 빅토르와 마주친다. 당황한 그는 미행을 했다고 실토하고 급기야 언니가 죽던 그날 밤 집에 있었던 사람은 본인이었다고 털어놓고 얘기를 더 하기로 했다. 루이사는 빅토르와 대화를 하기 위해 조카를 콘데 데 라 시메라 거리에 있는 자기 집으로 데려다 주기 위해 셋이 택시에 오른다.
아래는 택시에 오른 뒤 루이사를 관찰한 빅토르의 생각이다.
Me comporté bien durante el trayecto hacia Conde de la Cimera, me di cuenta de que Luisa Téllez quería cavilar y ganar tiempo y acostumbrarse a aquella asociación inesperada, seguramente estaba reconstruyendo escenas en las que había tenido parte y en las que no había estado, mi noche con Marta y la noche siguiente, cuando Deán estaba aún en Londres y ella se quedó sola probablemente en la casa con Eugenio, en el dormitorio y la cama en que había tenido lugar la muerte y no en cambio el polvo - pero eso ella no podía saberlo-, aquella desgracia, habría cambiado las sábanas y habría aireado el cuarto, para ella habría sido una noche espantosa, de tristeza y pensamientos malos e imaginaciones. (9장)
콘데 데 라 시메라 거리로 가는 길에 나는 엄전하게 행동했는데, 루이사 테예스는 예상하지 못한 일에 적응할 시간을 벌려고 하며 생각에 빠져 있고, 그녀가 역할했던 장면과 아무 배역이 없었던 장면을, 내가 마르타와 함께 있던 밤과 그 다음날 밤, 데안이 아직 런던에 있었고 루이사가 아마 혼자 조카 에우헤니오와 둘이 집에 머물렀을 것이며 언니 방과 언니가 떡을 치는 대신 죽어버린 침대에 - 루이사는 이 불행한 사실을 알 수 없었다 - 있었을 때를 돌이켜보며 재구성하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루이사는 침대 시트를 교환하고 방을 환기했을 것이고 슬픔에 잠겨 나쁜 생각과 상상을 거듭하며 끔찍한 밤을 보냈을 것이다. (필자 번역)
갑자기 맞닥뜨린 빅토르로부터 언니가 죽던 밤에 같이 있었던 남자라는 고백을 들은 루이사는 혼란스러웠을 것이고 그녀가 언니 집에 머문 것을 회상했다. 언니가 사망한 새벽이 지난 낮에 집에 들러 죽은 언니와 혼자 있는 조카를 발견했고, 그때 형부 데안은 런던에 머물고 있었다. 루이사는 그날 밤 조카와 함께 홀로 슬픔에 젖어 온갖 생각을 하며 조카를 데리고 언니 방에서 언니의 침대에서 잠을 잤을 것이라고 빅토르가 추정을 하고 있다. 침대는 빅토르와 마르타가 사랑을 시작했으나 합근은 하지 못한 그 침대이고, 루이사는 이런 불행한 사실을 모른다. 빅토르는 그녀에게 언니가 죽은 밤에 같이 있었던 남자란 사실을 털어놓았지만 구체적으로 언니와 교합을 하지 못했다는 세세한 내용은 말하지 않았다.
문학과 지성사의 번역이다.
'콘데데라시메라' 거리로 가는 동안 나는 점잖게 행동했다. 루이사 테예스가 생각할 시간을 갖고 뜻하지 않은 사실들에 적응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틀림없이 그녀는 자신이 부분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과 알지 못한 것, 즉 데안이 아직 런던에 있었을 때 내가 마르타와 있던 밤과 다음 날 밤 나를 본 장면을 재구성하고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그녀는 에우헤니오와 단둘이 집에 있었을 것이며, 언니가 죽은 침실의 그 침대에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마르타처럼 섹스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한 침대 시트를 갈고, 방 안을 환기했을 것이다. 아마도 그날 그녀는 슬픔에 젖어 불길한 생각과 갖가지 상상을 하며 끔찍한 밤을 보냈을 것이다. (내일 전쟁터에서 나를 생각하라. 문학과 지성사. 2014. 352~3쪽)
la cama en que había tenido lugar la muerte y no en cambio el polvo는 '죽음이 발생했고 반면에 떡을 치지 않았던 침대'이다. 마르타가 거사를 결말 내지 못하고 죽은 침대를 뜻한다. 문지사는 루이사가 "마르타처럼 섹스를 하지는 않았"던 침대라고 오역했다. 또한 문지사는 pero eso ella no podía saberlo(하지만 그녀는[루이사] 이것을[언니가 떡을 치지 못하고 죽은 사실]을 알 수 없었다)를 번역하지 않았다.
죽은 언니 집에 와서 언니가 죽은 침대에서 잔다는 것은 느낌이 좋지 않지만 그 집에 머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면 어른이 잘 침대는 그 침대뿐이었으니 루이사는 조카와 함께 언니의 침대를 사용했을 것인데, 문지사는 이 침대에서 루이사는 언니처럼 섹스를 하지 않았다고 번역해서 루이사를 언니처럼 섹스를 탐닉하는 여자로, 아니면 언니처럼 섹스를 하다 마는 그런 여자이거나, 또는 언니와 다르게 색을 밝히지 않는 정숙한 여자로 만들어버렸다. 오역이 인물의 성격에 영향을 끼친 것이다.
el polvo를 문지사는 '섹스'라고 했지만 '떡을 친다'는 구어 또는 속어 표현으로 번역할 수 있다. polvo의 기본 의미는 '먼지','가루'이지만 17~18세기 스페인의 귀족 남자들이 흡입하던 rapé라는 담배의 가루(polvo)였다. 이 담배는 코로 흡입을 했고(echarse unos polvos a la nariz), 흡입하면 시끄럽고 볼썽사나워서 연회장에서 나와 딴 곳에서 즐기게 되었는데, 담배를 하러 간다고 하면 ir a echar un polvo(담배 가루를 코에 던지러 가다)라고 말했다. 연회장은 여자가 있기 마련이고 눈이 맞은 여자와 관계를 맺기 위해 다른 곳으로 갔는데 남자들은 이를 ir a echar un polvo라고 에둘러 말했다는 것에서 polvo가 성행위를 하는 뜻이 되었다. 오늘날에는 구어 또는 속어로 보편화된 표현이다 (아래 RAE의 polvo 5. 구어 coito 성교). (주1, 더보기)
우리말로 다양하게 번역할 수 있겠지만 - 살방아, 합궁(合宮), 절구질, 합근(合根), 동침(同寢), 적시기, 섹스, 교접(交接), 빠구리, 관계(關係), 속궁합(속宮合), 씹, 거사(巨事), 일, 교합(交合), 배꼽 맞추기, 구합(媾合), 잠자리, 육체관계(肉體關係), 곰탕, 육교(肉交), 살 섞기, 양사(陽事), 넉새하기, 사랑을 나누기, 상관(相關), 구녕질, 합환(合歡), 붙어먹기, 교미(交尾), 어우르기, 행사(行事), 밤일, 용색(用色), 펌프질, 성교(性交), 로맨스, 음사(陰事), 접신 행위, 누르기, 비희(祕戱), 낮거리, 하기('하다'의 명사), 인식론, 등하색(燈下色), 호찌, 빗장걸이, 색(色),잠자기, 짝짓기, 그것, 담그기, 연애(戀愛), 흘레, 색사(色事), 기름 짜기, 성행위(性行爲), 먹기, 놀기, 유람(遊覽), 물주기, 정사(情事), 화초 키우기, 성관계(性關係), 물뿌리기, 교통(交通), 홍콩 가기, 회포(懷抱) 풀기, 토끼 되기, 방사(房事), 주사 놓기, 꽃 보기, 전투(戰鬪), 꽃 구경, 소풍(逍風), 청소하기, 섹서사이즈, 의무방어전(義務防禦戰), 도장 찍기, 운우(雲雨), 홀인, 자연의 섭리, 몸풀기 등 - 익살스럽고 보편적 '떡치기'가 가장 근접한 표현 같다.
이 소설에서 하비에르 마리아스는 관계를 암시하는 말로 las citas galantes(정중한/사랑을 위한/에로틱한 만남), una cena galante(호방한/에로틱한/사랑을 위한 저녁 식사), mi capricho(나의 변덕), conejo(토끼, 스페인 비속어 여자 성기), chupete(쪽쪽이), corrida(달리기, 옮기기, 오르가슴, 사정), hueco(구멍), paquete(꼬툭튀), morir en calcetines(양말만 신고 죽은, 옷을 다 벗고 양말만 신은 채 죽은), calcetines(양말, 비속어 콘돔), medias(스타킹), contacto íntimo(밀접한 접촉, 육체관계) 등을 사용했다. 동시에 관계를 뜻하는 직접적인 표현도 마다하지 않았는데, 특히 그래야만 하는 상황, 가령, 여색을 밝히는 껄렁하고 건방진 빅토르의 친구 루이베리스는 아래와 같이 성교를 비속어로 생각한다.
...la noche en que pensaba follar y no folló o no mojó o no tocó pelo, como diría Ruibérriz de Torres ante una barra. (6장) 루이베리스 데 토레스가 카운터 앞에 앉아 말했듯 씹을 하고 씹을 하지 못하거나 담그지도 못하도 털끝도 하나 건드리지도 못한 것을 생각했던 밤... (필자 번역).
문학과 지성사는 다음과 같이 옮겼다.
그러나 어느 술집에서 루이베리스 데 토레스 말했듯이 사랑을 나누려고 했지만...(내일 전쟁터에서 나를 생각하라. 문학과 지성사. 2014. 254쪽)
문지사는 "follar, no folló o no mojó o no tocó pelo를 한꺼번에 두루뭉술하게 '사랑을 나누다(hacer el amor)'라는 평이한 말로 번역했다. follar는 영어의 fuck으로 '씹하다'이고 mojar는'적시다', '담그다'이다.
아래는 빅토르가 별거 중인 아내 셀리아와 닮은 빅토리아란 창녀와 관계를 마친 후 차에서 내려 주고 혹시 그녀가 아내 셀리아 아닌가 하고 지켜보다 새로운 남자 손님을 맞이하는 것을 보고 이 남자를 평가하는 장면이다.
... quizá sabía que conciliaria antes y mejor el sueño si se iba a la cama tras echar un polvo o tras una mamada rápida con el volante a mano....(8장)
떡을 치거나 운전대 가까이 손을 뻗으며 급하게 육봉이 빨리고 난 뒤 잠자리에 들면 쉽고 빨리 잠이 드는 것을 아는 남자 같았고...(필자 번역)
문학과 지성사는 아래처럼 옮겼다.
아마도 운전대를 잡고서 애무하거나 침대에서 사랑을 나눈 다음에는, 더욱 편안하게 잠에 빠진다는 걸 아는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다. (내일 전쟁터에서 나를 생각하라. 문학과 지성사. 2014. 312쪽)
una mamada rápida con el volante a mano는 손이 운전대 근처에 있으면서 신속하게 육봉 빨기(mamada, 남자의 물건을 빠는 유사 성행위인데 옛날에는 일본어를 차용해 '사카치'라고 했다. 영어 a blow job)를 받는 것을 뜻하는데 문지사는 '운전대를 잡고서 애무하거나'로 오역했고, echar un polvo는 '떡을 치다'인데 '사랑을 나누다'라고 의미를 중화시켜 버렸다. 또한 침대에서 사랑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이 남자가 창녀 빅토리아와 떡을 치고 난 후 또는 육봉이 빨리고 난 후 집에 와서 잠자리에 들게 되면 잠이 잘 들 것이라는 뜻이지 창녀와 침대에서 정사를 하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상세하게 예를 든 까닭은 마리아스의 관계에 대한 표현의 격이 사람과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빅토르가 마르타와 처음 로맨스를 즐기려고 기대하며 소설이 시작될 때에는 성교는 las citas galantes(정중한/사랑을 위한/에로틱한 만남), una cena galante(호방한/에로틱한/사랑을 위한 저녁 식사)라고 아름답게 포장되었으나, 마르타가 사망한 후 마르타에게 걸려온 전화로 그녀에게 다른 애인이 있는 것을 안 후에는 그녀와의 육체관계를 '사랑을 나누다(hacer el amor)'라고 미화하지 않고 '떡치기(polvo)'로 격하했다. 마찬가지로 창녀와의 교접도 '떡치기(polvo)라는 속된 표현을 썼고, 건방지고 여자를 밝히는 친구 루이베리스가 육체관계를 말할 때는 그의 성격에 어울리는 '씹하다(follar), 담그다(mojar)를 사용했다.
- 1장, 2장 - 빅토르가 마르타와 잠자리를 생각할 때 - las citas galantes(정중한/사랑을 위한/에로틱한 만남), una cena galante(호방한/에로틱한/사랑을 위한 저녁 식사), morir en calcetines(양말만 신고 죽은, 옷을 다 벗고 양말만 신은 채 죽은)으로 관계 비유, conejo(토기 인형, 여성 성기)와 chpuete(쪽쪽이)의 숨은 의미(이중 의미)로 관계 암시, 마르타에게 다른 애인이 있다는 사실을 암.
- 3장 마르타의 장례식 - corrida(묘비석 옮기기, 오르가슴, 사정), hueco(구멍)과 묘혈로 성관계 암시, 인부가 신은 두꺼운 양말로 1장의 양말과 5장의 국왕의 양말과 대조로 건강한 섹스와 불건전한 섹스 대조, 장례식에 온 마르타의 다른 애인 비센테의 paquete(꼬툭튀)
- 4장 마르타의 아버지 테예스 씨를 소개받기 위해 빅토르의 친구 루이베리스를 만남, 루이베리스의 외모 묘사 - una salacidad innegable(영락없는 호색한)
- 5장 왕 접견 - 비서의 줄 나간 medias(스타킹), 왕의 속이 비치는 calcetines llamados de ejecutivo(정장 양말이라고 하는 것)은 1장과 3장의 양말과 대비해 스페인 상왕 후안 카롤로스 1세(1938~)의 여성 편력을 비판
- 6장 빅토르가 죽은 마르타의 식구와 점심 식사 중에 그녀가 마지막 관계를 한 남자가 누구일까 생각을 할 때 - hacer el amor(사랑을 나누다), 빅토르가 친구 루이베리스의 표현을 떠올리며 마르타와의 육체관계를 생각할 때 - follar, mojar
- 7장 빅토르가 별거 중인 아내 셀리아와 부부 사이가 나쁘지 않았던 신혼 때의 관계를 떠올릴 때 - acceso(접근, 성관계를 완곡하게 예의를 차려 하는 말 - 운우의 정을 나누기, 합환, 합궁, 합근)
- 8장 창녀 빅토리아가 다른 남자 손님과 관계를 할 때 - polvo, 별거 중인 빅토르의 아내 셀리아가 다른 남자와 동침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상상할 때 - polvo
- 9장 빅토르가 마르타와의 육체관계를 회상할 때 - polvo
- 10장 경마장에서 루이베리스에게 마르타와 있었던 일을 말해줄 때 - polvo
- 11장 마르타의 남편 홀아비 데안이 그의 애인 에바와의 관계를 말할 때- carne(살, 육체)
'사랑을 하다' 또는 '사랑을 나누다'라고 번역되는 hacer el amor는 인물의 성격과 상황에 따라 다르다. 주인공 빅토르가 아내 셀리아와 행복했던 시절에 섹스는 acceso(접근 - 합궁, 합근, 양사)이지만, 마르타의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잠자리를 상상할 때는 citas galantes(사랑스러운/에로틱한 만남)이고, 그녀가 거사를 이루지 못하고 죽은 뒤 그녀에게 다른 애인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난 뒤에는 polvo(떡치기), follar(씹하다), mojar(담그다)이고, 빅토르가 마르타의 마지막 섹스 상대를 추론할 때는 hacer el amor(사랑을 나누다)이고, 빅토르가 관계를 가진 빅토리아란 창녀가 다른 남자 손님과 하는 성교는 polvo(떡치기)와 mamada(육봉 빨기), 빅토르의 별거 중인 아내 셀리아가 다른 남자와의 관계를 하면 polvo(떡치기), 마르타의 여동생 루이사의 생각을 읽으며 그녀는 언니가 빅토르와 교접을 못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을 때는 polvo(떡치기), 친구 루이베리스에게 마르타와 있었던 일을 말해줄 때는 polvo(떡치기), 빅토르가 다른 남자와 관계를 맺은 별거 중인 아내 셀리아와 셀리아를 닮은 창녀 빅토리아를 생각할 때는 polvo(떡치기)이다. 이렇게 다양한 표현은 육체 결합에 대한 태도에 따라 다르다.
빅토르에게 육체관계는 아내 셀리아와의 부부로서 위상 변화에 따라 다르고, 마르타와의 관계도 그녀의 애인으로서 빅토르의 위치에 따라 다르고 (마르타의 첫째 애인은 비센테), 빅토리아란 사회주변계층의 창녀와의 관계에 따라 차별화되어 있다. 육체관계를 polvo, follar, mojar라고 말하기보다 hacer el amor 또는 acceso라고 말하는 상태나 사회가 더 건전하고, 건강하고, 행복해 보인다. 물론 이런 사회가 이상적인 것이라는 생각은 건전함과 행복을 보는 인간의 보편 관점을 따르는 것이기 때문에, 어쩌면 편하고 정당해 보이기는 한다.
세상은 어차피 말하는 사람에 따라 결정이 되지만, 이런 섹스에 대한 태도의 차이를 번역이 지워내기보다 있는 그대로 옮겨 원본의 문체와 의도를 살려내야 할 것이다. 우리말도 스페인어처럼 느낌과 격이 다른 낱말이, 이를 테면, 합궁, 살방아, 합근, 떡치기, 관계, 배 맞추기, 양사, 어우르기, 음사 등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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