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토끼다*
용왕을 치료할 토끼 간을 구하기 위해 토끼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별주부 자라가 토끼 화상을 들고 뭍으로 나왔다. 기레기와 온갖 잡새들, 방울새는 떨렁, 물떼새는 지꺽, 접동새는 접동, 뻐국새는 벅, 까마귀는 골각, 비둘기는 국국거리며 새타령을 하던 외람이들 속에 토끼를 보았다. 토끼눈이 된 자라가 외쳤다 '토끼다'. 자라는 날짐승이 조류 독감에 걸렸다고 토끼를 구슬려 용궁으로 모시고 왔다. 용왕은 얼른 토끼의 생간이 먹고 싶었다. 하지만 토끼의 간은 방자산 최고봉 늙은 소나무에 매달어 놓은 것 삼척동자도 다 안다. 자라와 문어와 꼴뚜기는 명태 눈깔을 뒤집고 게거품을 물며 간의 부재를 격하게 토론했다. 토끼는 도끼로 배가 갈리는 대신 뭍으로 귀환 판결이 났고 별주부는 용궁의 힘에서 토사구팽 되었다. 같잖은 궁에서 과학방역 찬란한 뭍으로 토끼듯 철수한 토끼가 말했다. 우리 동네 바보 형은 똥 치운다고 뺑이쳐도 지청구를 모르고 순진한데, 영구와 맹구는 웃기기도 하지만, 용궁의 용왕과 벼슬아치와 구실아치는 괘다리적은 어바리, 꺼벙이, 얼뜨기, 빙충이, 멱부지, 머저리, 북숭이, 칠푼이, 업숭이, 방퉁이, 쪼다, 멍추, 밥통, 등신, 바사기, 얼간이, 반편, 여덟달반, 또라이, 푼수, 어리보기, 새다가리, 깡통, 아둔패기, 노재, 둔패기, 땅파기, 대못박이, 닭대가리, 치룽구니, 축구, 천치, 백치, 둔치, 돌머리, 석두, 팔불출, 핫바지, 뒤듬바리, 데퉁바리, 푼수데기, 칠삭둥이, 미련퉁이, 뒤틈바리, 토목공이, 곰통, 우둔도깨비, 쇠아들, 소새끼, 미련쟁이, 모지리이고 담벼락을 담벼락인 줄 모르는 미욱쟁이라 산페르민 축제의 들고튀는 소새끼처럼 벌건 천 쪼가리 목에 두르고 삼십육계 줄행랑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토끼다: '도망가다'의 속어.
- 토사구팽 兔死狗烹: 토끼가 죽으면 토끼를 잡던 사냥개도 필요 없게 되어 주인에게 삶아 먹히게 된다는 뜻으로, 필요할 때는 쓰고 필요 없을 때는 야박하게 버리는 경우를 이르는 말.
- 구실아치: 조선시대에 각 관아의 벼슬아치 밑에서 일하던 사람.
- 지청구: 까닭 없이 남을 탓하고 원망함.
- 괘다리적다: 1. 멋없고 거칠다. 2. 무뚝뚝하고 퉁명스럽다.
- 멱부지: 1. 장기를 둘 때 멱도 모를 정도로 수가 약함. 또는 그런 사람. 2. 사리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북숭이: 세상사에 어둡고 사람의 마음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
- 업숭이: 하는 짓이 변변하지 못한 사람을 놀림조로 하는 말.
- 바사기: 사물에 어두워 아는 것이 없고 똑똑하지 못한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
- 아둔패기: 아둔한 사람을 낮잡는 말. = 둔물.
- 노재 駑才: 재주와 지혜가 우둔하고 뒤떨어짐. 또는 그런 사람.
- 땅파기: 1. 땅을 파는 일. 2. 사리를 분간하지 못할 만큼 어리석은 사람이나 또는 그런 사람과의 시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대못박이: 큰못이 뚫지 못하는 물건이라는 뜻으로, 아주 둔하고 어리석어서 몇 번이나 가르쳐도 깨닫지 못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
- 치룽구니: 어리석어서 쓸모가 없는 사람을 낮잡는 말.
- 뒤듬바리: 어리석고 둔하며 거친 사람.
- 데퉁바리: 말과 행동이 거칠고 미련한 사람.
- 미련퉁이: 몹시 미련한 사람을 낮잡는 말. =미욱쟁이, 둔치.
- 뒤틈바리: 어리석고 미련하며 하는 일이 찬찬하지 못한 사람을 낮잡는 말.
- 토목공이: 어리석고 미련한 사람을 놀리는 말.
- 곰통: [북한어] 미련하고 우둔한 사람.
- 우둔도깨비: [북한어] 우둔한 짓을 마구 하는 사람을 놀리는 말.
- 쇠아들: 은정도 모르고 인정도 없는 미련하고 우둔한 사람을 뜻하는 속어.
- 담벼락: 아주 미련하여 어떤 사물에 대하여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비유하는 말.
- 산페르민 축제 (Fiestas de San Fermin, 간단하게 Sanfermines ): 스페인 북부 나바라(Navarra)주의 주도 팜플로나(Pamplona)시에서 매년 7월 6일에서 14일까지 열리는 '소 달리기 una corrida de toros- encierro 엔시에로)' 놀이, 주로 붉은 천을 목에 두른 사람들이 뒤따르는 황소 떼 앞에서 투우장 쪽으로 달린다. 소뿔에 찔리고 소대가리에 부딪치고 소발에 밟히지 않으려고 사력을 다해 들고튄다.
- 들고튀다: '달아나다'의 속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