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 5장에 블룸은 컴블랜드가 Cumberland street에서 펜팔을 하는 여성 마사 Martha의 편지를 읽고 난 뒤 메리에 대한 노래와 '마르타와 마리아의 집에 방문한 그리스도'란 그림을 떠올렸다. 마사와 메리는 마르타와 마리아의 영어 이름이다.
▶컴블랜드가, 전방에 터널 위는 웨스트랜드 로우가 기차역(현재 피어스역)이다. 터널을 지나가기 전에 붉은 화살표 어느 지점에서 블룸은 마사의 편지를 읽었다. 소설의 시대 배경인 1904년에 양측에 이런 건물은 없었다.
블룸은 마르타와 마리아에 대한 내적독백을 한다.
Martha, Mary. I saw that picture somewhere I forget now old master or faked for money. He is sitting in their house, talking. Mysterious. Also the two sluts in the Coombe would listen.
마사, 메리. 그 그림을 어디서 보았는데 지금은 잊어먹었어, 옛날의 거장인지 아니면 돈 때문에 위조한 그림인지. 그분은 여자들의 집에 앉아 있다. 얘기를 하고 있다. 신비스럽게. 쿰가의 두 매음부도 역시 들었을 것이다.
예수 일행이 마르타와 마리아의 집에 방문했고, 마르타는 음식을 준비하며 부지런히 일하고 동생 마리아는 그분의 발치에 앉아 얘기를 듣고 있는 그림이다. 가톨릭교의 누가복음서 또는 개신교의 누가복음(Luke) 10장 38-42절을 - 예수 일행을 대접하기 위해 열심히 음식을 장만하는 마르타가 예수의 발치에서 얘기만 듣는 마리아가 저를 도와주라고 말해 주길 예수께 호소하자, 예수는 마르타야 네가 많은 일로 근심하고 염려하나 몇 가지만 하든지 한 가지 일만으로 족하고, 마리아는 좋을 일을 선택했으니 빼앗기지 아니하리다. - 그린 그림이다. 두 여자에게 얘기를 하는 예수는 신비하다고 했고 더블린의 쿰가 the Coombe(1904년 당시 더블린시 남서부의 슬럼가였다.)의 매춘부도 예수의 말을 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더블린의 미천한 창녀도 성서에 나오는 독실한 신자 마르타와 마리아처럼 그분의 말씀을 would listen 들었을 것이다. would는 '하고 싶다'는 would like가 아니라 '기꺼이 할 것'이라는 의미의 조동사이다. 조이스는 그분의 말씀을 듣는 일이 신분에 따라 다르지 않다는 평등을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마르타의 여동생 마리아는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지켜본 마리아 막달레나 Maria Magdalene와 동일한 인물이라고 착각하고 심지어 마리아 막달레나가 창녀였다는 오해가 있었기 때문에 조이스가 쿰가의 창녀를 언급했을 것이다.
블룸의 내적 독백은 계속된다.
Nice kind of evening feeling. No more wandering about. Just loll there: quiet dusk: let everything rip. Forget. Tell about places you have been, strange customs. The other one, jar on her head, was getting the supper: fruit, olives, lovely cool water out of a well, stonecold like the hole in the wall at Ashtown. Must carry a paper goblet next time I go to the trottingmatches. She listens with big dark soft eyes. Tell her: more and more: all. Then a sigh: silence. Long long long rest.
아주 기분 좋은 저녁이야. 방랑은 이제 그만. 저기서 푹 쉬자, 조용한 해거름녘, 모든 걸 풀어놓자. 잊자. 어디에 갔는지, 이상한 풍습도 얘기해 주세요. 다른 여자는 머리에 동이를 이고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과일, 올리브 열매, 우물에서 길어온, 애쉬타운의 벽에 구멍처럼 돌같이 시원하고 맛있는 물. 다음에 마차경주에는 꼭 종이 잔을 가지고 가야겠어. 그녀는 크고 검고 온화한 눈으로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그녀에게 말하라. 더 말하고 다 말해, 그러고 나서 한숨, 침묵. 길고 기나긴 휴식.
'마르타와 마리아의 집에 방문한 그리스도'란 그림에 대한 생각이지만, 4장 칼립소에서 블룸이 아침 식사로 돼지 콩팥을 사러 정육점에 가면서 중동 지역을 떠올린 - 거리를 떠돌아 다니고, 석양이 깔리고, 저녁 바람이 불던 - 생각이 계속 이어진 것 같다. '모든 걸 풀어놓자. 잊자'는 예수의 생각일 수 있지만 블룸이 간통을 할 아내 몰리와 타지에서 일하는 딸 밀리 걱정을 잠시 내려놓고 싶다는 뜻일 수 있다. 그러면 '그녀에게 말하라, 더 말하고 다 말해, 그러고 나서, 한숨, 침묵. 길고 기나긴 휴식'은 블룸이 편지를 교환하는 여자 마사에게 고민을 다 털어놓고 싶은 것 같고 그러면 크고 검고 온화한 눈으로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그림의 마리아이지만 마사인 것이다. 마사가 편지에 '좀 개구쟁이 같은 불쌍한 사람, 집에서 행복하지 않은가 봐요. 당신을 위해 제가 무엇을 할 수 있길 바래요. Are you not happy in your home you poor little naughty boy? I do wish I could do something for you.'라고 했듯 블룸은 도움과 위안을 받고 싶었을 것이다.
'다른 여자'는 예수 일행에게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 분주하게 일을 하는 마르타이다. 블룸이 생각한 '옛날의 거장 old master'는 누구인지 확실하지 않다. 16-17세기의 유럽에서 마르타와 마리아의 집에 방문한 그리스도 그림은 많은데 위 내적독백과 일치하는 그림은 없다. 아일랜드국립미술관에 소장된 얀 브뤼헐과 루벤스의 그림은 조이스가 보았겠지만 이 그림에는, 다른 그림들과 마찬가지로, 머리에 물동이를 인 여자는 없다. 이탈리아의 화가. 알로리의 그림에는 우물에서 물을 길어 항아리에 담는 여자가 있고 예수의 발치에 무뤂을 꿇고 앉아 귀를 기울이는 마리아 앞에 항아리와 유사한 것이 있지만 물을 유리잔에 담겨 있는 것 같다. 마르타와 마리아에게 얘기하는 신비스러운 예수와 경청하는 마리아는 네덜란드의 얀 베르메르의 그림이 가장 잘 표현하고 있다.
특정한 그림에 대해 내적독백을 한 것이 아니라 조이스의 상상력으로 그린 그림을 묘사한 것이다.
▶얀 브뤼헐과 페테르 파울 루벤스 Jan Brueghel and Peter Paul Rubens, 1628 - 아일랜드국립미술관 소장, 얀 브뤼헐 2세는 네덜란드, 루벤스는 벨기에 화가
▶ 알레산드로 알로리 Alessandro Allori, 1605 - 이탈리아 폴로렌스 매너리즘 화가
▶ 얀 베르메르 Jan Vermeer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Johannes Vermeer), 1654-55 -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 우유 따르는 여인 등으로 유명한 네덜란드 황금 시대 화가
▶ 피터르 아르테센 Pieter Aertsen, 1553 - 네덜란드 화가
▶ 틴토레토 Tintoretto, 1570년 초 - 이탈리아 화가
▶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세트테 Georg Friedrich Stettner, 1600년대 초 - 독일 화가
▶ 디에고 벨라스께스 Diego Velásquez, 1618 - 스페인의 바로크 화가, 시녀들 등으로 유명한 화가
▶ 헨드릭 반 스틴윅 2세 Hendrik van Steenwyck II, 1620 - 독일 화가
▶ 얀 민서 몰레네르 Jan Miense Molenaer, 1635 - 네덜란드 화가
▶ 피터르 드 블롯 Pieter de Bloot, 1637 - 네덜란드 화가
▶ 매티스 무손 Matthijs Musson, 1640 년대 - 네덜란드 화가
▶ 요하네스 슈필버그 Johannes Spilberg, 1643 - 독일 화가
▶ 헨드릭 마르텐스손 소르흐 Hendrik Martenszoon Sorgh, 1645 - 네덜란드 화가
▶ 에라스무스 퀠리누스 Erasmus Quellinus, 1645 - 벨기에 화가
▶ 에라스무스 퀠리누스와 아드리안 반 이트레흣 Erasmus Quellinus and Adriaen van Utrecht, ca. 1650 - 네덜란드, 벨기에 화가
▶ 얀 스텐 Jan Steen, 1650년 대 - 네덜란드 화가
애쉬타운 Ashtown은 더블린의 북서부의 교외 지역으로 피닉스 파크 Phenox Park 북쪽에 있고, 피닉스 파크의 애쉬타운 문 옆 벽에 구멍이 있다.
▶벽의 왼쪽에 구멍과 구멍 앞에 찬물이 나오는 우물 펌프
이 우물 옆에는 블랙호스 테번 Blackhorse Tavern이란 주점이 있었고 이후 Hole in the Wall 주점으로 상호가 변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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