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 plan, 글자 그대로 옮기면, '계획으로' 또는 '의도대로'인데 2010년부터 스페인 일부 젊은이의 대화에서 유행처럼 쓰이는, 우리말로 옮기면, 적절한 번역어가 없어 정말 고민이고 맥락에 따라 의미가 다르겠지만, '그거' '뭐', '자', '있지', '글쎄', '그지' '그거 좀', '그딴 식', '그게 아니고' 따위의 뜻이다. 문법 품사로 따지자면, 말하는 이의 태도나 말하는 내용인 명제를 완화하거나 듣는 이와 공감을 이끌어내는 담화표지 또는 느낌씨*이다.
*느낌씨는 말하는 이의 본능적인 놀람이나 느낌, 부름, 응답 따위나 담화를 연결하는 말의 부류로, 다른 말로 간투사, 감동사, 감탄사, 담화표지라 한다. 예 - 음, 아무렴, 네, 아니, 있지, 있잖아, 말이지, 말이지요, 에, 저, 어, 암, 거시기, 응, 아차, 아뿔싸, 네 , 어, 야, 그, 그래요, 아유, 있지, 아카사니, 잘코사니, 아하, 오메, 오호, 우아, 헐, 휴, 흐미, 흠, 에구머니, 아서라, 여보세요, 이봐, 아이고, 아이구, 애걔, 어쭈, 어쭈거리, 어여차, 그지, 말하자면, 뭐, 글쎄, 맞지, 봐라.
예를 보자.
“Le digo a mi madre que salgo, en plan me voy a la calle en plan tranquilo. Meto en el bolso en plan todo lo que necesito para echar el día fuera y resulta que me dejo las gafas de sol nuevas que me costaron caras, en plan 50 euros o más”. 난 어머니께 나간다고 말했어, 난 있지 거리에 뭐 조용히 나갈 거라고. 외출할 때 필요한 거 있잖아 다 핸드백에 넣었는데 있지 50유로 더 주고 산 비싼 새 선글라스를 놔두고 나왔어.
위 말에서 en plan을 지워도 전달하는 내용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고 되려 en plan을 반복하는 통에 듣는 이가 짜증이 날 수도 있겠다.
▲미껠 세라노(Miquel Serrano)가 몸소 겪은 스페인 젊은이의 말버릇에 대한 유튜브 - en plan, puto, bro 등을 비판
최근 스페인을 여행하다, 우에스까 Huesca에 들렀다가, 젊은이들이 말에 대한 인상을 비속어를 써가며 경험을 말하고 있다(주의, 비속어나 금기어가 다수 있지만 있는 그대로 주요 내용을 번역했다. 심약자는 주의하시길 바람)
"Me cago la madre que me parió (나를 나은 어머니께 똥을 싸지른다 - me cago '응가한다'는 불만을 토로하는 욕설, 여기서는 자신에게 혼자하는 말, 우리말의 '제기랄', '넨장맞을' 정도의 뜻), 오랫만에 스페인에 왔는데 사람들이 모두 imbéciles 천치가 된 것 같아. bro, bro, bro, bro라고 나를 불렀다 (bro, 영어의 brother 줄임말, 친근하게 어이, 어이 형님, 동생 정도의 뜻), 난 무슨 오토바이 소리인지 알았는데, 내 오른쪽에 있던 젊은이 하나가 5 euros, en plan, en plan, así en plan, 하며 말을 걸었는데 나는 en plan que habla desgraciado (뭔데, 말을 해 답답하게 망할 것아)라고 말했어, en plan cinco euros y que no puedes dejar en plan (그거 한, 5 유로 줄 수 없어요), cinco puto euros (염병할 5 유로, puto는 puta 창녀의 남성형 창남이지만 우리말의 'ㅅㅂ'의 '시', '씨' 정도의 뜻 ) 내가 젊었을 때는 적은 돈도 무서웠는데, 요즘 인플레이션이 estaba flipando (놀라운데)....무슨 말이 그 따위인지, 걔 아버지는 좀 때려 교육을 안 시키는지, 내게 Fumo (난 피우고 있어)하고 말했는데 그래, fumas (너나 피워라)라고 대답했지, porro (대마초의 속어)를 피우고 있는데 나도 한 때 피웠지만, what the fuck, 영어를 씨부리고 말이지, 영어와 스페인어를 섞어 말하는 꼬라지하고는.....me puto mola (난 ㅈ나게 좋아). 도대체 젊은이들 왜 normal, habla normal (보통 말을 하면 되는데), 가장 듣기 거북한 말이 en plan이었고, tú das asco, hijo de gran puta, le digo yo (걘 정말 짜증 나, 왕 개새끼야, 그렇게 말했어), 젊은이들의 말은 gringo**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어려운 말, 개발새발 같은 말 - 사실 gringo가 아니라 gringe***처럼 들린다)을 써, en plan, puto, bro이란 말을 써는데, 음악도 이상하고, chocolate (초클릿, 마리화나의 속어)... 타임머신 타고 가서... palabras asequerosas 역겨운 말들...."
젊은이의 말버릇을 나무라는데, 정작 본인도 막말을 아끼지 않고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특히 en plan이 정말 귀에 거슬린다고 찜부럭거렸다.
** gringo - 1. [구어] 외국인 2 [구어] 외국어 3. (볼리비아, 칠레, 콜롬비아, 쿠바 등 중남미 스페인어) 미국인 4. (우루과이) 영국인 5. (우루과이) 러시아인 6. (볼리비아, 온두라스 등) 금발의 흰 피부 남자, 여자 7. [구어] 개발새발 같은 말, 알이 듣기 어려운 말. <스페인 왕립학술원 스페인어사전 RAE 2022>
*** gringe- RAE에 등재되어 있지 않은 낱말로 다양한 뜻이 있다. 1. (스페인어 속어) 마리화나 2. (영어 비속어) 남성 성기에 낀 더러운 이물질 3. (영어, 스페인어에 영어 차용어) grow (crecer 자라다)+ fringe (flequillo,앞머리)의 합성어 - 줄임말 영어로 여자의 긴 앞머리 (보통 길게 얼굴에 늘어뜨린다) 영어발음 [그린지], 스페인어 발음으로 [그링헤] .
현재 스페인의 10대나 20대, 심지어 30대도 en plan에 아주 익숙해져 있다. 이들의 부모 세대들은 en plan이란 표현을 듣고, '여병추' '갑분싸' '단무지' 따위의 고전이 된 줄임말에 뜨악하게 얼굴색이 바뀌는 한국의 부모들****처럼 황당해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한다.
****사실 한국의 어떤 부모는 윤석열 씨의 '본부장 비리'란 말에서 축약어 '본부장'이 '본인 부인 장모'인지 알고 있고, 심지어 '결혼'이란 '결국 혼자'가 되는 것의 줄임말이라고 하면 그럴듯한 표정을 짓는다.
아무튼 en plan은 생략해도 문장의 (논리) 명제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으나 대화에 끼워 넣어 화자의 느낌, 태도, 의심, 입장을 강화하거나 동시에 청자와의 정서적인 유대감을 결속하는 역할을 하는데, 스페인어 문법 용어로 muletilla 또는latiguillo***의 하나이다.
***muletilla와 latiguillo 정의와 종류 - 스페인 왕립학술원 스페인어 사전(RAE, 2022) -
- muletilla - 습관적으로 자주 반복하는 구문 (Voz o frase que alguien repite mucho por hábito) - 상투반복어
- latiguillo - 대화에서 불필요하게 반복하는 말이나 구 (Palabra o frase que se repite innecesariamente en la conversación) - muletilla처럼 '상투반복어'로 번역할 수 있으나, 담화표지(marcador discursivo) 또는 대화표지(marcador conversacional)의 하나이다.
- 스페인어 - ¿vale?, ¿sabes?, a ver, o sea, hombre, digo yo, ¿me entiendes?, pues, ¿no?, digamos que, eh, mira, ¿me sigues?, ¿dale?, pues nada, sí sí, um, que yo sepa, hombre, oye, bien, bueno, sin duda
- 영어 - ok, you know, well, like, actually, um, you see, I mean, you know what I mean, I guess, or something, right
별 뜻 없이 반복하는 느낌씨 en plan은 사실 예부터 있었던 en plan de (의도대로, 계획에 따라, 방식으로 intención, proyecto, modo)의 줄임말이다.
- Acudieron en plan de buscar pelea. 다툴 의도로 모였다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했지만 사실 여러 가지 뜻으로 쓴다.
1. 말하자면 (es decir, o sea) - en plan+명사 - Javier está ya haciendo maletas en plan vacaciones. 하비에르는 벌써 여행가방을 꾸리고 있어, 말하자면, 휴가를 위해서 말이지.
2. 태도나 목적 en plan+형용사, 부사 - Todo se llevó a cabo en plan amistoso. 모두 결국 우호적으로 끝이 났다. Lo digo en plan chula. 좀 건방지게 말했어. Me lo comentó en plan bien. 내게 좋은 뜻으로 말했다.
3. 방식 (modo) - en plan + 명사 - Cenamos en plan tapas. 저녁 따빠로 먹자.
4.유사 (casi, más o menos, como) - en plan +명사 - ¿Estáis libres esta noche? ¿Vamos a tomar algo juntos? En plan tapas. 오늘 저녁 시간 있지? 함께 뭐 좀 먹을래? 따빠 같은 거 말이지..
5. 강조 - en plan + 명사구, 부사구 - Una cosa es tatuarse una palabra, pero Julia se ha tatuado en plan toda la barazo. 단어 하나 문신을 하면 되는데 훌리아는 팔 왕창 전체에 문신을 했어.
6. 인용하는 말, 겹 따옴표 인용부호(comilla) 역할 - en plan +인용구
- Esther me escribió en plan te vamos a subir el sueldo. 에스떼르는 내게 글을 보냈어, "네 월급을 올려준다고".
- Valencia CF vs RCD Mallorca (1-2) 2022, 10, 22 Sábado, El Mallorca asalta el Camp de Mestalla. Aunque Cavani estrenó el marcador para el Valencia, el conjunto mallorquín respondió con dos tantos de Muriqi y Lee Kang In para hacerse con la victoria con un resultado de 1-2 en el marcador. (댓글) Después de corear algún insulto desagradable al exjugador asiático del Valencia (no entiendo el motivo), él marca y en vez de encararse o hacer algún malgesto con la afición valencianista cómo otro habría hecho en su situación (en plan "ahora os jodéis") pide perdón. La grandeza de las personas y de (algunos) jugadores, también es esto. 지난 2022, 10월에 이강인의 마요르까가 친정팀인 발렌시아를 2-1로 승리했다는 유튜브 영상의 댓글. 이강인이 골을 넣어 이긴 경기. 발렌시아 메스따야 축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까바니가 발렌시아의 첫 골을 기록했지만 마요르까의 무리끼와 이강인의 골로 승리 소식- 댓글 발렌시아의 이전의아시아 선수에게 불편한 욕을 하더니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이강인은 골을 넣었고 같은 상황에서 다른 선수가 했을 것처럼 발렌시아 팬을 조롱하는 짓을 하는 대신에 ( "이제 엿 먹어봐라"라고 하는 en plan "ahora os jodéis" - en plan은 타인의 말을 인용하는 뜻, 친절하게 댓글 작성자는 en plan 뒤에 인 인용부호 " "표시를 했다) 골을 넣었다고 사과했다. 큰 맘을 가진 인간으로서 또 (일부) 선수들처럼, 이강인도 그렇다. (이 댓글은 작성자가 삭제했음).
몇 가지 en plan의 용법을 살펴보았다. en plan은 지금 잘 나가는 표현이지만 1970년대 젊은이의 입에 올랐던 chachi(아주 좋아)처럼 사라질지 모르는 표현이다. 아니면 1980년대에 등장해 지금까지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 guay(아주 좋아, 멋져)처럼 앞으로도 귀에 쟁쟁거릴 것이다.
지금까지 en plan에 대한 얘기, en plan interesados 했기를 바랍니다.
▲Erre que ELE의 en plan 뜻과 용법 설명 유튜브 - 비디오의 자막을 활성화해서 볼 수 있음.
'스페인어 > 스페인어 관용구, 속어, 비속어, 신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mamitis 엄마앓이 - 마마보이 (0) | 2022.12.31 |
---|---|
스페인어 ¡Vale! 좋아, 알았어 - 라틴어 ¡Vale! 안녕 (0) | 2022.12.11 |
스페인어 돼지 cerdo, puerco, cochino, marrano, guarro, gorrino 어원 (2) | 2022.10.29 |
탈진실 posverdad (0) | 2022.08.20 |
달다 - 한국어와 스페인어에 단맛 차이 (0) | 2022.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