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솜*
오늘도 우리 살푸둥이 턱 떨어지는 줄 모르고 우리를 생각한다. 해변 까마귀 골수박 파듯 한 가지 일에만 전념해 준엄한 정신을 모으고 타오르는 눈정신(1)으로 정의와 공정을 일으켜 조국에 영광을 약속하셨는데, 데시기지(2) 않지만 그 힘든 여정을 기러기와 뭇까마귀(3)의 개올리는 찬사에 새알꼽재기 그릇이 빛났어라, 삐까번쩍, 가끔은 사면발니 내편과 내광쓰광하면서(4), 말전주를(5) 뭇칼질로(6) 베어내어 자조 섞인 구누름(7)을 삼가고 오그랑이(8) 마음을 척결하고 돌 팔매질도 숭덩숭덩 썰어 던져 버리고, 어뜨무러차! 헝그럽게(9) 고난을 헤쳐 오달지게(10) 올랐다, 아 혀를 깨물어야 했던 인고의 세월이 자닝스럽지만(11) 서운하지 않다. 다 부전부전한(12) 내 덕택, 내 팔자인 모양이다, 히죽, 부모가 반팔자, 마누라가 반팔자, 씻어놓은 흰 죽사발 같은(13) 내 얼굴, 풀 방구리에 쥐 드나들듯 때론 굴침스럽게(14), 때론 너구리가 되어, 때론 베어도 움돋이처럼, 돼지 왼 발톱(15)이더라도 칙살하지(16) 않았고 암상 내지 않았다(17), 비양거리던 적들을 그악하게(18) 휘갑치며(19) 도드락망치(20)로 콩콩콩 부숴버렸지, 내 업적을 도나캐나(21) 득달하며 꼬씹어도, 부지꾼은(22) 자네지, 내가 아니다, 마음대로 각죽거려라, 살을 박아도, 각을 떠서 잡수셔도 끄떡없는 나, 괴덕스러운 쌩이질은(23) 열패한 적들의 양식이려니, 내사 굴지게(24) 무람없이(25) 이드거니(26), 풍년 두부 흔들리듯 우리끼리 다붓다붓 눈썹에 불이 붙어도 물 주워 먹을 사이 없이 도손도손 살 거다, 내 앞에서 앞짧은소리하면(27), 한 번만 더 하면 오금도 떼지 못하게 오랏줄과 베리줄을(28) 칭칭 감아 엉그름진(29) 땅바닥에 웅숭깊게(30) 파묻어 주마, 난 듬쑥한(31) 사람이거든, 사실 슬금한(32) 남자라고, 건설방도(33) 아니고, 쟁퉁이도(34) 아니고, 조금 발록구니이긴(35) 했지만, 뒤틈바리라고(36) 담벼락이라고(37), 머줍다고(38), 아니 몰강스럽다고(39) 야멸차다고 했지만, 알고 보면 난 푼푼하고(40) 어위크고(41) 삽삽하고(42) 유들지고 잔자누룩하고(43) 흰소리를 어쩌다 하지만 어쩌다 고양이 소리도(44) 하지만 뇟보는(45) 아니지, 절대 아니지, 시푸녕스럽더라도(46) 나보고 주리팅이(47) 없다든지 지다위하는(48) 아이콘으로 몰지 말지어다. 나도 참따랗게(49) 호박씨를 까지 않으려고 했지만 어쩌냐, 수박 먹다 이 빠지는 수도 있으니, 거뜬하게 밀고 가야지, 털찝이라고(50) 욕을 해도 그건 내 생눈을 뽑자고(51) 하는 말이지, 나를 홑벌로 보지 마라, 비 맞은 무드러기들아(52), 똘기들아(53), 아 시정잡배들아, 나는 너희들처럼 배쓱(54) 토라질 줄도 모른다, 그건 나의 과신적 과실(55), 도장왈짜인(56) 내가 만년 갱짜인(57) 셈, 왜장독장치는(58) 나를 소솜이라(59) 여기고 비그이를(60) 하시어라, 볕뉘(61)와 윤슬(62)과 봄뜻(63)이 매시근 웃음살을 펴는 날까지.
*소솜: 소나기가 한 번 내리는 동안이라는 뜻으로, 매우 짧은 시간을 이르는 말
(1) 눈정신: 눈으로 본 것을 잊지 않고 잘 기억하는 재주.
(2) 데시기다: 먹고 싶지 않은 음식을 억지로 먹다.
(3) 뭇까마귀: 떼 지어 몰려다니는 까마귀를 이르는 말.
(4) 내광쓰광하다: 서로 사이가 좋지 아니하여 만나도 모르는 체하며 냉정하게 대하다.
(5) 말전주: 이 사람에게는 저 사람 말을, 저 사람에게는 이 사람 말을 좋지 않게 전하여 이간질하는 짓.
(6) 뭇칼질: 어떤 대상을 함부로 대함을 비유하는 말.
(7) 구누름: 제 스스로 자신을 비웃으며 욕하고 중얼거리는 짓.
(8) 오그랑이: 마음씨가 바르지 못한 사람을 비유하는 말.
(9) 헝그럽다:여유가 생겨 마음이 가볍다.
(10) 오달지다: 마음에 흡족하게 흐뭇하다.
(11) 자닝스럽다: 애처롭고 불쌍하여 차마 보기 어려운 데가 있다.
(12) 부전부전하다: 남의 사정은 돌보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만 서두르는 데가 있다.
(13) 씻어 놓은 흰 죽사발 같다: 얼굴이 희고 키가 헌칠함을 비유하는 말.
(14) 굴침스럽다: 어떤 일을 억지로 하려고 애쓰는 듯하다.
(15) 돼지 왼 발톱 : 상궤에 벗어난 일을 하거나 남과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
(16) 칙살하다: 하는 짓이나 말 따위가 잘고 더럽다.
(17) 암상: 시기하고 샘을 잘 내는 마음
(18) 그악하다: 모질고 사납다.
(19) 휘갑치다:너더분한 일을 잘 마무리하여 끝을 맺다.
(20) 도드락망치: [건설] 네모진 날에 여러 개의 이빨이 돋친, 돌 다듬는 망치
(21) 도나캐나: 하찮은 아무나. 또는 무엇이나.
(22) 부지꾼 : 실없는 짓을 잘하고 심술궂은 사람을 낮잡는 말. = 심술쟁이.
(23) 쌩이질 : 한창 비쁠 때에 쓸데없는 일로 남을 귀찮게 구는 짓.= 훼방, 방해
(24) 굴지다: 마음이 느긋하고 만족스럽다.
(25) 무람없다: 예의를 지키지 않으며 삼가고 조심하는 것이 없다.
(26) 이드거니: 충분 한 분량으로 만족스러운 모양.
(27) 앞짧은소리: 장래성이 없거나 장래의 불행을 뜻하는 말마디.
(28) 베리줄: 소의 길마 위에 얹어, 걸채의 앞뒤 마구리 양쪽 끝에 건너질러 맨 굵은 새끼.
(29) 엉그름지다: 진 흙바닥 또는 물기 있는 물건이 마르면서 갈라지다.
(30) 웅숭깊다: 사물이 되바라지지 아니하고 깊숙하다.
(31) 듬쑥하다: 사람됨이 가볍지 아니하고 속이 깊다.
(32) 슬금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어리석고 미련해 보이지만 속마음은 슬기롭고 너그럽다.
(33) 건설방: 아무 가진 것 없이 오입판에 쫒아다니면서 허랑한 짓이나 하는 추잡한 사람.
(34) 쟁퉁이: 잘난 체하고 거드름을 피우는피우는 사람을 놀리는 말.
(35) 발록구니: 하는 일이 없이 놀면서 돌아다니는 사람.
(36) 뒤틈바리: 어리석고 미련하며 하는 일이 찬찬하지 못한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37) 담벼락: 아주 미련하여 어떤 사물에 대하여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비유하는 말.
(38) 머줍다: 동작이 둔하고 느리다.
(39) 몰강스럽다: 인정이 없이 억세며 성질이 악착같고 모질다.
(40) 푼푼하다: 옹졸하지 아니하고 시원스러우며 너그럽다.
(41) 어위크다: [옛말] 드넓고 크다.
(42) 삽삽하다: 태도나 마음 씀씀이가 마음에 들게 부드럽고 사근사근하다.
(43) 잔자누룩하다: 소란하거나 시끄럽지 아니하고 진정되어 잔잔하다.
(44) 고양이 소리: 겉으로 발라맞추는 말.
(45) 뇟보: 사람됨이 천하고 더러운 사람.
(46) 시푸녕스럽다: 보기에 안색이나 표정 따위가 마음에 들지 아니한 데가 있다.
(47) 주리팅이: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
(48) 지다위하다: 자기의 허물을 남에게 덮어 씌우다.
(49) 참따랗다: 딴 생각 없이 아주 진실하고 올바르다.
(50) 털찝:돈을 주책없이 함부로 쓰는 방탕한 기질.
(51) 생눈을 뽑다: 당치도 않은허물을 억지로 덮어 씌우다.
(52) 무드러기: 화톳불이 꺼진 뒤에 미처 다 타지 않고 남아 있는 장작개비.
(53) 똘기:채 익지 않은 과일.
(54) 배쓱: 대수롭지 아니한 일에 틀어져서 돌아서는 모양이나 경솔하게 돌아서는 모양.
(55) 과신적 과실: [법률] 자기 행위의 결과를 예측은 하였으나 그것을 피할 수 있으리라고 경솔하게 기대하여 생기는 과실.
(56) 도장왈짜: 아무 일에나 나서서 잘난 체하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
(57) 갱짜: 논다니와 두 번째 상관하는 일. 또는 그런 사람.
(58) 왜장독장치다: 제 위에 아무도 없는 듯이 혼자서 마구 큰소리를 치다.
(59) 소솜 : 소나기가 한 번 내리는 동안이라는 뜻으로, 매우 짧은 시간을 이르는 말.
(60) 비그이: 비를 잠시 피하여 그치기를 기다리는 일.
(61) 볕뉘: 작은 틈에서 잠시 비치는 햇볕
(62) 윤슬: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63) 봄뜻: 봄이 오는 기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