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문학, 미술, 역사37 율리시스 - 마음 대로 마실 수 없는 술병 Tantalus glasses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1922) 6장, 블룸은 죽은 친구 디그넘의 장례식을 마치고 묘지를 빠져나오고 있다. 조문객으로 온 멘톤 Menton에 대해 기억을 더듬었다. 디그넘이 자주 찾았던 변호사이고 오래전에 블룸이 맷 딜론의 집에서 저녁을 먹으며 론볼(작은 공 잭 jack에 큰 공 bowl을 굴려 잭에 근접한 정도로 승패를 결정하는 스포츠)을 했던 남자이다. 블룸은 그날 저녁을 떠올렸다.Cold fowl, cigas, the Tantalus glasses.차가운 가금요리, 여송연, 열어 주지 않으면 마실 수 없는 술병. (필자 옮김)fowl은 닭, 오리, 칠면조와 같은 새고기이고 ciga는 여송연, 즉 시가이다. Tantalus glasses는 열쇠로 잠겨진 진열장에 있는 술병이다. 탄탈로스 Tan.. 2025. 7. 21. 율리시스 - 잔디밭 위 론볼 lawn bowls 경기 조용한 일요일 이른 아침이다. 한낮의 찌는 더위 대신 선선한 바람이 있어 머리가 맑다. 오늘 최고 기온이 39도라 했다. 스페인의 집들이 대개 그렇듯 필자가 사는 집도 도로에 붙어 있는데, 이 도로가 도시의 주요 교통로라 평소에는 차 소리로 분주하다. 일요일이라 다니는 차가 적어 좋다. 귀리(오트밀 oatmeal, 스페인어로 avena)를 호두와 곁들어 액체 아몬드에 섞어 아침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이 글을 쓰고 있다.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1922)를 2월부터 다시 읽고 있는데, 주석서가 상당한 도움을 준다. 기포드 Gifford와 사이드만 Siedman의 1988년 주석서, 슬로트 Slote 외 2인의 2022년 주석서, 존 헌트 John Hunt의 온라인 주석, 벡 Beck과 심슨 Simp.. 2025. 7. 20. 율리시스 - 우리 모두 어느 순간 다른 사람이 된다면 If we were all suddenly somebody else. 만약에 우리 모두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된다면,라고 번역할 수 있지만 원문의 suddenly somebody else /s/ 소리를 살리기 위해 '갑자기 suddenly'를 '어느 순간'으로 옮기면 '사람'의 /ㅅ/소리와 어울릴 뿐만 아니라 '어느'와 '우리'는 /ㅇ/ 음을 공유한다.이 말은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1922) 6장, 블룸 Bloom이 죽은 친구 디그넘 Dignam의 관이 묘혈로 내려져 곧 묻히게 될 때 생각했던 말이다. 죽은 사람은 생각이나 느낌이 없지만 블룸은 그 친구의 입장을 생각해보았다. 동정과 공감 empathy이 뛰어난 블룸에게 자연스러운 생각이다. 고양이의 배고픔을 생각하고, 식육점에 만난 옆집 가정부의.. 2025. 7. 19. 율리시스 - 영국을 먹여 살린 아일랜드 소고기와 부산물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 6장, 블룸은 죽은 친구 디그넘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일행과 함께 묘지로 가고 있다. 더블린시 남부 디그넘의 집에서 출발한 마차가 리피강을 건너 중심지 오코넬가를 지나 블룸이 살고 있는 거리를 지나갈 때 소떼가 길을 막는다.소는 낙인이 찍혀 있었고 두려움에 메에에 우는 연지가 발린 양들 raddled sheep도 있었다. 숫양의 가슴에 연지를 칠하는데, 이는 양의 짯짓기를 현황을 파악하고, 암컷 양의 분만기를 알고, 불임 숫양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다. 교배 시 암양의 등에 색을 남긴다. 소와 양은 곧 죽을 운명이다. 블룸은 생각한다. Thursday, of course. Tomorrow is killing day. Springers. Cuffe sold them about.. 2025. 7. 17. 율리시스 - 딸기코와 디그넘의 죽음 높은 기온, 시원한 맥주 한 잔 또는 차가운 백포도주 한 잔, 갈증을 해소하는데 참 좋지만 과하면 오히려 몸에 열을 올린다. 더 덥다. 이열치열이라고 하지만 알코올이 올린 열, 주열치열, 좋은 음식으로 올린 열과 다를 것이다. 물론 석열치열, 윤석열이 더위를 이기는 데 더 효과가 있을 법하다. 아니, 건열희열인가. 필자의 맥주 양은 많지 않다. 병맥주일 경우, 보통 스페인 사람이 마시는, 스페인어로 떼르시오 tercio, 1리터의 삼분의 일, 즉 333ml는 양이 많다. 대신 작고 귀여운 병, 낀또 quinto 1리터의 오분의 일, 200ml를 마신다. 잔 술 맥주로는 까냐 caña의 양인데, 이마저도 가끔 양이 넘쳐 반 만 마신다. 조금만 과하면 얼굴이 화끈거려 싫기 때문이다. 포도주도 적포도주 vin.. 2025. 7. 16. 율리시스 - 시체 분해와 탈박각시 곤충 덥다, 무지 덥다. 7월이라 더운 게 당연하지만. 그래도 어제 소나기가 와서 조금 낫다. 비가 오면 스페인 발렌시아나 까딸루냐는 경기를 일으키듯 반응한다. 작년 가을에 집중호우로 발렌시아 주변의 마을은 초토화, 사상자가 엄청났다. 개울이 넘쳐 쓰나미처럼 쓸어버렸다. 어젠 20분 정도 비가 뿌렸다. 저녁에는 시원해서 좋았는데 오늘 아침 다시 기온이 오를 것이다. 숨이 막힐 정도로 더울 것이다.이렇게 더우면 죽은 사람, 시체는 잘 썩는다. 생뚱맞게 무슨 주검 썩는 이야기?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1922) 6장에 블룸이 사체 부패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친구 디그넘의 장례식에 와 있다. 더블린시 북부 글래스네빈에 있는 가톨릭교도를 위한 프로스펙트 묘지이다. 공동묘지 경당 the mortuary ch.. 2025. 7. 13. 이전 1 2 3 4 ···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