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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법무부 장관의 '남근'

by brasero 2019. 2. 20.

페인 집권 여당 중도좌파 사회노동당(PSOE)의 법무부 여성 장관 돌로레스 델가도(56)가 지난 214일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10일 일요일 마드리드의 콜론 광장 집회에 모인 우파 국민당(PP), 시민당(Cs), 복스(Vox)의 남성 대표 세 명을 언급하면서 '우파의 세 남근' 이라고 말을 하는 바람에 상당한 구설수에 오르고 조롱을 받았다고 스페인의 신문 라반구아르디아(La Vanguardia), 라라손(La Razón), 20미누토스(20 Minutos)가 일제히 보도했다


'세 개의 남근 우파'라고 말한 후 돌로레스 델가도 장관


우파의 세 우두머리 '데레차 트리세팔라(derecha tricéfala))' 라는 말 대신에 우파의 세 남근 '데레차 트리팔리카(derecha trifálica)' 이라고 말하지 않았냐고 카데나 세르 텔레비전 방송의 인터뷰 진행자 페파 부에노가 묻자, 장관은 사실 지난 10일 일요일 마드리드 콜론 광장에는 '테스토스토로나(testostorna 남성 호로몬)'가 많지 않았냐고 응수했다.


장관은 지난 일요일 10일에 콜론 광장에서 여당 사회노동당 총리 페드로 산체스가 카탈루냐의 독립을 옹호하는 듯한 행위에 항의하기 위하여 집회에 참석한 보수 우파 국민당 (Partido Popular)의 사무총장 파블로 카사도와 중도 우파인 시민당(Cuidadnos)의 사무총장 알베르토 리베라와 극우파 정당 복스(Vox)의 사무총장 산티아고 아바스칼을 지칭하면서 '삼두 우파' 대신 '세 남근의 우파' 라는 말실수를 한 것이다.


세 명의 우파 지도자들이 콜론 광장에 모인 이유는 사회노동당 총리 페드로 산체스를 성토하기 위한 것이었다. 국가 예산안의 의회 비준을 앞둔 페드로 산체스는 카탈루냐 자치주의 의원들이 의결에 찬성표를 던질 것을 기대하며 지난 6일에 카탈루냐 주지사 강경분리독립주의자 킴 토라와의 단판에서 카탈루냐 독립 문제에 관한 협상 테이블에 중재인(relator)을 둘 것을 합의했다. 국가 예산안을 비준을 받지 못하면 총리직을 내려 놓고 총선을 실시해야 하는 압박을 받던 산체스는 이런 묘수를 도출한 것이다. 중재인 도입 발표와 함께 중재인의 역할과 신분은 국회의 서기 정도로 그 중요성을 약화시키는 전략을 썼지만 야당은 이때다 싶어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중재인 발상 자체와 카탈루냐와의 합의는 카탈루냐 지방 정부를 중앙 정부와 동등한 수준으로 간주하는 것이라고 국민당의 파블로 카사도는 '19812월 쿠데타 시도'보다 더 위중한 반역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시민당의 리베라도 산체스를 스페인을 매도한 역적으로 몰면서 복스 당의 아바스칼과 함께 의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이런 거센 야당의 반발뿐만 아니라 여당인 사회노동당 내의 일부 인사들도 중재인은 유엔인권위원회가 국가의 인권 상황을 조사하기 위하여 파견하는 역할을 하며 국제법에 따른 분쟁 해결의 단초를 제공하는 모양새를 보여 카탈루냐 독립을 지지하는 꼴로 비쳐 사회노동당이 전통적으로 고수하던 정책이 무너지는 행위라고 눈을 부라렸다. 이에 슬그머니 총리 페드로 산체스는 이튿날 7일에 카탈루냐와의 협상을 무로 돌리는 전격 발표함으로써 사건이 진정 국면에 들어갔다. 하지만 야권의 우파 세 정당은 콜론 광장에서, 예상보다 적은 수의 사람이 모인 가운데, 집회를 가졌고 단상에서 기념 촬영도 했다.


이런 야당의 세 남자를 보고 법무부 장관, 여성 돌로레스 델가도는 우파의 우두머리 셋이라고 말을 한다는 것이 우파의 남근 세 개, 어쩌면 우쪽으로 쏠린 남근 세 개라고 해석이 가능한 끔찍한 말을 뱉은 것이다. 남근이 세 개라는 뜻의 트리팔리카는 세 개를 뜻하는 '트리(tri)' 와 남근을 뜻하는 팔리카(fálica)가 합성된 단어로, 머리가 셋이라는 삼두(tricéfala) 와 혼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허언 같은 말실수는 여당에 불만을 가지고 있던 우파 세력에 역공의 빌미를 제공했다. 20 미누토스 인테넷판 신문은 인터넷과 트윗에는 '남근 세 개' 를 조롱하는 영상과 짤방이 넘쳐났다고 보도했다.



트윗 아이디가 말리닌인 남성은 “장관님, 귀하의 무의식은 못 속이죠. 무엇을 생각하고 계시죠..호색광? (Sra Ministra, que su subconsciente la engaña...en que está pensando....golosona????) 이라 했고, 아라만드 씨는 길이가 다른 귀두가 선명하고 시커멓게 꼿꼿하게 발기탱천한 남근 세 개의 그림과 함께 “이제 누구의 남근이 가장 긴지 봐야 합니다! 돌로레스 델가도는 국민당, 시민당, 복스를 '세 개의 남근' 이라고 했고 '콜론의 사진에는 많은 남성호로몬이 넘친다'고 했어요. (AHORA ESTÁN EN VER QUIÉN LO TIENE MÁS LARGO! Dolores Delgado se refiere a PP, Cs y Vox como la 'derecha trifálica': 'Hay mucha testosterona en la foto de Colón')” 이란 트윗을 날렸다. 한편 남근에 대항하는 여성의 성기로 장관을 맞찌르는 트윗도 있었다. 레이디포도레토의 아이디는 “카사도, 리베라, 아바스칼이 세 개의 남근이라면.. 산체스, 이글레시아스, 가르손은 세 보* 좌파인가? Si Casado, Rivera y Abascal son derecha trifálica...¿Sánchez, Iglesias y Garzón son izquierda tricóñica?” 하고 노골적으로 천한 표현에 천한 표현으로 맞장구쳤다. 산체스는 사회노동당의 총리이고, 이글레시아스는 산체스의 집권을 도운 포데모스 정당의 당수이고, 가르손은 포데모스와 연정을 한 스페인 공산당의 당수이다.


한편 보수 논객 카를로스 에레라(Carlos Herrera)15일 코페(COPE) 방송 인터뷰에서 “집권 여당에 음부가 많으니” “콜론 광장에 남성호로몬이 넘친다”는 장관의 말이 전혀 놀랍지 않다고 했다. 남근이라는  점잖은 용어에 점잖은 말  "음부"로  되받으쳐, 입에 올리기 거북한 위의 트윗보다는 신중한 표현으로 장관의 말실수를 나무랐다. 국민당의 전 라호이 총리를 불신임으로 퇴각시키고 몽클로아 총리 관저에 입성한 산체스는 전 우파 국민당 정권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많은 숫자의 여성으로 내각을 구성했다. 이런 정권을 '음부' 정부라고 해서 보복을 한 셈이다.


한편, 프로그로스토나의 트윗 아이디는 장관의 이번 말실수뿐만 아니라 전에 한 실언을 지적하며 장관이 지저분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핀잔을 했다. “돌로레스 델가도는 동료 남성을 동성애자라고 했고, 판사들이 미성년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고 했고, 오늘은 '남근 세 개의 우파'라고 말했네요. 다음은 무슨 말이 나올까? 선거(일렉션 elección)를 발기(이렉션 erección) 로 헷갈려 말하지 않을까! 추잡한 마음의 장관( Dolores Delgado -Llamó maricón a su compañero. -Dice que presenció cómo jueces alternaban con menores. -Hoy con la “derecha trifálica”. ¿Lo siguiente? Confundir elecciones con ERECCIONES. Mente sucia)'. 선거와 발기는 스페인어에서 철자가 유사하고 발음도 혼동이 가능하다. 의회를 해산하고 총선이 있을 경우 법무부 장관이 '선거를 하자'는 말 대신 '발기를 하자'로 발음하지 않을까 놀린 것이다. 말은 마음의 발현이다는 원리를 이용한 카운터 펀치이다.


장관은 지난 16일 금요일 라섹스타(La Sexta)의  토크쇼에서  나와 헛말이 나온 것은 말실수(lapsus)라고 해명을 하면서 야당 국민당의 파블로 카사도가 총리 페드로 산체스를 막말로 난도질을 한 것은 말실수가 아닌 제정신에 한 것이 아니냐고 독설로 반문했다.



정치는 말의 싸움장이고 말이나 사람을 자기편으로 만드는 행위이고 수작임을 상기하면 말실수는 상대방에서 자기 패를 들켜버린 것과 유사하다말실수는 평소 생각을 은연 중에 드러내어 명백한 사고의 증거라고 반격을 할 빌미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진중한 말을 해도 세 치 혀를 놀린다는 비난을 듣는 게 정치인이다. 잠꼬대인지, 우스개인지, 취중진담처럼 마음에 품었던 말이 고뻬 풀린 망아지가 되어 힝잉 나온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