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는 서로 부족한 게 있으니까 서로 끌릴 수밖에 없다. 상대방을 끄는 것을 유혹이라고 하는데, 표준국어대사전과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은 유혹을 "성적인 목적을 갖고 이성을 꾐"이라고 풀이했다. 유혹에 해당되려면 이성을 성적인 목적으로 꼬드겨야 한다. 이 풀이에 의하면 동성 간의 꼬시기는 유혹이 아니다. 한편 유혹하다에 해당하는 스페인어 seducir는 아래 2번에 보다시피 "어떤 사람을 성적인 관계를 맺기 위한 목적으로 육체적으로 유인하다"라고 풀이했다. LGTBIQ -레즈비언, 게이, 트랜스젠더, 양성애자, 간성애자, 퀴어-의 천국인 스페인답게 유혹을 '이성'의 테두리에 가두지 않았다.
유혹하다란 낱말의 한국어와 스페인어 풀이에 동성과 이성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 아니라 유혹하다란 뜻의 스페인어 관용구를 소개하려고 한다.
유혹하다, 꾀다, 꼬드기다는 뜻의 우리말 속어는 꼬시다, 낚다 따위가 있고 관용구로는 작업을 하다, 낚시질하다, 어장 관리하다 등이 있다. 또한 명사 추파는 "환심을 사려고 아첨하는 태도나 기색"을 뜻한다. 스페인어에 유혹하다는 seducir를 비롯해 아래와 같은 동사가 있다.
- atraer, cautivar, embobar, enamorar, encandilar, galantear, fascinar, encantar, ilusionar, prendar, conquistar, entusiasmar, persuadir, hechizar, halagar
한편 동사 ligar는 아래 한림원 스페인어사전의 풀이처럼 "사랑하는 관계 또는 일시적 성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했듯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말이다.
이런 낱말 이외에 우리말로 작업하다, 낚시질 하다, 추파를 던지다, 환심을 사다라고 번역할 수 있는 tirar los tejos 또는 tirar la caña란 관용구는 흔히 사용된다.
- tirar los tejos 돌 조각을 던지다 - 옛날의 tejo라는 놀이, 바닥에 나무 막대기를 세워 놓고 돌이나 돌 조각 (trozo de teja- tejo)을 던져 막대기를 넘어뜨렸는데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여자 주변에 tejo를 던져 놓고 가서 여자에게 말을 걸었던 것에서 유래했다.
- tirar la caña - 낚시를 던지다, caña는 caña de pescar 낚싯대를 뜻하고 우리말 비유와 다르지 않게 남자나 여자를 꼬드기는 것을 뜻한다. 한림원 스페인어사전 DRAE와 국내 스페인어사전에는 이 관용구가 등재되어 있지 않다.
tirar los tejos, tirar la caña 대신 tirar fichas, tirar trastos, tirar los perros라는 표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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